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몫소리의 서사 |
마당이 두 개인 집
A House with Two Yards
감독 : 설수안
제작연도 : 2025
장르 : 다큐멘터리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상영시간 : 74분
상영일시 : 2025.12.6.(토) 오후 1:3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4관
기획의도
한 노년 여성의 평생에 걸친 돌봄에 담긴 노동의 보편성과 고유성을 통해 노년 여성들의 삶에 관통하는 살림 노동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밥을 짓고, 씨앗을 고르고, 마당을 돌보는 반복적인 노동을 지속하는 속에서 오세봉 할머니는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자신만의 자긍심을 쌓아 왔다. 자긍심과 고유성이 묻어나는 노동의 시간을 따라가며, 개인의 사적인 삶을 넘어 공동체를 떠받쳐 온 노년 여성의 삶을 존중과 존엄의 시선으로 바라 보고자 한다. 할머니의 몸에 쌓인 오랜 노동의 시간과 감독이 자기 몸의 통증을 묻고 바라보는 시간의 겹침을 통해 세대가 다른 두 여성의 경험이 하나의 여성사적 이야기로 엮이게 되며,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대화의 시간 기록
설수안 감독
미니미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수진 한국농인LGBT+ (수어통역)
이종환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문자통역)
미니미
안녕하세요? 저는 인권영화제활동가 미니미라고 합니다. 오늘 대화의 시간을 진행을 할 건데요. 이야기 손님 박수로 모시고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주세요.
[박수]
설수안
안녕하세요? <마당이 두개인 집> 만든 설수안입니다.
[박수]
미니미
오늘 이야기 마당에는 문자통역의 AUD사회적협동조합 이종환 통역사님, 수어통역에는 한국농인LGBT+ 수진 님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박수]
들어오실 때 티켓 받으셨죠? 티켓에 보면 QR이 있는데요. QR을 찍으시면 오픈채팅방으로 연결 됩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궁금하시거나 느끼시는 소감등을 적어 주시면 대화의 시간 진행을 하면서 같이 나누는 시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대화의 시간을 통해 세대가 다른 두 여성경험이 하나의 여성사적 이야기로 이어지고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 어떤 연결과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제목과 관련된 질문을 드리면 관객들이 영화를 본 후에 제목과 관련해서 나름 각자의 의미와 해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감독님은 어떤 의미로 <마당이 두 개인 집>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붙이게 되었는지?
설수안
일단 할머니의 공간인 집과 그 주변이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고 느꼈습니다. 공간을 묘사하는 말을 찾다가 실제로 물리적으로 할머니의 집이 마당이 두 개 있었고, 보시면 대문 안에 작은 사적인 마당 그리고 그 앞에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넓은 공간. 다른 집으로도 가는 동네 길과도 맞닿아 있는 반은 사적인 공간, 반은 열려 있는 그런 마당. 이렇게 두 개의 마당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저는 앞마당, 바깥 마당이라고 불렀는데 바깥마당은 동네 사람들이 오며가며 앉아서 막걸리도 하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콩을 털기도 하고 그런 공간이었다면 이제 대문 안은 친한 사람만 들어가는 그런 좀 더 사적인 공간. 그래서 두 마당이 할머니가 마을 공동체에서 가졌던 존재, 관계를 보여 주는 어떤 두 층위의 공간이자 할머니의 마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마당이 두개인 집>으로 제목을 짓게 되었고, 제가 서울로 가면서 할머니의 씨앗이 자라는 작은 마당을 가지게 되어 제가 멀리서 생각을 하는 할머니의 마당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이죠. 그런 식의 의미를 생각을 하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미니미
저는 할머니 상추씨를 감독님의 집으로 옮기면서 두 개의 어떤 연결점을 상징하지 않았나 라는 정도만 생각했는데, 할머니의 앞마당과 바깥 마당이란 두 공간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짚어 주셨네요.
