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여자들 💬

감염된 여자들 Nothing Without Us: The Women Who Will End AIDS 스크린샷

감염된 여자들
Nothing Without Us: The Women Who Will End AIDS

감독 : 헤리엇 허손
제작연도 : 2017
장르 : 다큐멘터리
나라 : 미국
언어 : 영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68분

상영일시 : 2019.11.22(금) 19:30 / 23(토) 17:5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4관(금) 3관(토)




기획의도

혐오세력에게 만연한 ‘남성동성애=항문성교=에이즈’ 라는 가짜뉴스 등식은 남성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 뿐만 아니라 여성 감염인의 존재를 지워버린다. HIV/AIDS 여성 감염인은 전세계적으로 50%가 넘으며 이들은 남성 감염인과 다른 방식의 의료적/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은 질병에 따라오는 낙인과 남성중심으로 설계된 지원 체계에서 배제되곤 한다. 영화를 통해 이런 배제의 역사를 자신의 삶으로 끌어당겨 인권의 역사로 만들어가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 곳곳의 멋진 여성들의 역사쓰기를 보다보면 에이즈와의 싸움을 끝내는 여성들의 역사의 한켠에 함께 있고 싶어진다. 그 동참을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감염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_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넝쿨




대화의 시간 요약

이 작품은 혐오의 논리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작품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비가시화된 HIV/AIDS 감염인 여성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인권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리없이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외치는 세계 곳곳의 여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에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감염인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조차 어렵습니다.

국내에 ‘후천성 면역 결핍증 예방법’이 87년도에 만들어졌고, 공포와 혐오에 기반해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을 마치 범죄자를 색출해 내듯이 찾아내고 전염을 막겠다는 기조로 만들어졌습니다. 국가에서 감염인을 ‘관리’하는 방식은 특히 직업 제한이나 이민 정책에서 성차별적이라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의학적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일찍 알게되고, 복약을 하며 관리를 하면 바이러스 수치를 줄이고 만성질환과 같은 상태로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80년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부분의 감염인들에게는 ‘성적낙인’이 찍힙니다. 감염인은 ‘문란한 성생활’을 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이는 (특히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이 ‘내 잘못이니, 내가 감당해야한다’라는 내적 낙인으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성적 낙인을 없애려면 많은 이와 많은 섹스를 하는 것이 나쁜일이 아니라는 전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객체로 대상화 되고 성적인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상황입니다. 여성 감염인의 경우 폭력적인 관계 안에서 남성파트너로부터 전파를 경험하고, ‘이 사람을 떠나서는 아무도 만날 수 없다’는 절망감에 그 상황을 견디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젠더폭력이 ‘HIV감염의 원인이자 결과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여성감염인은 자신을 드러낼 수도 없는 현실 안에서 자신의 요구를 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벽없는 성교육, 성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정말 특수한 사람을 위한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 모두를 위한 정책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나 편견과 차별받는 이들에 대해 장벽없는 정보를 만들고 제공하며, 혐오와 편견 없는 성교육의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모두가 성병 예방과 HIV에 대해 배우고, 이 병이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와 의미, 그리고 감염인들과 관계맺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여성감염인의 생존과 연결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대화의 시간 기록

일시 : 2019년 11월 22일 오후 8시 40분
장소 : 인천 영화공간주안 4관
게스트 : 타리 (장애여성공감,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SHARE)
수어통역 : 장진석




넝쿨
안녕하세요. 저는 대화의 시간 사회를 맡은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넝쿨입니다. 게스트인 타리님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타리

네. 저는 장애여성공감과 HIV에이즈 인권활동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타리라고 합니다.
최근 성적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SHARE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넝쿨

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멋진 여성들이 많이 나와서 저 여성들의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이분들 곁에 설 방법이 무얼까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함께 살아가는 여성감염인의 삶을 상상해보는 시간 갖는 것이 첫걸음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여성 감염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길 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의 인상적인 여성들 중 ‘카트리나’ 기억하시죠? 수감되어있던 여성인데 사회로 나오시고 나서 감염인 여성 인권을 위해 운동하는 활동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HIV에이즈가 게이암, 남성 동성애자 질병 이라고 알려지면서 남성동성애자를 향한 혐오를 생산한다고 생각했는데 여성감염인을 배제한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혐오의 논리라고 하는게 남성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소외시키는 그런 논리로 작동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며 이 분의 활동과 역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각자 맘에 남는 인물이나 장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타리님은 어떤 장면이나 인물이 맘에 남으셨나요.


