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 l 2025 l 극영화 l 14분 l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도진은 공부방 친구 하윤의 노트북에 물을 쏟고 모른 척한다. 아무도 사과하지 않아 화가 난 하윤은 우연히 노트북 카메라에 찍힌 도진의 모습을 발견한다. 하윤은 충동적으로 도진 얼굴을 짤로 만들어 단톡방에 올리고, 그 짤은 곧 친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진다.
시놉시스
하윤이는 공부방 친구 도진이가 자신의 노트북에 물을 쏟고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간 일에 화가 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노트북 카메라에 찍힌 도진이의 얼굴 사진을 발견한 하윤은, 충동적으로 그 사진을 짤로 만들어 단톡방에 올린다. 그 짤은 곧 친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간다.
Synopsis
Hayoon gets angry when her study group friend Dojin spills water on her laptop and says nothing about it. Later, Hayoon accidentally finds a photo of Dojin’s face captured by the laptop camera and, on impulse, turns it into a meme and posts it in the group chat. The meme quickly spreads among their friends.
| 인천, 사람이 산다-인천인권영화제 공모작 |
장난이 아닌
Not a Joke
감독 : 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
제작연도 : 2025
장르 : 극영화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상영시간 : 14분
상영일시 : 2025.12.7.(일) 오후 1:30
상영장소 : 영화공간 주안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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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시간
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
희우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작품해설
영화는 공부방에서 벌어진 도진이의 작은 실수에서 출발한다. 하윤이는 자신의 노트북에 물을 쏟고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간 도진이의 얼굴 사진을 노트북에서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그 사진을 짤로 만들어 단톡방에 올린다. 그리고 이미지는 그 순간부터 하윤이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휴대폰과 SNS를 매개로 한 이미지의 이동과 주변의 변화를 따라간다.
친구들은 이미지를 ‘짤’로 소비해 퍼트렸고, 이미지의 주인공이 도진이인 것도 눈치채 버린다. 하윤이의 예상에 없었던 일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 타인의 손을 거치며 전혀 다른 의미로 변형되고, 예상치 못한 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이미지가 디지털 공간에서 얼마나 쉽게 힘을 획득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마주하게 된다.
사이버 폭력이 거대한 악의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가벼운 충동과 선택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 우리가 이미지를 소비하면서 그 이미지 너머 삶을 살며 관계를 이어가는 그이의 세계를 간과하는 순간, 이 영화의 결말과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희우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인권해설
나는 짤을 정말 좋아한다. 이 문장을 쓰는 순간에도 떠오르는 짤이 있다. 내 핸드폰에는 짤 앨범 따로 있어서 ‘짤’ 로만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주위 많은 친구들이 짤을 일상적으로 소비한다. 짤은 소통의 허들을 낮추고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이걸 잘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끔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아니 재밌자고 한건데 왜 이렇게 예민해?”
왜냐고? 짤에는 원본이 되는 영상이나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짤이 퍼져나가는 과정에는 누군가의 이름, 얼굴, 존재가 붙어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의 확산력은 너무 빠르고, 한 번 퍼진 이미지는 영원히 돌아다닌다. 소위 수명이 다한 짤이라 할지라도 누군가 올려놓은 인터넷 게시글에서 짤을 찾기란 1초 만에 가능한 일이다. 온라인은 그런 공간이다. 한 번 공유된 이미지는 복제되고 저장되고, 삭제하려고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그냥 재미였고 장난으로 공유된 ‘짤’이 누군가에게는 동의 없이, 그리고 영원히 남는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도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장난삼아 만들어진 자신의 짤을 누가 저장했는지, 어느 단톡방으로 넘어갔는지, 어떤 말로 자신을 소비했는지 도진이는 알 수 없다. 이는 단순히 ‘기분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의 화면 속에서 내가 계속 소비되고 있다는 감각이다.
실제로 언급조차 조심스러운 몇 개의 밈들은 당사자가 고통을 여러 번 호소하기도 했다. 멈춰달라고. 짤을 만든 사람은 당사자가 이런 고통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짤을 제작했을까? 그냥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었더니 사람들도 좋아했던 것이다. 하윤이도 노트북에 물을 쏟고도 모른 척한 도진이가 조금 짜증 나서 놀리고 싶었던 장난이었다. 그런데 짤이 하윤의 손을 떠난 순간부터 그 의도와 무관하게 친구들 사이에서 빠르게 소비된다. 단순한 장난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커지고 하윤이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짤을 만든 하윤이도 당사자인 도진이도 자신이 어떤 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영화 속 “장난인데 왜 그래?”와 “내 핸드폰에서 삭제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라는 대사는 내가 실제로 종종 듣는 말이기도 하다. 나도 재밌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속에 담긴 문제점과 다른 가능성을 망각하거나 무시하면서 재밌고 싶지 않을 뿐이다. 자주 사용하는 만큼 내가 사용하는 짤이 가져올 수 있는 파급력과 의미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과 친밀감을 쌓고 재미를 나누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를 조롱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짤을 수용하는 건 밈 문화에도 좋지 않으니까. 즐거움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이 재미 뒤에 뭐가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거라 생각한다.
다미
2020년부터 디지털정의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디정넷에서 트렌드를 맡고 있어요. 우리의 활동은 가볍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재밌고 쉽게 우리의 활동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감독
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
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는 민주, 지헌, 종하, 도호, 래원, 한빈, 강민, 소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일 저녁 7시 작은학교에서 학과 공부도 하고 인형극 공연도 준비하고 문화예술 수업도 진행한다. 미디어 관련 수업을 마치고 함께 시나리오를 썼고 공동연출로 단편영화를 완성했다.
기획의도
이 영화는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작은 사건이 친구 관계와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디지털 기기와 SNS가 일상에 깊이 자리한 환경에서, 사소한 사건이 순식간에 확산되며 관계에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 관객이 자신의 행동과 선택이 친구 관계와 디지털 공간에서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 자연스럽게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연출의도
청소년 사이에서 생기는 작은 사건이 어떻게 커지고 친구 관계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노트북에 물을 쏟은 사건과 그로 인한 감정, 그리고 친구의 얼굴 사진이 짤로 퍼지는 과정을 담았다. 휴대폰과 SNS로 인한 사이버 폭력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친구 관계의 미묘한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관객이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을 보며, 친구 관계의 민감함과 디지털 환경에서 사건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연출했다.
Credit
기획 · 기차길옆작은학교
제작 · 기차길옆작은학교 중등부
극본 · 염도호 김민주 김지헌 윤종하 심래원 이한빈 이강민 심규원 유연서 진수진
연출 · 촬영 심규원
조연출 · 이강민
오디오 · 곽소민
조명 · 심래원 이한빈
소품·슬레이트 · 염도호 김지헌
편집 · 심상범
기록 사진 · 진수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