서로를 부르거나 표현하는 말들이 관계의 결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끝에 ‘주변 생명을 돌봐 온 모든 살림노동자들을 기억하며’라고 이렇게 남기셨더라고요. 저는 돌봄이라는 말보다 살림노동이라는 호명이 좀 더 적극적인 자신의 의지를 가진 행위처럼 느껴졌어요.
오세봉 할머니 생애를 다른 말로 표현을 할 수 있겠지만 살림노동이라고 표현을 하신 의미에 대해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설수안
살림을 한다는 말이 지금 굉장히 폄하되어 있는데 말 그대로 생명을 살린다는 그런 말이잖아요. 살리는 행위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죠. 할머니가 자랑을 하는 것처럼 음식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을 해서 옷을 만들고 여러 가지, 하다 못해 고양이를 돌보는 것까지 아주 많은 살림 행위가 포함된 총체적인 노동이자 그 많은 것들에 영향력을 갖고 총체적으로 컨드롤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살림을 하시는 분인 것 같아요.
오세봉 할머니는 그 집에서 살림을 하고 마을 살림을 도맡아 하는 그런 마을 장인이기도 하셨잖아요. 그런 일을 해 오시는 분들이 전통적으로 우리 역사 안에서 점점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폄하가 되었잖아요. 이 자본주의 세계 안에서. 그래서 그 노동은 그냥 아무 중요성이 없고, 뭔가 부르는 명칭조차 없는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일단 지금 부를 수 있는 말은 살림노동자라고 생각을 했고, 오세봉 할머니를 비롯해 그 세대의 많은 분들이 살림 노동을 해 오셨는데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하나 하나가 굉장히 특별한 능력이라는 말이죠. 그 시대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아무데도 기억되지 못하고 아무 명칭이 없이 사라져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오세봉 할머니를 비롯해서 그 많은 분들을 생각을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니미
이야기를 해 주신 것처럼 그 시대의 그런 삶을 살았던 할머니들 그리고 살림노동을 해 오셨던 분들의 노동이 되게 고되잖아요. 영화에서 할머니 손을 보여 주셨는데 굳은살뿐만 아니라 뼈 마디 마디를 보시면 노동의 고됨이 느껴지고 그 세월을 견디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무엇이 그 고된 노동을 견디게 했을까를 영화를 보며 좀 살펴봤더니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답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음식을 이렇게 만들어 주면 사람들이 맛있다고 해 주기도 하고 그리고 자신의 그런 돌봄이나 살림노동이 마을에서 어떻게 받아 들여지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그런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이유를 포함해 힘들고 고되지만 살림노동을 계속 해 오셨던 것 같아요.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서 이름을 붙이셔서 다른 의미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귀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계에서 호명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해지기는 했는데 감독님을 할머니가 ‘씨앗애’라고 부르시잖아요. 그래서 아까 사전에 여쭤봤어요. 감독님이 지은 이름이냐? 할머니가 붙인 이름이냐고 하니까 할머니가 붙여주셨다고 하더라고요. 할머니와의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설수안
이전 작품부터 할머니들과 많이 관계를 맺었는데 할머니들의 문화 중의 하나가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을 하면 ‘OO엄마’ 이렇게 그 사람의 이름이 없어진다고 해서 나쁘게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성분들끼리는 ‘OO댁’ 처럼 시집에 온 곳으로 해서 이렇게 부르시는데 그들끼리도 개인의 이름보다 나의 뿌리가 되고 나의 관계의 중심이 되는 것으로 개개인을 기억하는 것이 그 세대의 문화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오세봉 할머니도 제 이름을 그렇게 궁금해하시지는 않았어요. 제가 연락처 적으려고 이름을 적었는데 잊어버리셨고, 신경도 안 쓰시고 (웃음) 자녀분들한테 이제 집에 누가 왔다 갔다 한다는 말씀을 하시기 위해서 저를 칭해야 하는 말인데 ‘씨앗애’였어요. 상추 씨가 궁금했고 하니까 그냥 제가 또 할머니 보기에는 아이였는데 ‘씨앗애’라고 그냥 ‘씨앗애’가 왔다 갔다, 이거 갖다 줬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다가 ‘씨앗애’가 되었습니다.