타리

넝쿨님 말씀처럼, 혐오의 논리가 어떤 효과를 가지는가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게 본 작품의 장점같습니다. 제가 HIV인권 활동에 참여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초반에 진단받지 못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의 상황을 이 다큐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현대에서 HIV에이즈 운동하는 이들에게 배움과 영감을 주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찍은 다큐인데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성감염인의 운동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큐 작업자에게도 박수를 주고 싶습니다.

‘카트리나가 멋있다’라고 생각하며 추가적으로, 루이지애나주에서 활동하는 목사님이 멋있었고, 그 전에 갑자기 주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데, 드레드 머리한 분. 위험한 섹스를 통쾌하게 이야기한, 위험한 섹스는 감염인의 섹스, 콘돔 없는 섹스라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위험에 대한 재정의, ‘교차로 한 가운데서 섹스 하는 게 위험하다. 몸무게 나가는 이가 샹들리에에 매달려서 하는 게 위험한 게 아니냐.’ 이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활동가의 자세가 무엇인가에 대해 특별히 영감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하면서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지막에 나이지리아에서 감염인 청소년들이 모여서 이들을 위한 성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피임을 불법화하는 나라, 임신 중지를 불법화하는 나라’에서 성건강을 지키는 게 얼마나 당사자의 건강을 박탈하는 것인가를 알리는 여성감염인과 청소년의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넝쿨

말씀하신 대로 마지막에 나온 데이지씨의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감독이 이 분 인터뷰를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알면서도 뿌듯한 그런 느낌. 멋진 여성이 많았고 그들이 많았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HIV감염인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삶을 유지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 감염인을 생각하게 된 것도 ‘그렇구나’ 했는데 청소년 감염인도 사실 자연스럽게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런 생각을 못하고 살았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염인하면 게이를 생각하거나 여성감염인이라고 하면, 올해에서 4월에 그런 기사가 있었는데… ‘충격!’ ‘성매매 여성 에이즈 퍼뜨리고 숨져!’ 이런 식으로 자극적으로 뭔가.. 소비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 처럼 묘사하고. 이런 자극적인 기사 외에 HIV감염인 여성을 상상할 수 있는 문구를 접해본 적이 있나? 하는 질문이 듭니다. 범죄자 라는 느낌으로 감염인 여성을 규정하고 ‘성매매여성, 문란한 사람’ 이런 식으로 기사를 접한 것 같아요. 다양한 삶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감염인의 삶이 상상이 안되고.. 내가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그래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 우리 사회에 혐오가 만연하고, 남성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뿐만 아니라 질병을 혐오시키며 감염인을 범죄화 시키거나 혐오하는 논리가 만연한데, 생각뿐 아니라 살아가는 조건 안에서도 많은 작용이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혐오가 작동하는 제도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일이 있었어? 하는 포인트가 있을 것 같은데…질문을 장황하게 하다 보니 길을 잃었는데요 하하. 원래 하려던 질문이 낙인효과가 있는 차별적 혐오방식이 실제로 제도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한국에서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합니다.


타리

일단은 이 자리에 국내 제도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모르는 분께 말씀 드리자면, 우리나라에 후천성 면역 결핍증 예방법이 87년도에 만들어졌어요. 에이즈가 인류에게 발견된 게 80년대 초반이고, 에이즈 단독인 법 제도를 만드는 나라도 있고 감염병 법안 안에 새롭게 추가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전반적인 법에서 HIV/에이즈를 추가하는 방식이에요. 에볼라라던가 그 전에 없던 질병이 나타나면 포함하는. 그런데 유독 HIV/에이즈에 대해서는 특별법을 만든거죠. 이것이 반증하는 것은 그 시대 당시에 HIV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심했고 80년대 에이즈 패닉이라고 불릴만큼 심각했습니다.

저 초등학생 때를 생각해봐도 에이즈라는 말을 너무 많이 사용했던 거죠.

‘손을 씼었니? 안씻으면 에이즈.’ 이런 캠페인에 에이즈를 활용 할 정도로 무서운 수사로서 활용을 했습니다.

이 질병에 감염된 사람은 단지 십수명이었는데도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 ‘1위는 암, 2위는 에이즈’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질병 에 관련하여 이상한 나라였죠.

