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앨리스: 테이크 Edhi Alice: Take

김일란 l 2024 l 다큐멘터리 l 130분 l 한국어 한국수어 한국어자막해설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현장에서 밀려난 조명감독 앨리스가 자신의 몸을 마주하는 시선에서 출발하여, 또 다른 주인공 에디가 몸의 새로운 감각을 체험하는 여정으로 전환(Transition)된다. 전환의 서사는 한 개인의 생애사를 넘어 관계와 몸, 공간의 감각까지 포괄하는 영화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에디앨리스:리버스>는 에디에서 앨리스로, <에디앨리스:테이크>는 앨리스에서 에디로의 서사로 구성되며 트렌스젠더의 트랜지션을 영화의 트랜지션 안에서 감각하고 조명한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는 순간 영화의 ‘전환’은 트렌스젠더의 전환(Transition)과 연결되며 감각된다.

시놉시스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현장에서 밀려난 조명감독 앨리스가 자신의 몸을 마주하는 시선에서 출발하여, 또 다른 주인공 에디가 몸의 새로운 감각을 체험하는 여정으로 전환(Transition)된다. 영화는 두 인물의 관계를 영화적 구조 안에서 설정하고, 영화 만들기라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인지하게 만든다. 전환은 한 개인의 생애사를 넘어, 관계와 몸, 공간의 감각까지 포괄하는 영화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Synopsis

Edhi Alice: TAKE begins from the perspective of Alice, a gaffer pushed out of the field, as she confronts her own body, and transitions into the journey of another protagonist, Edhi, who discovers a new sense of embodiment. The narrative of transition expands beyond a personal life story to encompass relationships, bodily experiences, and the sense of space, becoming a cinematic transformation. In the two versions of Edhi Alice, “REVERSE” and “TAKE,” a single story unfolds in two directions, deepening the meaning of transition.

| 개막작 |

감독 : 김일란
제작연도 : 2024
장르 : 다큐멘터리
언어 : 한국어 한국수어 한국어자막해설
상영시간 : 130분

상영일시 : 2025.12.2.(화) 오후 7:00
상영장소 : 영화공간 주안 4관

대화의 시간
개막작 에디 <앨리스: 테이크>의 대화의 시간은 
이야기 마당으로 12월 7일 3시에 영화공간 주안 3관에서 진행됩니다.
김일란 감독
앨리스 주인공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기선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작품해설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현장에서 밀려난 조명감독 앨리스가 자신의 몸을 마주하는 시선에서 출발하여, 또 다른 주인공 에디가 몸의 새로운 감각을 체험하는 여정으로 전환(Transition)된다. 전환의 서사는 한 개인의 생애사를 넘어 관계와 몸, 공간의 감각까지 포괄하는 영화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감독은 이 영화를 ‘마주침’의 영화라고 말한다. 두 개의 세계로 나뉘어 있는 것들, 시간과 공간, 안과 밖, 낮과 밤, 현실과 재현, 영혼과 몸 그리고 에디와 앨리스가 마주치는 순간, 양극점이 서로 얽히면서 트랜지션이 발생한다. 이때의 트랜지션은 하나의 방향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든 흐를 수 있는 잠재성의 시간이자 공간이다. 영화의 트랜지션이 다양한 변화를 품고 있듯이,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 또한 모든 방향성을 가진다는 선언이다. 정체성은 하나의 완성된 상태가 아니며, 찰나이자 반복되는 경험이 겹겹이 쌓이며 유동적으로 구성되기에 이 마주침과 전환의 리듬을 변주하며 <에디 앨리스: 리버스>는 에디에서 앨리스로,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앨리스에서 에디로의 서사로 구성된다.

로그라인이 “트랜스젠더는 영화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트랜지션’이라는 개념을 에디와 앨리스라는 구체적인 얼굴을 통해서, 영화의 필름-디지털 이미지-추상적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서 사유하고 감각하게 한다. 감독은 편집에서 잘려 나간 쇼트들과 삭제된 데이터, 선택되지 못한 씬들이 엔딩 스크롤이 끝나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영화 주변을 부유하는 상상을 한다고 한다. 이 부유하는 것들에 대한 가능성을 신뢰하는 영화의 선언이자 영화적 선언이며 확장하는 사유의 출발이 되고자 한다. 영화와 연결된 이 형이상학적 이미지들은 자르고 붙이고 연결되고 흐르며 전환의 감각을 새긴다. 그럼으로써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고 나무를 심고 수술을 준비하는 에디의 일상과, 몸의 치수를 재고 여탕의 입구를 두려워하고 춤을 추는 앨리스의 삶이 사유 속에서 감각된다.