미니미
대화의 시간 소통방에 올라온 거 두 가지 정도 나눌게요. 먼저 ‘풍경, 소리, 대화, 바람, 고양이, 상치 모든 것을 아깝다는 듯이 꾹꾹 눌러담아 화면에 담아 주셨네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감상 남겨 주셨고요.
설수안
감사합니다.
미니미
저도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봤을 때와는 다르게 잠깐이긴 하지만 극장에서 보니까 영상 속에 담겨진 소리들이 되게 가깝게 들리기도 하고 다양한 소리들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소통방에 음향에 관한 질문을 올려주셨습니다. ‘영화 너무 잘 봤습니다. 잔잔하고 포근한 음악이 귀에 많이 들어왔는데 음악에서도 혹시 특히 신경을 쓰셨던 어떤 원하셨던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라고 질문을 남겨 주셨습니다. 영화 작업을 하시면서 음악과 관련되어 하실 이야기 많으시죠?
설수안
보통 일반적으로는 영화에서는 음악이 뭔가 배경으로 깔려서 감정을 고조하거나 말이 없는 부분, 여백을 채우거나 하는데 제가 음악을 쓰고자 했던 건 할머니가 긴 이야기를 뭔가 하나 풀어놓으면서 그 이야기가 길어질 때 그때 음악이 같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저의 의도는 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다른 공간을 채우는 다른 소리들과 함께 음악처럼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이어질때, 우리가 김치를 이렇게 담근다는 걸 들을 때, 이게 할머니의 말씀을 통해 김치를 어떻게 담근다는 그 사실보다는 할머니가 이렇게 이런 말투로 이야기를 하실 게 많으신 분이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이렇게 하신다는 그런 걸 노래처럼 듣길 원했어요. 음악은 할머니의 목소리와 다른 모든 소리를 잠깐 지휘를 하면서 음악으로 완성을 해 주는 그런 역할로 생각을 하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어 주신 두 분이 또 해석을 하시는 느낌이 달라서 음악이 나왔을 때는 제가 상상한 거와 또 다른 음악이 나오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음악 작업과 믹싱을 해 주는 사운드 감독님과의 해석 가운데 이걸 조율을 하다 보니까 다른 느낌도 제가 만나게 되면서 흥미롭고도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웃음)
미니미
그래서 보니까 되게 이게 장면 전환 때문에 이렇게 할머니 목소리가 울리거나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궁금하기도 하고 그 부분을 말씀을 드렸는데 또 영화를 보시면서 소리와 관련해서 궁금하신 걸 남겨 주셨어요. 그거 답변 듣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할 때 나오는 고양이 소리가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엔딩 크레딧의 끝부분에서는 다시 고양이가 그르렁거리거나 새끼 고양이 소리로 바뀌더라고요.’ 되게 영화를 주의깊게 관심깊게 보셨나 봐요.
‘고양이 소리뿐만 아니라 산비둘기, 제비, 까치 등 다양한 새소리, 자동차 소리, 개, 고양이, 바큇소리 등 소리들이 두 개로 분류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에서 마당이 두 개인 것처럼 대본도 좀 나눠지는 것 같은데 혹시 감독님의 특별한 의도가 들어가 있을까요? 소리에대한 정보, 자막 덕분에 소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상평을 남겨 주셨는데요.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설수안
두 분류로 나눠지는 건 저도 모르겠는데 (웃음) 제가 의도한 것은 아니고요. 아무래도 공사가 진행이 되면서 처음 멀리에서 포크레인이 보이고, 소리가 들리다가 집 앞에 가까운 논에서 나중에는 거기를 공사가 진행을 하고 계속 공사하는 현장이 가까워지긴 했어요. 할머니를 만날 때 가까워지고, 나중에는 할머니 집도 허물어지고, 공사 소리는 아무래도 자연의 소리와는 반하는 그런 것을 파괴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식으로 쓰기는 했고요.