이 법이 만들어지며 범죄자를 색출하듯 바이러스를 가진 자를 색출하고 관리하여 병을 없애겠다는 기조였으나 지금은 정책이 변해서 감염인들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알게 되면 바로 치료제를 먹을 수 있게 되고 그러면 몸에 바이러스가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러서 전파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되었는데, 인식은 과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 정책으로 봤을 때 해당 법에 직업 제한 또한 있습니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은 HIV테스트를 의무적으로/정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를 왜 만들었을까요? 여성이 전파 매개라고 생각한 것이죠. 지금까지 이 조항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병이고 콘돔을 쓰면 예방할 수 있는데…

가장 모순적인 것은, 성매매는 불법이라 콘돔 사용이 불가해요. 그런데 성관계를 할 것이라고 상상되는 유흥업 종사자에게는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거죠. 보건적인 관점에서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여성 종사자도 누구에게서 전염이 되는건데 단지 전파 매개만 하는 조건으로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죠. 단지 일을 못하게 하는 이런 방식으로 여성종사자의 취업만 제한하는 방식으로 예방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예방 효과가 없을 뿐더러 누군가가 일할 수 없도록 하는 점에서 성차별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HIV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성차별과 연결되었을때 어떤 효과를 내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80년대에 전파 경로를 모를 때 성관계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이라면, 전염기회가 많은 이가 감염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감기처럼, 건강이 피곤하거나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전염 기회가 많습니다. 성관계를 직업적 이유로 또는 나이나 젠더나 종사 상 지위 때문에 콘돔 협상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보호하고 예방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 사람을 낙인 찍는 것 밖에 정부가 하는 게 없습니다.

또 하나는 이주정책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결혼이주 여성이 비자를 받으려면 F6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를들어 엔터테인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주로 본인이 가수를 하고싶어서 엔터테인 비자를 받을 경우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성판매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E6비자가 있는데 이 비자를 받으려면 HIV테스트를 의무적으로 해야합니다.

정부는 이 여성들은 ‘성관계를 할 것이다.’라고 상정합니다. 결혼 또는 유흥업 종사자라는 전제는 갖고 있는데, 생활하는 환경을 바꿀 생각 없이 이 여성을 걸러내면 예방이 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거죠. 이건 이주민 정책-위험한 사람을 거르자-과 같이 이 질병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결합되어 정책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넝쿨

이 이야기를 사전에 들으며 화가 난 부분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정기적으로 강제 검사 받는 것, 여성 종사자만 검사를 해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해당 조항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모든 이 가 검사를 받는 게 아니라 여성만 한다는 것이죠. ‘뭐지??’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런 것들이 ‘여성이라서’ 라는 단서가 붙는 차별이라고 생각되고 이미 만연한 것 같습니다.


타리

기본적으로 강제 검진인데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전문가가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지 않은지, 예방 효과가 없고 감염인을 테스트로부터 멀어지게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건강을 해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점에서 여성 종사자만 검사한다고 해서 이를 예방할 수 없으며 비과학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비의료적이고 성차별적입니다.


넝쿨

검진 뿐만 아니라 일상적 어떤 관계 내에서나 감염인을 상상하는 방식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감염인이기 때문에 받게 되는 차별은 여성 스스로도 주춤하게 만듭니다. 여성감염인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HIV에이즈가 섹스를 통해 전파된다는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럼 섹스를 하는 사람은 문란한 여성? 문란한 여성이 걸리는 병? 이라는 느낌으로 낙인 찍히는 거죠. 그런 느낌의 질병이기 때문에 더 많은 차별의 레이어가 있고 그 레이어는 여러 층일 것 같습니다. 관련된 연구를 하셨다고 하는데 연구하시며 여성들이 어떤 차별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는지 사례를 이야기해주세요.


타리

일단은 기본적으로 모든 감염인이 가지게 되는 낙인은 성적낙인입니다. 익명의 사람과 섹스 하는 걸 범죄 시 하는 게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원나잇이 문제일까요?

