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정기상영회 스케치
올해 인천인권영화제 첫 정기상영회가 지난 5월 16일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렸습니다. 희망버스와 한진중공업 투쟁을 담은 <버스를 타라>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 단편을 상영했는데요. 상영 후에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박태준,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그리고 “연대의 아이콘” 손지후 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영화 이후 최근의 상황들을 전해 들었어요. 한진중공업에는 복수노조가 생겼고, 사측이 약속했던 생계비 지급을 미루거나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현실 앞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쌍용차는 얼마 전 22번째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 많은 이들이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며 대한문 분향소로 하나둘 모이면서, 쌍용차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는 비단 한진중공업, 쌍용차뿐 아니라 도처에서 노동자들을 갈 곳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희망버스처럼, “일하고 싶다”는 외침에는 늘 연대하는 이들이 함께 해왔는데요. GV 시간에는 특히 ‘연대’의 의미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연대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가?”, “결국 당사자들이 포기하면 끝나는 싸움이 아닌가?”, “투쟁하는 이들, 연대하는 이들은 언제나 옳은가?” 하는 고민에서부터 “연대를 하면서 나 자신이 먼저 바뀌게 된다”, “희망버스는 노동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거대한 소통의 장이었던 것 같다”, “연대를 통해 사회의 무감각함을 깨부수고, 사회 구조나 우리의 생각을 점점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까지 뜨거운 말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꿈틀거리는 마음과 더불어, 정리해고 문제가 단지 ‘그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