넝쿨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인권해설

“사람 몸은 정답 없다, 내 젠더는 내가 안다”

국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을 맞아 11월 22일 이태원 광장에서 집회 및 행진이 개최되었다. 5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위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맞다. 사람 몸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몸은 다양하고 개성적이며 그 하나하나가 다 존엄한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 영화에서 에디와 앨리스의 몸이 다르듯이. 그리고 그 둘의 여정과 같이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몸과 불화하며 때로는 전환 과정을 통해 몸을 바꾸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의 몸과 화해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트랜스젠더의 삶이다.

하지만 특정한 원칙과 하나의 기준을 내세우는 국가는 끊임없이 대우받을 가치가 있는 몸과 그렇지 않은 몸을 나누고, 기준에 맞출 것을 강요한다. 외과적 수술을 거쳐 생식능력을 없애야만, ‘반대 성별’의 신체 외관을 갖추어야만, 자신의 신체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자녀를 낳지 않은 트랜스젠더만이 국가에 의해 ‘진정한 성전환자’로 인정받고 자신의 성별을 법에 의해 인정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단일한 기준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지금도 수많은 트랜스젠더가 지긋지긋한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수술은 하셨어요? 언제 하실 거예요?’

그 납작한 질문이 지워버리는 트랜스젠더의 다양한 몸들을 언젠가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외과적 수술 없이도, 혼인 중에도, 자녀가 있어도, 미성년자여도 성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성별인정법의 제정, 경제적 이유로 인하여 자신의 몸에 대한 전환을 포기하지 않도록 성확정 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다양한 성별정체성과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차별금지법의 제정, 화장실, 목욕탕 등 성별에 따라 분리된 공간을 트랜스젠더가 어떻게 차별 없이 이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학교 현장에서의 다양한 성별에 대한 교육, 이분법적 성별을 표시하고 차별을 만드는 주민등록번호와 신분증 개선. 하나하나가 얼핏 복잡하지만 이 모든 과제는 연결되어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 트랜스젠더의 삶이 온전히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이루기 위한 가장 첫걸음은 많은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의 실제 여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영화에서 그려진, 수술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수술 후 자기 몸의 색다른 감각을 체험하는 에디, 자신의 몸을 마주하고 춤을 추며 목욕탕에서 여러 감정이 섞인 눈물을 흘리는 앨리스. 이 둘의 이야기는 지금도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트랜스젠더들의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이들이 그리는 단편적인 트랜스젠더의 이미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고민과 슬픔, 웃음과 즐거움을 품은 다양한 존재로 트랜스젠더를 이해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란다. 이 영화는 그러한 변화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박한희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에 공동대표로 있으며,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비수술 트랜스젠더로서 더 많은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회에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횡단하는 영화적 신체들의 응답: <에디 앨리스>

윤슬. 물에 비친 햇빛이나 달빛의 일렁이는 이미지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에디와 앨리스라는 두 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의 일상이 비대칭적으로 응답하듯 교차하는 <에디 앨리스>는 물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에디와 앨리스가 직접 방문하는 목욕탕과 바다의 출렁이는 물뿐만 아니라 그들의 침잠된 인식과 지각을 떠오르게 해 포착하려 할 때 영화는 파랗거나 빨갛고 때로는 휘말리며 보라색이 되기도 하는 일렁이는 물결의 이미지를 삽입하며 다른 장면으로 전환한다. 이때 그들의 신체 이미지는 반짝이며 일렁이는 윤슬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윤슬이 자연적인 빛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빛에 의해서도 생성되며 각도와 강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자연의 빛에서부터 화학적 빛, 그리고 전기적 빛으로 전환되며 꾸준히 어떤 형상과 세계들을 떠오르게 하려고 해온 것처럼, 트랜스젠더의 신체 이미지와 감각은 개인의 경험과 욕망, 공동체의 성소수자를 향한 정동, 친족체계, 해부학과 생물학 같은 과학의 지식체계, 의료기술, 영화적 신체를 횡단하며 구성된다. 트랜스젠더 영화학자 엘리자베스 슈타인복은 트랜스젠더와 영화 모두 절단과 봉합, 단속과 접속, 비가시와 가시의 경계를 넘나들고 간격과 균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신체 이미지에 애착을 갖고 반복적으로 탐험한다는 측면에서 트랜스(젠더)필리아와 시네필리아를 교차시킨다. 그리고 트랜스(젠더) 영화를 ‘아른거리며 반짝이는 이미지(shimmering image)’로 이론화한다. 트랜스젠더 신체가 일련의 젠더규범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그 연결을 잘라내듯이 영화 역시 지시대상의 흔적을 수용하면서도 그 인과적 연결을 반복적으로 끊어낸다. 이는 비유법이 아니며 중첩되고 횡단하는 신체의 존재론이다.