다양한 사람과의 섹스를 잘하려면 구체적인 대상과 목표를 설정하고 리스트 작성을 통해 전략적인 접근과 더불어 일상의 유지와 목표를 조화시키는 등, 교육과 정보, 훈련이 필요한데, 스스로 학습도 필요하고 경험자도 만나고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 기회가 없는 것과 이것을 하고 싶은 이와 혹은, 내가 사귀고픈 이가 문란한 섹스를 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등의 다양한 시각의 모든 이에게 이롭지 않은 상황을 야기합니다. HIV/에이즈 운동이 가장 중요하게 제기하는 지점은 모르는 이와의 섹스 이전에 필요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 자체에 대한 모든 부담을 에이즈라는 편견이 부담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여성이 주체가 아닌 객체로 대상화되고 ‘여성이 위험이 많다.’고 여겨지며 성적인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상황인데요. 성적낙인을 없애려면 많은 이와 많은 섹스를 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전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게 사회 다양성에 기여하는 일입니다. 그럼 이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을 하자는 시작을 해야 할 텐데…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 모든 부담을 지고 가는 것 자체가 차별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감염인들의 서사가 ‘질병의 모든 부담은 나에게 있는데, 사실 나는 많은 성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여성감염인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때 접근 가능한 여성의 한계도 있지만, 예를 들어 감염인 자조모임에 나온 여성 또는 간호사에게 소개 받은 여성들을 인터뷰하게 될 때 대부분 남성 파트너로부터 감염이 된다고 합니다. 그랬을때 문제는, 파트너와의 관계가 영원하지 않잖아요. 내가 이 사람에게 전파를 경험한 건데, 그래서 미안해 할 법도 한데 이 관계에서 역전되는 일이 없다는 거죠. 남성은 미안해하지 않고, 애초에 미안해하는 사람이었으면 예방조치도 할 수 있고 소통도 가능할 테고 관계도 달랐을 텐데, 심지어 ‘이 사람을 떠나서는 아무도 만나지 못한다’는 절망 때문에 폭력적인 관계를 견디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데이트 폭력의 가장 위험한 징조는 고립입니다.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 사회적 관계가 단절이 되고 이것이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국내에서는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어서는 안된다는 법은 유흥업 외에는 명시적으로는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직장 내 건강검진에 HIV/에이즈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싸움 의지를 잃는 경우도 있고요. 여성감염인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주변에 이야기했을 시 관계 단절이 연속되는 경험도 합니다. 밝히는 것 자체가 차별인데, 많은 성소수자가 이야기했듯이 커밍아웃을 못하는 것이 어떤 식의 억압을 가져오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감염인이 겪은 차별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공간이 병원입니다. 병원을 계속 방문해야 하고, 감염을 밝혔을 때 의료인들의 반응을 가장 먼저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여성감염인 같은 경우에 젠더폭력이라고 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과 같은 폭력을 경험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젠더폭력이 ‘HIV감염의 원인이자 결과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어떤 여성감염인 관련 행사에서 만나 이야기했던 분의 말씀 중에,

그 분이 성폭력을 경험한 후 목격자들도 있어서 경찰에 신고하고 검찰조사를 받는데 검찰이 피해자가 HIV감염인 이라는걸 가해자가 알게 된거에요. ‘저 여자는 감염인인데 설마 내가 그랬겠냐’라는 논리를 가해자가 펼치고, 검찰은 이 이야길 하는 순간 기소 중지를 했습니다. 검찰의 태도가 바뀌며 여성감염인은 피해자에서 범죄자로 시선이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감염인이 성관계를 했다는 걸 범죄로 인식하는 거죠. HIV/에이즈 관련한 차별적인 조항이 투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피해를 받았을 때 그것을 호소하기 어렵고 성적인 것과 관련될 때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론쪽을 살펴보면, 태국에서 마사지업을 하려고 오신 어떤 분이 갑자기 중태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HIV바이러스를 갖고 있었고 에이즈라는 병에 걸려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지적장애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살아갈 때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이유로 남성이 성매매 알선을 해서 범죄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당사자가 감염인이라는걸 알고도 조건만남을 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고 말았죠. 성매매 금지법에 걸려서 2중적인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성적낙인을 가진 여성이 일상을 영위하는 게 어렵고 빈곤상황에 처하며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성노동이나 성적인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일을 할 때 2중적인 범죄자가 되는 상황들이 한국이 여성 감염인을 법적으로 어떻게 대하는지를 알 수 있는 명시적인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넝쿨

사실 말씀하셨던 검찰과 관련된, 피해자를 가해자로 지목한 사건을 듣고 분노했는데요, 질병을 가진 사람을 범죄화하고 낙인화하면서 이 사람을 범죄자다 라는 낙인을 찍는 게 그냥 ‘여성감염인이 다 그렇다,’ 내지는 ‘이 질병을 가진 이가 다 그렇다.’는 것 보다 국가나 미디어가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성판매 여성은 문란하고 이들은 에이즈에 잘 감염되고, 전파행위를 하는 건 범죄고, 그래서 성판매여성은 범죄자고 이런식으로 짚어내는 거죠. 혐오논리라고 하는 게,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살았다면 매일 보는 기사에서 언급함으로 인해서 별 것 아닌 듯 한 이야기가 아주 두꺼운 혐오의 얼굴로 변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질병을 갖고 산다는게 본인에게도, 굳이 HIV/에이즈가 아니더라도 감기에 걸려도 아프니까 힘들텐데 이것을… 제가 길을 잃어서 돌아오면,

질병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내가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게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감염인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타리

그것이 사회적으로도 이롭죠.