여타 다른 소리들. 고양이 소리나 강아지 소리는 제가 아까 질문과 연결을 했을 때 답을 드리자면 어떤 것이 우위에 있고 주인공이 아니라 다같이 그 공간에 존재를 하는 그런 느낌을 저는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할머니의 집이 없어지고, 할머니도 더 이상 거기 사시지 않지만 할머니 목소리가 마치 그 산 밑에 바람 어딘가 같이 존재할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을 저는 갖고 있는데 모든 소리가 그런 식으로 오케스트라 안에 이 악기, 저 악기처럼 어우러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처음에는 슬퍼하는 것과 같은 느낌도 그렇고, 제가 의도한 건 아니고요. 나중에는 그르렁거리는 건 고양이가 편안할 때 내는 소리인데 모든 존재가 편안하게 존재를 하는지 그런 느낌으로 나왔던 것 같고, 그거는 이제 엔딩 음악을 해 주신 김옥희 님이 처음에 음악을 받았을 때 엔딩 음악이 제가 드린 엔딩 크레딧보다 짧아서 시간 좀 늘려 달라고 했는데 이게 음악이 빨리 끝나고 현장음만 남아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것까지 음악에서 의도한 것이라고 해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이제 그런 소리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 선생님이죠. 그분과의 대화도 나누어진다는 것보다 사실 살면서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기 쉬운 그런 것들이 할머니의 기억. 저의 어깨가 아파서 간 한의사가 하신 말씀. 피아노를 배우면서 들은 말이 상관이 없는 파편들이 너무 이어지는 경험을 해서 오히려 나눴다는 것보다 나누어진 것들을 연결을 해서 묶어놓고 싶었어요.
미니미
그러시구나,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사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약간 아차 싶기도 하고 뜨끔했던 게 대화의 시간을 진행을 하다 보니까 영화를 계속 뭔가 분석을 해야 한다는 좀 그런 사명감과 욕구 때문에 언어로 이걸 설명하려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질문을 드렸는데요. 감독님께서는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냥 본인이 영화 속에 담긴 대로 느끼고 가시면 된다” 영화를 잘못 읽고 있을까, 놓치고 있는 게 있을까 조바심을 느끼는 관객이 계시다면 그러지 말고 오늘 영화 보시면서 느끼시는 대로 본인이 담아가는 대로, 기억을 하고 싶은 그대로 이렇게 담아가면 좋을 것 같고요. 저희는 이야기나 장면을 통해 그래도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을 한 번 되새기는 거니까 그렇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어리석은 질문을 또 하나 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아까 전혀 상관이 없는 몸의 통증. 그리고 어떤 피아노를 치면서 손의 어떤 역할을 할머니의 삶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연결되는 것으로 통합을 하고 싶었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감독님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건데 왜 어렵게 느껴지냐고 질문을 하셔서 좀 당황을 하기도 했거든요. 그만큼 감각적으로 주변의 것들을 받아들이거나 이런 걸 아직 연습이 덜 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몸의 통증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조금 더 전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설수안
저도 이런 자리에 앉아서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말로 좀 이건 어떤 뜻인지를 풀고 싶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영화는 특히나 그런 생각이 먼저 들지 않고, 살면서 느낌적으로 이게 그냥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이렇게 저렇게 같이 묶은 게 많아서 사실 질문에 내가 왜 그랬지? 대답을 하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말씀을 드린 거고 예를 들어 그런 거죠. 여러분이 어디 여행을 가서 바닷가에서 하늘의 별을 봤는데 갑자기 엄마가 떠올랐다.
