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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KIM-GUN   | 마주보다 - 기록과 기억의 힘
감 독 : 강상우
제작연도 : 2018
장 르 : 다큐 l 한국 l K KS
상영시간 : 90분
상영일시 : 2018-11-25 (일) 16:20
영화내용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된 흑백사진 속의 무장 시민군. 그가 배후에서 518폭동을 주도한 북한군, 이른바 광수1호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38년이 흘렀지만 정당한 항쟁을 폭동으로 몰고 가려는 우익의 주장에 맞서 사진 속 청년을 찾는 여정에서 알려지지 않는 광주의 진실을 마주한다.
작품해설
다큐멘터리 <김군>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한 무장 시민군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진의 인물(이른바 ‘제1 광수’)과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지목하여 우파인사인 지만원은 북한에서 남파된 무장간첩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간첩이라 지목된 사진 속 인물들은 생존한 시민군임이 속속 밝혀지지만 ‘제1 광수’의 신원은 끝끝내 밝혀지지 않고 ‘김군’으로 남는다. 공식기록에 존재하지 않은 시민군을 추적하는 과정과 민중항쟁에 참여한 시민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 속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기억해야 하는지 묻게 된다.

머큐리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고유명의 권리, 익명의 권리

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는 아무럴 것도 없는 평범한 일이지만, 인권의 역사라는 맥락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고유명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위대한 진전이었다. 신분제 사회에서 하층민들은 그저 타인과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오롯한 개인이 아니었으며, 자신을 타인들로부터 구별해주는 고유한 이름을 가질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그들의 주인들에 의해,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에 의해 규정되는 어떤 집단의 일원에 불과했을 뿐이다. 자신이 오롯한 개인임을 표지하는 자기만의 고유한 이름을 갖지 못한 존재들. 모든 개인은 태어나면서부터 그 존엄성에 있어서 평등하다는 인권의 선언은 이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들이 타인과는 대체불가능한 독특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가질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선언이기도 했던 것이다.
<김군>은 5.18항쟁은 북한 특수부대 600명이 광주에서 일으킨 폭동이었고 광주시민들은 이에 부화뇌동한 것이라는 지만원의 선동에 대해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베와 지만원을 비롯한 극우세력은 자신들이 북한군 특수부대원이라고 주장하는 항쟁의 참여자들을 ‘광수’라고 불렀고, 이 영화는 첫 번째 ‘광수’(그들에 의하면 제1 광수)라고 불렸던 인물이 누구인지를 자료를 조사하고 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밝혀내고자 한다.
이 영화는 ‘제1 광수’가 북한군 특수부대원이 아니라 광주지역의 주민이었다는 진실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지만, 그 형식 속에서 5.18항쟁에 참여했던 이들은 역사적 사건을 창출한 ‘민중’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한 ‘개인’이었음을 역설적 방식을 통해 드러낸다. 각 개인의 고유성을 초월하여 하나가 된 무리, 그 자체로 ‘대동’을 이루어내는 역사적 주체의 익명성을 표현하는 단어가 ‘민중’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5.18은 분명 민중의 항쟁이었다. 그러나 그 민중은 또한 각자의 독특한 삶, 자신만의 이야기들, 상황들, 그가 놓여 있던 사회적 조건들하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개인이기도 했다. 결코 다른 이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존엄하고 특별한 개인, 그래서 그 자신의 고유명으로 불려야 하는 개인.
그 개인들을 제1 광수, 제2 광수로 호명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러한 호명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개개인의 이해를 초월하여 기꺼이 익명의 집합이 되길 선택했던 민중에 대한 모독, 그 익명의 권리에 대한 침해이자, 다른 이로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존엄한 개인이 갖는 고유명의 권리에 대한 박탈이 아니었을까? 아니, 광주의 민중을, 개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한 계엄군의 폭력, 즉 국가폭력이 익명의 권리를, 고유명의 권리를 박탈하고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었을까?
결국 극우세력에 의해 제1 광수로 지목된 인물의 이름은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저 ‘김군’으로만 기억되는 어느 젊은 이었을 가능성이 남아 있을 뿐이다. 심지어 그 시신조차 진압군에 의해 옮겨져 찾을 길이 없는, 고유명사를 가진 대체 불가능한 오롯한 개인으로 남을 권리조차 박탈당한 개개인들의 서글픈 개연성만 말이다.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와 실천의 상호침투를 통한 대항적 지식 생산을 모색하는 연구-활동의 공간인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의 연구원이다. 대학에서는 문화연구를 전공하고 있고, 마르크스주의의 현재적 사용방식을 고민하면서 이 고민을 한국의 인권운동과 접목을 통해서 풀어내고자 시도하는 중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인권과 인권들>, <군주론-운명을 넘어서는 역량의 정치학>을 썼고, 현재는 한국인권운동사를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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