넝쿨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고 ‘범죄자!’ 이런 느낌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영화에 나온 목사님이 직접 나가서 검진도 하시고 상담도 하고 활동을 하잖아요. 그걸하면서 ‘너에게 어떤 상황이 일어날 수 있고, 나는 어떤 상태니까 나에게 이야기해도 된다.’ 하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그걸 보며 우리(한국)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병에 관해 이야기할 때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국 상황은 어떤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타리

한국인은… 그런 태도로 접근하는 한국인이 별로 없고요.


넝쿨

저런 목사님이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타리

한국은 검진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검진을 왜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목사님은 정확하게 감염인의 인권과 건강을 위해 검진하는 거죠. 저 사람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싶어서요. 본인이 도움이 될거란걸 확신해서.

한국은 어떨까요? 검진 하는이가 국가입니다. 보건소에서 하고 있고요. 물론, ‘에이즈 퇴치연맹’이라는 곳도 있어요. 단체이름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싫은데요. 해당 단체에서 동성애자 사업부를 만들어서 ‘남성 동성애자가 지원 관리의 대상이다.’ 라고 윗분들은 생각하겠지만 저희는 ‘우리를 위해 돈을 써라’ 하는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종로, 부산, 이태원에 있는 해당 공간은, 그래도 동성애자 사업부라서 일하는 이들이 다 성소수자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필요한 것은 조기 검진과 익명검사라고 주장하는데요, 이것을 많이 늘리면 에이즈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험오세력은 익명검사가 문제라고 합니다. 익명검사를 하는건 접근권을 높이죠. 검사 과정에서 누군가가 무얼 밝히고 할 이유가 없는데 왜 HIV/에이즈 검진만 범죄자 색출하듯이 실명을 밝혀야하나요? 실명검사 폐지 권고도 많이 받았고, 익명검진을 하며 검진율이 올라가기도 하고, 조기검진도 꾀하는 것입니다.

접근성을 높이기위해 이 검사를 하는데 문제는 ‘조기에 발견하자.’ 라는 것도 감염인 입장에서는 내가 몸이 아프기전에 이걸 알면 치료제를 복용해서 약만 먹으면 남들 못지 않게 살 수 있다는, 만성질환을 가진이처럼 살 수 있다는 힘을 주고 희망을 주는 방식의 검진이 있을 수 있고. 한쪽에서는 ‘빨리 검진해서 퍼뜨리지 말자. 관리하자’ 이런게 조기의 뜻이기도 해요.

제가 참여하는 운동에서는 이 조기의 의미를, 감염인에게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식일 거고 익명검사는 익명으로 검사하는 건 좋으나 익명검사 이후에 감염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과연 정부는 뭘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생기는거죠.

낙태를 반대하는 자들도 비슷해요. 태아는 소중한데 태어나고 나서는 너 운명대로 살아라라는 태도죠. HIV/에이즈 테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HIV/에이즈도 강제검진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막 떠올려 놓고는 감염이 되면 신경안쓰는 태도예요. 전파를 막겠다는 목적인데 정말 비과학적이죠. 영화에서 목사님이 보여주는 것처럼, 감염인이 감염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테스트 방식이 과연 감염인의 삶의 맥락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감염인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테스트를 하고 감염인이라고 밝히며 사람들과 관계 맺을 수 있고 그럴 때 이를 통해 예방이 되는 것입니다.


넝쿨

HIV/에이즈 보균자여도 사실 꾸준히 약을 먹고 관리를 하면 타리님 말씀처럼 만성질환 보유자처럼 관리하며 살 수 있다는, 의학적으로는 그런 입장인데요.

‘약만 먹으면 된다.’라는 게 되지 않고 편견과 혐오에 시달리게 되는 고통이랄까 그런 게 있는 듯 합니다. 남들에게서 받는 시선에서 오는 어려움과 힘듦도 있지만 자기로부터 내면화된 낙인이 만드는 고통도 있을 것 같아요.