그러면 엄마가 생각이 났는데 ‘별과 엄마는 어떤 관계일까요?’ 그러면 왜 그런지 모르잖아요. 그런 느낌이죠. 그 시간에 제가 깨달아야 할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저에게 말을 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할머니의 집이 없어지고 나서 할머니를 오랫동안 못 만났어요. 할머니에게 그 공간이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되는 것 같아요. 할머니의 소중한 소유물도 아니고 자기 자신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집에서 본인이 머물지 않으니까 저와 관계를 맺었던 할머니 자신이 없어진 거죠. 그래서 저를 만날 수 없고, 내가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해서 붕떠서 계속 머릿속에 할머니 생각뿐이고, 그런데 그게 저도 거기 나왔던 것처럼 텃밭 일을 안 하면서 실제로 거기에서 얻은 어깨 통증이 심해지면서 병원에 갔는데 한의사분이 하필 인체 파동 원리. 파동을 바탕으로 몸을 설명을 하시는 분인데 말씀을 하시는데 너무 이게 관계를 할머니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말씀을 하시는 거와 그분이 저에게 근육과 뼈를 말씀하시는 게 똑같은 거예요.
동시에 피아노를 치러 다녔는데 피아노를 칠 때 접하게 되는 어떤 손에 대한 설명. 그래서 이 질문을 계속 받아서 제가 추후에 생각한 것은 우리가 생각이 우리 몸의 주인이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내가 생각한 걸 예를 들어 운동을 하고 피아노를 치거나 내가 생각하는 거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지. 이렇게 해야지. 머리가 손발을 시킨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손발은 그냥 아주 단순히 머리로 생각한 걸 그대로 따라하는 존재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통증이죠.
통증이 내 자체로 니가 모르는 걸 느끼고 있다는 몸이 말을 거는 대화잖아요. 그리고 피아노를 칠 때도 내 생각, 음악가의 생각을 표현을 하는 게 아니라 손이 알고 있는 게 있단 말이죠.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생각과 손과 나머지 몸의 관계.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전체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일을 하고 손으로 생산을 하는 그런 사람들. 특히 농민, 살림노동하는 여성들. 그분들이 사회에서 지금 손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우리 몸의 손발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 같아요. 도시의 돈. 이런 것들이 시키는 해 주는 존재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들이 없으면 존재 할 수 없고, 존재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약간 그런 생각과 몸의 관계 그리고 이 사회에서 농민들. 생산자와의 관계. 그런 것들이 말을 하는 것 같아요.
미니미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궁금하셨던 관객분이 있었다고 하면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인천인권영화제. 이 영화가 특별하다고 느꼈던 게 영화 속에서도 나오지만 할머니는 이것 대신 이것이라고 말씀을 하셨다. 이거를 할머니의 어떤 사투리, 호명 방식, 할머니가 나름 오랜 축적된 시간의 경험이나 이런 걸 감독님은 영화에서 다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같더라고요.
아까 감상에서는 오히려 저희가 한글해설 자막 때문에 다른 영화에서는 표현을 하지 않았던 소리가 이제 문자로 좀 표현이 되었는데 그게 오히려 영화를 감상을 하는 데 좀 다른 소리들을 다 와 닿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도 있지만 오히려 아예 자막을 없앴던 거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 영화를 보셨던 분들이 사실 할머니의 사투리랑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잘 익숙치 않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까 어느 순간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고 삶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그런 영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저희 인천인권영화제가 DMZ에 가서 그 영화적 감각이 너무 좋아서 이 영화를 갖고 온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보면서 그리고 감독님도 말씀을 하셨지만 다큐멘터리가 어떤 극적인 사건이나 이런 게 있는 게 아니라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지나가는데 할머니가 저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감독님이 어떤 작품이나 이런 걸 하실 때 대상을 바라보는 어떤 대하는 방식. 이런 게 영화에서 좀 드러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작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카메라의 인물을 담거나 주인공을 담을 때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어떤 원칙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요? 혹은 본인만의 어떤 작업 방식. 이런 것들이 있으면 좀 나눠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설수안
지금 자막에 대한 거랑 말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일단 저는 할머니의 특히 이 영화에서 할머니 말씀이 말씀하신 내용. 담긴 팩트보다 그냥 모든 것. 할머니의 말투, 어휘, 목소리로 좀 더 다가가길 바랬어요. 거기에 내용은 어떤 한 요소이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길 바랬고, 우리는 굉장히 문자에 의존을 하면서 생각을 하고 이해하는 버릇이 되어 있어서 문자가 아닌 것도 문자화해서 머릿 속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잖아요.