<에디 앨리스>는 에디와 앨리스라는 두 주인공, 카메라 앞과 뒤, 프레임 안과 밖, 제작진과 주인공, 가시와 비가시, 존재와 비존재의 사이를 지속적으로 전환하고 어긋나면서도 응답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김일란 감독은 이 전환과 횡단을 완성된 작품과 관객으로까지 확장한다. 이미 먼저 공개된 <에디 앨리스: 리버스>는 서사적으로 두 주인공 중 에디가 먼저 등장한 반면, 이후에 공개된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앨리스가 먼저 등장한다. 같으면서도 다른 이 두 영화는 관객들이 서로가 본 것의 간격에 대해 대화하기를 요청하는 동시에, 현재 비가시화되어 있지만 잠재해 있는 프레임 바깥의 수많은 트랜스(젠더) 영화-신체들을 호명하고 공명한다.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상호 부름은 두 주인공의 서사에서도 중요하게 작동한다. 두 주인공은 각자의 일상에서 새로운 전환과 재접속의 사건을 맞이한다.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에디는 9년의 오랜 고민 끝에서 태국에서 성별 전환 수술을 받기로 한다. 성정체성의 혼란과 사회적 차별 속에서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던 중년의 조명감독 앨리스는 무용을 배우며 자기 몸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조명기의 앵글과 화각의 변화에 따라 가시와 비가시 영역을 주조해 냈던 것처럼 그의 춤추는 몸은 전환의 움직임을 새긴다.

<에디 앨리스>에서 관객들이 신체적으로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는 장면은 아마도 에디가 성전환 수술 직후 질 협착을 방지하기 위해 피가 흐르는 고통 속에서 성기에 확장기를 넣는 장면일 것이다. 영화는 에디의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의 클로즈업과 확장기를 성기에 넣는 장면을 스크린 위에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고통을 전시하기 위한 장면이 아니다. 이 장면은 두 측면에서 비가시를 가시화한다. 우선 수술이라는 그 자체의 사건을 넘어서 그 이전과 이후의 시간을 시각화한다. 에디는 수술 전에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몸을 어루만진다. 그는 그 몸으로 살아왔던 촉감을 기억한다. 기억하기는 한편으로는 망각과 단절을 포함한다. 여기에 수시로 자르고, 붙이고, 관리되는 필름의 이미지가 삽입된다. 더 중요하게는 수술 후 돌봐야 할 신체, 변화에 열려 있는 신체에 대한 감각적 지식이다. 수술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전환이 그들의 삶에 놓여 있다. 한편 영화는 관객들이 가장 긴장하고 집중하고 있을 이 민감한 장면에서 카메라를 제작진 쪽으로 전환한다. 두 번째 비가시의 가시화다. 에디는 고통 속에서도 제작진과 농담을 하며 이 장면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상의한다. 그리고 그 상의의 주체 중 한 명으로 영화현장에서 조명을 담당하고 있는 앨리스가 보인다. 가시화된 공간에만 트랜스젠더가 있지 않다는 것, 언제나 그 바깥으로 우리의 비전과 상상력을 전환하고 횡단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영화의 존재론 아닌가.

조혜영

영화평론가이자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영상문화기획단체 ‘프로젝트38’에서 동료들과 함께 페미니즘·퀴어 영화를 소개하는 팟캐스트 ‘38페이지’(www.youtube.com/@o.project38)를 운영하고 있다.

 * 본 리뷰는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발간한 《크리티스 초이스: 에세이 시대》에 실린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김일란 감독


감독

김일란 Kim Ilrhan

영화가 여전히 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다양한 인권침해 및 국가 폭력 현장에서 목격자로서 영상을 기록하고, 그것을 통해 말 걸기를 시도해왔다. 퀴어 페미니스트 미디어 그룹 연분홍치마의 활동가로, 인권운동가이자 영화감독,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노라노>(2013)의 각본을 비롯해서 <마마상>(2005), <3xFTM>(2008), <두 개의 문>(2010), <공동정범>(2016), <에디 앨리스 : 리버스 / 테이크>(2024)를 연출, 공동연출했다.

