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 인천인권영화제


시간의 겹, 당신의 곁
돌아보다


일시 : 2021년 12월 16일(목)~19(일)
장소 : 영화공간 주안 3·4관 / 컬처팩토리 (인천)
주최 : 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상영작 : 개막작 ‘206: 사라지지 않는’, 폐막작 ‘평등길 1110’, 총 12편

26회 인천인권영화제 포스터



시간의 겹, 당신의 곁
돌아보다



살아가는 풍경과 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가 영원히 변한 것만 같은 시간이 흐릅니다.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고, 평등의 감각 없이는 잃고 마는 것들과 곁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 더 알게 된 시간이기도 합니다.

일상회복이란 말로 지나온 날들과 앞으로의 삶을 수습해보지만, 참으로 많은 이들과 많은 것들을 잃었고 유보했기에 다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그동안 얻은 것들로 상쇄할 수 없는 고통을 마주해야 할 때입니다.

그저 앞만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몸과 시선을 돌려 살펴보았습니다. 그렇게 돌아보니 그곳엔 풀지 못한 시간과 건네지 못한 말을 품은 수많은 당신이, 흐르지 못하는 당신의 지금이 그리고 내가 있습니다.

수많은 지금이 겹겹이 쌓여 흐르고 그 겹 켜켜이 감춰진 모습과 목소리가 있습니다. 삶이 있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말이 영원히 시간의 겹 사이에 갇혀 흐르지 못한다면, 나의 지금도 곁 없이 흐르지 못하는 반복일 뿐.

나는 이제 당신이 고통과 피해의 말에 갇히는 것을 두고 보진 않으려 합니다. 떨치고 일어나는 용기에 경의를 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무엇이 말할 수 없게 하는가를 묻고 당신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감각과 힘을 더하고 싶습니다.

낮은 곳을 향해 흐르고 아래로부터 빈 곳을 채워 평편해지는 순간을 맞이해서야 비로소 나아가는 흐르는 강물처럼, 인간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야 합니다. 그렇게 당신과 나의 곁은 평등을 중력 삼아, 살만한 시간을 열게 되지 않을까요.

늘 지금인 시간의 겹에서 당신의 곁까지
높낮이 없이 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풀어 다시 엮는 시간과 당신이
우리를 존엄으로 이끕니다.

스물여섯 번째 스크린을 펼칩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며 더 많은 인권감수성과 대안영상이 펼쳐지는 공간이 되고자 보내는 시간들,
이것이 삶의 자리를 지키며 공존의 순간과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를 엮어나가는 당신들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고맙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저항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2021년 12월 인천인권영화제를 일구는 사람들 드림




26회인천인권영화제-메인이미지-천배경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수가 놓여있다
이미지 제작 : 차강 / 사진 : 정택용




상영작

개막작 <206: 사라지지 않는>, 폐막작 <평등길 1110>, 총 12편

206사라지지-않는_스틸샷

206: 사라지지 않는 / 206: Unearthed | 개막작
감 독 : 허철녕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93분
상영일시 : 2021.12.16(목) 19:00, 18(토) 17:00

한국전쟁기 전쟁범죄에 대한 진상규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2014년 뜻있는 시민들이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을 결성해 직접 유해발굴에 나선다. 직업도 배경도 다른 발굴단원들의 공통된 목표는 오직 하나, 인간을 구성하는 206개의 뼈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발굴에 나선 단원들은 매장지에서 인간이 저지른 참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기억과 증언의 조각을 더듬어 실존했던 이들이 남긴 자국을 확인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돌아본다.

평등길1110_스틸샷1

평등길 1110 | 폐막작
감 독 : 김정근 장은우 김설해 정종민 장민경 김일란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영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48분
상영일시 : 2021.12.19(일) 19:00

14년 동안이나 ‘사회적 합의’라는 미명하에 제정을 미뤄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10만동의청원 성사 후에도 국회가 심사기한을 넘겨 11월 10일로 연기하자 미류, 종걸 두 인권활동가는 연내 제정을 요구하며 부산에서 국회까지 30일의 도보 행진에 나선다. 5인의 감독들이 ‘평등길 1110’의 여정과 부산, 대구, 청주, 안산에서 만나는 평등의 얼굴들을 담은 이 프로젝트는 불평등의 고된 시간을 ‘차별받는 피해와 고통’으로 압축하기보다는 평등의 감각으로 전환하는 이들, 서로의 곁이 되는 동료 시민들, 그 존엄과 평등의 길을 트고 잇는 구체적인 얼굴들과 목소리의 기록이다.

세월_스틸샷

세월 / Life Goes On | 시간의 겹
감 독 : 장민경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98분
상영일시 : 2021.12.17(금) 20:00, 19(일) 16:00

<세월>은 세월호참사로 예은을 잃은 유경근이 사회적 참사 이후 살아가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고민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한열 열사, 씨랜드화재참사, 대구지하철화재참사의 유가족들이 상실의 마음을 안고 살아온 세월로 답한다. 그들의 질문과 답은 반복되는 참사 이후 은폐와 망각을 강요하는 현실에 맞선 진실규명과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봉명주공_스틸샷

봉명주공 / Land and Housing | 시간의 겹
감 독 : 김기성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83분 23초
상영일시 : 2021.12.18(토) 19:00