영화는 사실 문자보다 폭넓게 뭔가 전달을 할 수 있는 매체라서 조금 문자적인 걸 빼고 싶은 욕구가 여기에서는 들었고 할머니 목소리가 문자로 전달하는 의미 이상이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래서 DMZ에서 첫상영을 할 때 제가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을때처럼 할머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할머니의 존재를 오롯이 받아들이길 바래서 그래서 뺐습니다. 그렇게 하기까지는 정말 처음에 졸거나 나가시지 않고 어느 정도 몰입을 해서 그렇게 할머니 말이 들릴 때까지 적극성이 요구가 되기 때문에 모든 관객에게 요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또 넣게 되기는 했는데요.
처음 의도는 그런 거였고요. 그리고 제가 영화 만들라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기 나오는 할머니의 서사는 비선형적이고 존재 자체가 우리가 흔히 남성, 여성적 단어도 다른 거로 할 수 없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화 서사는 남성적인 서사잖아요. 뭘 해서 어떻게 했다, 잘못 했다. 그런 거 자체가 선형적인 서사인데 저는 여성들이 해 왔던 이야기들.
이런 계속 반복이 되는 이런 노동을 했던 여성적 노동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 순환이 되고 반복이 되는 이야기였을 거란 말이죠. 그래서 저는 영화도 약간 그렇게 선형적이지 않는 방식으로 할머니 목소리가 계속 앞으로도 어딘가 남아 있을 것처럼 그렇게 표현을 하고 싶었고요.
앞으로도 그런 걸 좀 더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형식을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미니미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저는 감독님이 뭔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나 이런 것 때문에 기록을 해서 남긴다고 생각을 했는데 남긴다는 게 저장을 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진짜 관객들의 기억에서 한다거나 그래서 생명력을 가지고 퍼지는 걸 좀 바라시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수안
네, 그렇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미니미
시간이 없어서 이제 마지막 질문을 하고 그리고 감상평 나누고 끝내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 질문 하기 전에 ‘상치 열매를 모양이 없어질까 봐 그대로 두었는데 모르는 새 바람에 날려 사라졌다는 대목. 결국 씨앗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살살 따는 영상이 할머니 씨앗이 대를 이어져가는 모양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렇게 남겨 주셨고요.
‘올해 9월 DMZ 국제 다큐멘터리에서 비극장 상영 프로그램에서 감독님의 전시물을 큐레이터님이 강력 추천을 하시면서 감독님께서 특별히 한 땀 한 땀 토종 씨앗의 이름과 출처를 정성들여 표로 만들어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표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요?’ 아쉬움을 좀 물어보셨는데 볼 수 있을까요?
설수안
전시를 보셨을까요? 질문주신 분이?
관객
네! 전시와 영화를 같이 봐야 의미가 있어서요.
설수안
감사합니다. 그 전시물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영화는 전작의 <씨앗의 시간>이고요. 이거를.
관객
죄송합니다.
