21회 인천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며


피어 : 연대가 피어나


유난히 죽음을 마주 보게 되는 시절입니다. 차별과 배제, 폭력으로 황망히 스러져 간 삶을 보며 살아남은 사람들,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은 무엇인지 자꾸 되짚어보게 됩니다.

900일이 넘도록 진실을 인양하라 외치는 광화문에도, 비좁은 삶의 자리에서 안간힘 쓰며 버티다 떠나간 빈자리에도, 찬바람과 소음에 오랫동안 들썩이는 길거리 농성장에도.

아귀같은 권력의 모욕적인 칼끝으로 어느 하나 온전하고 성한 곳 없이 길고 오랜 추위에 시달리는 듯 합니다.

그렇기에, 노조파괴 현장에서, 강남역에서, 구의역에서, 신발 끈 고쳐 신는 오래된 농성장에서.

우리는 하나둘 피어나는 연대를 마주합니다. 당신의 삶과 닿아있던 나를 확인하며 나의 목소리로 덧붙여진 당신의 삶을 읽어내려갑니다. 결국 나의 곁에 당신과 우리가 서 있음을 확인하며, 각자의 목소리가 피어나 엮이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닿다 : 경계에 닿다


심연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배제와 폭력에 대한 날 선 감각을 구호뿐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고, 그리하여 서로 약속한 존엄한 인간으로 살고자 합니다. 이렇게 안으로 단단해지며 분리돼있던 경계를 가로지릅니다. 경계는 각자의 목소리로 피어나 엮이는 ‘우리’로 뒤덮여 보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서로 다른 색과 향으로 연대가 피어난 세계는 지금과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권력이 통제하려 갈라둔 경계가 연대의 목소리로 뒤덮이길 바라며.

매 순간 피하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존엄을 만들어나가는 당신들이 있어, 올 해에도 표현의 자유, 인권감수성 확산, 인간을 위한 대안영상 발굴의 기치를 걸고 또 한 걸음 나아갑니다. 이렇게 나아가는 스물한번째 길에 여러분의 발걸음을 기다립니다.

피어닿다 : 연대가 피어나 경계에 닿다.

2016이미지원화: 치명타



인간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저항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2016년 10월 인천인권영화제를 일구는 사람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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