1980년대에 조성되어 30여 년 동안 아파트 단지이기보다는 마을이었던 봉명동 주공아파트는 재건축사업으로 사라진다. 삶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자란 다양한 꽃과 나무들, 지나온 세월만큼 누적된 생활의 흔적들, 주민들이 들려주는 공간과 관계를 담은 기억들이 주민들의 이주와 함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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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없는 지도 / Map without Island | 당신의 곁
감 독 : 김성은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영어/ 한국어자막/ 영어자막
상영시간 : 91분 35초
상영일시 : 2021.12.18(토) 14:00

예멘에서 온 야스민이 남긴 편지는 삼나무가 벌목된 숲, 두 번째 공항의 건설 예정 부지, 도청 앞 천막을 오가던 친구들에게 전해진다. 서로의 감각을 공유하며 이주와 정주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국경과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제주도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지도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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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 / Fanatic | 당신의 곁
감 독 : 오세연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86분 43초
상영일시 : 2021.12.19(일) 13:10

사랑하는 가수의 팬, ‘성공한 덕후’로 행복했던 시간은 ‘오빠’가 범죄자가 되면서 분노와 슬픔, 부끄러움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오빠들’의 범죄로 애정과 열정 가득했던 소중한 시간을 죄책감과 함께 복잡한 감정으로 보내고 있는 ‘덕후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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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 Comfort | 돌아보다
감 독 : 이혜린
제작연도 : 2020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65분 32초
상영일시 : 2021.12.18(토) 18:10, 19(일) 17:00

‘양공주’라 불리었던 기지촌 여성들은 왜 스스로 ‘미군 위안부’라 칭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을까? 여성의 몸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착취 제도는 ‘일본군 위안부’에서 ‘미군 위안부’로 이어졌다. <위안>은 은폐되었던 그녀들의 삶과 목소리를 찾아 전한다.

아주-오래된-미래도시_스틸샷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 A Tale of Old Cities | 인천, 사람이 산다
감 독 : 조은성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일본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82분
상영일시 : 2021.12.18(토) 15:30, 19(일) 15:00

인천의 원도심인 중구는 일제강점기 시절 최초의 개항이 이루어진 곳이다. 현재 이 공간은 역사와 문화적 가치에 대한 보존과 아파트로 대변되는 재개발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라지는 동네를 기록하기 위해 시작된 촬영은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현재성을 고민해 온 이들의 이야기로 점차 오래된 공간의 미래를 꿈꾸는 데까지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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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 차이에 대한 권리 – 장애인권
감 독 : 정민구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수어통역영상자막
상영시간 : 30분
상영일시 : 2021.12.18(토) 13:10, 19(일) 13:30

1985년 설립된 장애인거주시설 항유의집은 모든 시설거주인이 지역사회에서의 삶으로 이주하면서 법인 스스로 ‘시설폐지’를 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시설을 떠나는 이들은 낯설기만 한 시설 밖의 생활이 두렵기도 하고, 새로 이사하는 동네의 생활이 기대되기도 한다. 영화는 우리가 이들과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 준비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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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혼잣말 | 차이에 대한 권리 – 장애인권
감 독 : 이진희
제작연도 : 2020
장르/언어 : 극영화 | 한국 | 한국어/ 한국어자막/ 수어통역영상자막
상영시간 : 33분
상영일시 : 2021.12.18(토) 13:10, 19(일) 13:30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연속 상영

딸과 함께 사는 은수는 거주시설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감염인으로 의심받고 일상에서 고립된다. 면접을 보러 가다 넘어진 윤정은 도움 뒤에 이어지는 참견과 간섭을 떠올리며 도움 요청하기를 망설인다.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예슬은 신체적 중증 장애인의 예술과 연기에 대해 고민한다. <춤추는 혼잣말>은 시설 밖에서도 자유롭기 어려운 차별의 시선에 맞서는 장애여성들의 독백을 들려준다. 그녀들의 독백은 시설사회에 맞서 노동과 인간의 조건을 만드는 저항의 목소리로 우리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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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너츠 / Gendernauts | 높낮이 없는 새땅을 위하여
감 독 : 모니카 트로이트
제작연도 : 1999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독일 | 영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87분
상영일시 : 2021.12.18(토) 20:30

무리 지어 살아가는 하이에나는 여/남성의 생물학적 차이와 사회적 성역할 수행이라는 인간사회 규범을 뛰어넘는다. <젠더너츠>는 이분법적인 고정된 성역할 수행에 맞서 투쟁하는 199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퀴어들과 커뮤니티를 소개한다. 거대한 트렌스젠더 우산 아래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퀴어들의 삶과 예술, 실천적 실험을 엿볼 수 있다.

젠더레이션_스틸샷

젠더레이션 / Genderation | 높낮이 없는 새땅을 위하여
감 독 : 모니카 트로이트
제작연도 : 2021
장르/언어 : 다큐멘터리 | 독일 | 영어/ 한글자막
상영시간 : 88분
상영일시 : 2021.12.17(금) 19:20

샌프란시스코의 트랜스 공동체를 담은 <젠더너츠>를 만든 모니카 트로이트는 20년 후 다시 영화 속 인물들을 찾아간다. 젠트리피케이션과 정치적 변화로 젠더퀴어 커뮤니티는 위기를 맞았지만, 젠더와 정체성의 경계를 흔드는 그들의 실천과 삶의 여정은 지금을 사는 퀴어들에게 나이 듦과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