설수안
개인적으로 이거는 사실 그 <씨앗의 시간>을 찍을 때는 토종씨 드림 수집하는 단체와 협업을 했고 그분들의 씨앗 수집을 따라다녔어요. 그래서 그분들의 기록이 씨드림의 홈페이지에 가면 데이터베이스가 있고, 그분들은 씨앗의 출처나 이런 특징을 다 기록을 하셨다고 하면 저는 거기에서 좀 더 기억에 남는 한 분 한 분의 씨앗의 서사를 좀 뽑아내려고 그렇게 해서 모아 둔 것이었고요.
그걸 공개적으로 제가 이렇게 어디를 볼 수 있게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웃음)
미니미
데이터베이스를 참고를 하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연락처를 어떻게 (웃음) 따셔서.
관객
다시 전시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설수안
제가 하고 싶다고, 어디에서 마련해 주시고 해야 저도 할 수 있는데 DMZ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고 지원해 주셔서 할 수 있었고, 또 다시 할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관객
강력히 요구를 하겠습니다!
설수안
감사합니다.
미니미
마지막으로 지금 이 영화와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작업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셔서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그 작품과 연관되어서 관객들이 좀 알았으면 하는 사실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설수안
제가 <씨앗의 시간>부터 어르신분들을 팔로업하고 이분들의 씨앗, 농사 전통을 잇고 싶어 하는 다음 세대 분들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지금은 청년농부를 찍고 있어요. 그래서 농사로 자급을 하려고 하는 그런 농부들. 귀농을 해서 대규모 농사를 해서 돈을 버는 분들 말고 손으로 자급하는 농사로 해서 삶의 형태를 바꾸고 싶어하는 분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하고 있습니다. 전남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데 다음 작품이 될 거고요.
덧붙여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여기에서 오세봉 할머니와 같은 여성 농민들이 사회에서 굉장히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취급을 받고 있듯이 지금 모든 농민들을 정부가 그리고 제도가 얼마나 무시를 하는지를 제가 거기에서 촬영을 하면서 목도를 하고 분노를 하고 있는데요 .
지금 정부에서 용인산단, AI데이터센터 때문에 엄청난. 불가능한 전력을 요구를 하는 프로젝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호남 지역을 거의 송전탑과 선로를 뒤덮는 프로젝트를 지금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촬영을 하는 청년 농부들도 반대 운동을 하러 다니기 때문에 그걸 같이 촬영도 하면서 참여를 하고 있다 보니 한전 사람들과 사람들이 농민들에게 하는 말이 너무 정말 너무 무식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너희들 냉장고를 쓰지 않냐. 그거 안 하면 정진이 될 것처럼 그렇게 말을 하는 예를 들자면.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런 프로젝트를 지금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에 대한 반대 서명 운동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 빠띠에 들어가시면 빠띠에서 ‘초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 반대 서명 운동’ 검색을 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서명 좀 부탁드립니다. 농민들은 상관이 없는 사실 쓰지 않는 그런 엄청난 전기를 그분들의 희생으로 지금 만들려고 하는 그런 프로젝트거든요.
실제 농지를 없애고 농촌을 황폐화시키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반대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니미
미래산업이라는 명목으로 우리가 지키고 뿌리를 내려야 하는 그런 기본이 되는 것들이 점점 파괴가 되고, 사라지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세심하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그것들을 그냥 머리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 다양한 감각이나 이런 것들로 통해서 새롭게 생각을 해 볼 수 있게끔 영화를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
다음 영화도 또 어떤 느낌, 리듬으로 관객들과 만날지 기대가 되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몇분 안 되시지만 관객과의 대화 하시면서 혹시 들었던 짧은 소감 들으면서 대화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설수안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휴일 상영을 오시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와 주셔서 끝까지 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풍력과 태양광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파괴를 하고 있습니다.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은 좀 더 대중성이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아마도 바라고 있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박수]
미니미
좋은 작품 만들어 주신 감독님에게 박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인천인권영화제도 어렵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지원이나 이런 거 안 받고 독립적으로 운영이 되다 보니까 많이 재정적으로 힘든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제가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까지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