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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East Asia Anti-Japan Armed Front   | 지속된다, 삶 - 전선이 된 사람들
감 독 : 김미례
제작연도 : 2019
장 르 : 다큐멘터리 l 한국, 일본 l K J KS
상영시간 : 74분
상영일시 : 2019-11-24 (일) 16:20
영화내용
1974년 8월 30일 도쿄 중심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빌딩에서 시한폭탄이 폭발했다. 연달아서 ‘일제 침략 기업’에 대한 폭파공격이 이어졌고, 이 ‘범인’은 성명서를 통해서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고 밝혔다. 1975년 5월, 이들은 일제히 체포되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났고, 나는 이들의 흔적을 쫒아 일본으로 갔다.
상영일시 2019-11-24(일) 16시 20분 4관

상영 후
김미례 감독, 머큐리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대화의 시간이 진행됩니다.


[작품해설]
아시아 전후 체제에는 근본적인 역사해석의 문제가 존재한다. 제국주의 침략을 부정하고 오히려 군국주의의 피해자로 인류 최초의 원폭피해자로 위치 설정한 일본은 현재까지도 제국주의 일본이 자행한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있다. 1974년 8월 30일 도쿄의 미쓰비시공업 본사 건물에 폭탄이 터졌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명의의 성명이 발표되면서 이들의 정체가 밝혀졌고 이들은 수차례에 걸쳐 전범기업 혹은 전쟁 수혜기업에 대한 반대투쟁을 감행했다. 그것은 ‘전후 일본’이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패전 후 과거 제국주의 역사를 청산하지 않고 제국주의 존속에 협력하는 일본인의 무감각을 깨우고 식민지 침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카메라는 45년의 세월이 지나 당시 투쟁을 감행한 이들과 이들의 대의에 동의하며 45년간 지원한 그룹의 삶과 생각을 좇아간다.

머큐리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1974년, 1975년에 일본의 주요기업을 연속적으로 폭파했다.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지배로 성장하여 전후에도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경제적으로 침략해 온 기업들이 그 대상이 되었다. 1974년에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서 폭발한 시한폭탄으로 8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자,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신대동아공영권’을 또다시 책동하는 제국주의, 침략기업, 식민자에게 해외활동을 정지하고 ‘발전도상국’에 있는 모든 자산을 포기하라는 경고를 담은 성명서를 내면서, 전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일본국민들에게 식민지 책임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늑대부대, 대지의 엄니부대, 전갈부대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1975년 5월에 일제히 체포되었다. 그들 중 2명은 사형이 확정되었고, 무기징역수 혹은 국제수배자로 지금도 감옥에 있거나 감옥 밖을 떠돌거나, 형기를 마치고 나온 이들도 있다. 청년이었던 그들은 이제 노년세대가 되었고, 김미례 감독은 선/악 혹은 피해/가해의 이분법적 틀에 갇히지 않는 방식으로 이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 할 도래할 관객들을 초대한다.
재판이 시작되었을 때, 일본사회는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좌익들도 비난을 쏟아부었고, 언론은 그들을 용서할 수 없는 ‘국민/시민의 적’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내부 식민지라 할 수 있는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그리고 외부 식민지인 조선, 대만,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식민주의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자신들의 현재적인 삶이 전후의 경제적 신식민주의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자각과 함께 철저한 가해자성의 인식을 임계치까지 밀어붙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68의 전공투 세대 대부분이 운동의 실패 이후 대학으로 돌아갔지만, 이들은 대학이나 시민사회라는 안온한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불회귀선’을 그으며 ‘비합법투쟁’을 감행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에는 ‘노동’문제 또한 부각되어 있는데, 김미례 감독의 전작들을 본 관객이라면 어떤 연속성을 감지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오사카의 가마가사키 인력시장을 첫 장면으로 비추고, 출연자의 말을 빌려 동북지방에 대한 오랜 차별과 원전문제까지 다루었다. 식민지시기에 조선인과 일본인이 탄광에서 했던 강제노동의 문제는 전후 일본의 인력시장의 문제로, 2019년이라는 현재적 관점에서는 원전노동자의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 제기하는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대리노동’을 가능케 하는 차별구조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자기부정의 시대, 국민국가의 한계에 온몸으로 맞선 사람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 보내온 투병통신(投瓶通信)을 오늘-여기를 사는 ‘우리’가 뒤늦게 받아들고 그들의 경험을 당혹스럽게 마주하면서 ‘반일’과 ‘폭력’의 의미를 되묻고, 살아있는 과거사에 응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예측하지 못했지만 받지 않을 수 없는 수신자 부담으로 걸려온 전화처럼, 그렇게 그들은 우리 앞에 이미 도착해 있다.

심아정 독립연구활동가
동물, 여성, 폭력을 키워드로 공부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의 경험을 말하는 장(場)을 기획하고, 미군기지가 떠난 동두천과 부평을 오가며 아카이빙 작업을 하고 있다. 난민x현장 프로젝트, 수요평화모임, ALiM;(Animal Lights Me), 번역공동체 ‘잇다’를 통해 대학 바깥에서 새로운 앎을 시도하고,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상영과 토론의 과정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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