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 인천인권영화제 데일리 소식지 #4(폐막식)

26회 인천인권영화제 데일리 소식지 #4(폐막식) 2021-12-22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26회 인천인권영화제
The 26th Incheon Human Rights Film Festival
2021.12.16.목~19.일
영화공간 주안 3·4관, 컬처팩토리
“ 넷째날(폐막식) 현장스케치 ”


26회 인천인권영화제 개막 전부터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 <성덕> 상영 후 오세연 감독,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2016~17년 당시 강남역 살인사건을 접하고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책을 읽으며 미투 운동을 보며 페미니즘을 알게 된 것이 ‘덕질’에도 많은 영향이 있었다는 오세연 감독의 이야기에 이어, 손희정 평론가가 페미니즘 대중화와 한국의 팬덤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각성한 여성들의 인식과 실천이 K-Pop 문화와 산업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영역까지도 확장되어 여성 혐오나 소수자 혐오적인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낸 영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팬덤의 이야기는 정치 팬덤으로까지 확장이 됩니다. 범죄자가 된 상황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팬들을 보며 박근혜 지지자를 찾아갔던 오세연 감독은 두 상황이 비슷하게 느껴지면서도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이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손희정 평론가는 팬덤의 정치화와 정치가 팬덤화하는 현상을 비교하며 정치인들을 자신의 이미지를 상품화하고 미디어를 통해 돈을 버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현실은 엔터테이먼트화된 정치를 다시 정치답게 만들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스타의 사건으로 고통스러운 마음을 안고 떠나기도 하지만 덕질을 멈추지 않고 사랑을 행복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애정을 갖고 비판하고 그 비판이 그들에게 닿아 성찰할 수 있게 하는 문화가 필요하고, 때론 사랑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사랑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사랑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덕후 인생과 같은 영화를 통해 공감했던 관객들은 두 분의 말처럼 잘 이별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글 :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랑희


<세월> 상영 후, 장민경(감독), 박희정(인권기록센터 사이/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와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저 접해왔던 수많은 참사와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피해자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진상 규명으로, 또 추모공간으로는 다 채워질 수 없는 피해자 유족의 삶을 고민하는 일이 결코 피해자 유족 개인의 일이 아님을 확인하였습니다. 참사의 결과가 똑같이 반복되고 사람의 죽음을 대체 가능한 자리 정도로 취급하는 사회가 되어가는듯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삶에 공감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열리고 변화의 씨앗이 내려질듯 합니다.

그리고 먼저 떠난 이의 기억과 의미를 깊이 고민하는 삶을 꼼꼼하게 살피고 공감을 체화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말로는 항상 안전사회가 오길 바라면서 내 곁의 삶과 나의 관계를 소홀하게 하지 않았나,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는 중 기록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도 되새겨 보았습니다.

오늘 자리가 피해자를 “위하는” 사회가 아닌 피해 사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게 하고 수많은 기록 활동가들을 응원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글 :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신석


26회 인천인권영화제 폐막작 <평등길 1110>의 대화의 시간은 몽(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인권운동사랑방)과 나비(성소수자부모모임)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국민동원 청원 10만 명이 성사되고도 심사를 미루는 국회를 향해 11월 10일까지 답하라는 요구를 담아 부산부터 서울 국회 앞까지 한 달 동안 걷는 도보 행진의 이름이 영화 제목과 같은 <평등길 1110>이었습니다. 미류, 종걸 두 인권활동가가 평등길의 걸음을 떼었지만 그 길은 각자의 자리에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함께 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부산, 대구, 청주, 안산 지역의 네 편의 영상을 묶어 <평등길 1110>을 제작하게 되었다는 몽의 소개로 대화의 시간을 열었습니다.

청주 편에 출연한 나비는 아들 한결과 성소수자부모모임 활동을 통해 사회의 차별을 다시 깨달았고, 변화와 새로움을 꿈꾸는 것이 힘들지만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나비에게 있어 평등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고 드러내도 비난받지 않는 안전한 사회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몽은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의 곁에서’ 함께 싸우겠다는 태도,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라 내가 중심을 잡은 상태에서 연대하는 관계가 우리가 만들고 싶은 평등의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의 평등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관객들도 오픈 채팅방을 통해 각자가 생각하고 느끼는 평등에 대한 감각에 대해 글을 남겼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이후를 그려보았습니다. 몽은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차별이 무엇인지 인지하게 되고 자신의 경험에 차별이라고 이름 붙이고 법을 근거 삼아 자신의 권리를 말하고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에 이들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려내기 위해서 반 차별 운동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겠다고 합니다. 나비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정치가 미루고 있지만 이미 임계점이 임박했고 세상은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2년 6개월 후 소방공무원을 퇴직하는데 예수님처럼 전국을 돌며 평등의 말들을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함께 한 관객들은 우리가 함께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마음, 내가 겪은 차별이 다른 이들의 차별의 경험과 닿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나’일 수 있는 평등한 사회를 곧 만들 수 있을 것이고, 평등의 감각을 확장하는 곳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글 :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랑희



26회 인천인권영화제 폐막식은 영화제 활동가로 올해 처음 합류한 띵, 런트, 3년째 참여한 아름, 그리고 성소수자부모모임의 나비 활동가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습니다. 수어 통역사 조유나, 나윤주 선생님 두 분께서도 수어 통역을 위해 함께 자리했습니다. 올해 영화제가 주목한 또 다른 인권의 얼굴로서 나비 활동가는 그동안 인천인권영화제와 함께 연대해온 소감을 나눠주었습니다.

“시간의 겹, 당신의 곁: 돌아보다”라는 기조로 4일 동안 치러진 영화제에 대한 결산 보고가 있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영된 총 12작품과 8번의 대화의 시간에 방문한 관객, 게스트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상영관 밖 컬처 팩토리에서 진행된 다양한 행사와 전시도 소개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의미로 여러 활동가들이 손수 만든 가랜드를 펼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표적 정리해고 금지” 가랜드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을 응원하는 릴레이 단식농성장,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농성장으로 각각 보내질 예정입니다.

이후 영화제를 준비해온 활동가들이 모두 나와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아름다운 품앗이’로 도움을 준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심지 활동가도 폐막식에 함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천인권영화제의 슬로건인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를 관객과 함께 외치며 26회 인천인권영화제의 폐막을 선언했습니다.

글 :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아름


26회 인천인권영화제 소셜펀치 후원함
인천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 인권감수성 확산, 인간을 위한 대안영상 발굴을 목표로 합니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무료상영의 원칙을 지키고 싶습니다.

“꺼지지 않는 저항의 스크린을 함께 펼쳐주세요”
https://www.socialfunch.org/inhuriff26th
이 후원함은 2021년 12월 26일에 종료됩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2-641-815834 김랑희
인천인권영화제 www.inhuriff.org inhuriff@gmail.com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032-52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