INTRO

“트랜스 젠더는 영화다”

<에디 앨리스>는 <에디 앨리스: 테이크>와 <에디 앨리스: 리버스>라는 두 개의 같지만 서로 다른 버전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영화프로젝트입니다. <에디 앨리스>는 ‘트랜스 젠더는 영화다’ 라는 명제 아래 제작된 프로젝트로 제작진은 다양한 관객들과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해가고자 합니다.

연출의도

‘트랜지션은 무엇인가?’

작품의 주인공인 에디와 앨리스는 모두 인권활동을 하며 만났다. 트랜스젠더 청소년을 위한 인권단체인 띵동에서 활동하는 상담사 에디. 미디어 업계에서의 성소수자 실태조사를 하며 만나게 된 조명감독 앨리스. 나는 그녀들과 웹예능과 웹드라마를 제작했고, 제작 현장에서 그녀들이 하는 이야기는 영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에디는 늘 자신을 트랜지션 중이라고 설명하는 반면 앨리스는 자신은 트랜지션을 끝냈다고 말하곤 했다. 트랜스젠더들이 말하는 트랜지션은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에 부합하는 외모를 갖기 위한 호르몬이나 성기 성형수술과 같은 의료적 변화과정,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는 사회적 변화과정, 법적 성별을 획득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과정 등 광범위한 일련의 활동들의 스펙트럼을 뜻하곤 하는데, 많은 경우 여성에서 남성으로 혹은 남성에서 여성으로라는 선형적인 방향의 변화로 인지되곤 한다. 그러나 에디와 앨리스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발견한 트랜지션은 선형적인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트랜지션은 아주 찰나의 어떤 순간이면서, 동시에 비선형적으로 반복되어 돌아오는 경험이기도 했다. 그 경험들은 마치 레이어되듯 켜켜이 쌓여 한 사람의 정체성을 무한대로 구성해가는 감각에 가까웠다. 나는 그녀들이 말하는 트랜지션이 어떤 방향으로든 흐를 수 있는 잠재성의 시간이자 공간으로 느껴졌다. 영화의 트랜지션이 다양한 변화를 품고 있듯이,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 역시 모든 방향성을 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영화의 정의와 미학적 성취에서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을 다르게 감각할 방식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에디 앨리스>는 다양한  ‘마주침’의 영화다 

두 개의 세계로 여겨지는 것들, 시간과 공간, 안과 밖, 낮과 밤, 현실과 재현, 영혼과 몸, 그리고 에디와 앨리스가 마주치는 순간, 차이들이 서로 얽히면서 트랜지션이 발생한다. 나는 이 트랜지션을 두 편의 영화에서 같지만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에디 앨리스: 리버스>에서는 에디에서 앨리스로 이어지는 서사에 있어 이 둘의 관계가 드러나는 순간에 주목한다. 이 찰나의 순간, 영화의 현실은 스크린을 뚫고 나와 우리의 현실로 확장된다.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앨리스에서 에디로 이어지는 서사에서 두 인물의 관계를 먼저 설정하고, 영화 만들기라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인지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영화적 경험을 구성해보려 하였다. 결국, 본 영화는 하나의 쇼트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 – 한 쇼트 이후 어떤 쇼트가 오느냐에 따라 드러나고 물러나게 되는 이야기와 이미지들에 대해 질문이다. ‘두 편의 영화, 하나의 프로젝트’라는 본 상영실험은 이러한 질문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위한 방법론이다.

영화의 엔딩스크롤이 올라가고 나면 영화는 정말 끝나는 것인가? 나는 편집해서 잘려나간 쇼트들과 삭제된 데이터, 선택되지 못한 씬들이 엔딩스크롤이 끝나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영화 주변을 부유한다는 상상을 한다. <에디 앨리스>는 이 부유하는 것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 확장된 가능성을 신뢰하는 프로젝트다. 부디, 본 영화가 끝이 아니라 상상과 사유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Credit

제작 · 퀴어 페미니스트 미디어 그룹 연분홍치마 Queer Feminist Media Group
프로듀서 · 조소나 Jo Sona
연출 · 김일란
조연출 · 권오연 Kwonhyeon
출연 · 에디, 앨리스 Edhi, Alice
촬영 · 허철녕 HeoChulnyung, 정새별 Jeong Saebyeol
편집 · 김산, 이학민 Kim San, Lee Hakmin
색보정 컬러리스트 · 최미나 Choi Mina
음악 · 고은하 Koh Eunha
배급 · 시네마 달 Cinema D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