타리

2014년에 만든 HIV낙인지표조사가 있습니다. 유엔 에이즈에서 만든 것인데요. 각 나라마다 비교연구를 위해서 만들어졌고. 이 조사의 특징은 감염인이 직접 동료 감염인을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교육과 훈련을 받아서 다른 감염인들을 만나 ‘너는 어떤 낙인을 갖고 있고 무슨 차별 받고있니’ 조사 자체가 역량을 강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밝혀진 결과 한국에서는 내적인 낙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내가 잘못했다. 내 탓이니 넘어가야 한다.’는 게 가장 높게 나왔고 서유럽과 비교했을 때 서유럽이 내적 낙인이 가장 낮았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은 유교가 영향을 준 것 같은데요, 이게 스스로 수치심을 갖게 하는 어떤 지역적 특성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타지역보다도요. 한국에 있는 차별의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당사자의 모임이나 우리가 감염 예방의 주체가 되었을 때, 공중보건에도 우리가 스스로 기여할 수 있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에이즈를 끝장내는 여성들’이 원 제목인데 이것은 장애인 운동에서 나왔던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장애인들이 매번 전문가에게 몇급이라고 진단받고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대상이다가 주체가 되면서 이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이 구호가 HIV/에이즈 운동에도 영향을 준거죠. 감염인이 운동과 예방의 주체가 되었을 때 이 운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넝쿨

내면적 낙인 관련 자기역량강화가 중요하다는 말씀에 궁금점이 생깁니다. 국내에도 KNP+나 한국청소년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 같은 자조모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남성들이 중심이 되는 모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모임에 여성 감염인들도 많이 오는지 궁금합니다. 따로 여성 감염인 모임이 있는지요? 어디서 서로 만나는지 궁금합니다.


타리

한국에 등록된, 조사된 감염인 수는 만 이천 명인데 여성은 800명 정도 입니다. 아마 등록된 사람만 감염인일리는 없고 더 많은 이들이 있을텐데, 여성들이 테스트를 받기 더 어렵고 테스트를 받는 것 자체가 낙인이며 결과에 대해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이 더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감염인이라고 알고 있는 여성이 적기도 할 것이고요.

KNP+나 알, 이런 모임에 갔을 때 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의 사람도 있겠지만 주도적 역할은 성소수자들이 리더 역할을 합니다. 여성감염인 이야길 들어봤을 때 온라인 까페 같은 곳이 있어요. ‘저는 여성감염인입니다.’라고 인사말을 하는 순간, 숨어서 잘 안보이던 이성애자 남성 감염인들이 ‘만나자, 어차피 같은 처지 아니냐’ 이런 메시지를 보내온다고 합니다. 너무 질리고 지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아무튼 모임에 나가면 동성애자 남성이 리더 역할을 해서 이성애자 여성이 가지는 편안함이 있기도 합니다. 나를 성적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 자체가 주는 편안함. 일단은 파트너로부터 감염이 되고 여전히 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일 경우 이런 모임에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상적인 통제가 심각해서요. 여성자조모임이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구에 어떤 활동가가 만나는 감염인이 있다고 이야기 듣긴 했는데… 독자적 모임이 활발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독자적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입니다. 여성감염인이 주체가 되서 자신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모임이 만들어지면 그런 목소리를 내거나 같이 움직이는데 힘 보태고 싶습니다.


넝쿨

관객분들 중 같이 나누고픈 이야기나, 타리님에게 질문하고픈 이야기 있으시면 말씀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관객1

한국 같은 경우 에이즈에 감염되었을 때 국가로부터의 지원이 있는지.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 처음엔 약이나 치료가 없었다가 생긴 것 처럼 국내에도 그런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완치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지원하는 치료과정이 있을 텐데 그게 확실히 보장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에이즈에 걸리면 실제로 건강적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건 모르겠는데 취업이 어렵거나 그런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국가에서 에이즈 걸린 다음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셔서 궁금합니다.


타리

치료제는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HIV라는 바이러스를 갖는 것과 기회질환과 만나서 에이즈라는 질병이 되는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과거에는 에이즈라는 질병이 발병했을 때만 치료했는데 지금은 HIV 바이러스가 확인 될 때 부터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0에 수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으로 예전에 했던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치료제 같은 경우도 건강보험으로 커버 하고 있고 이것에 대해 본인 부담금도 신청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건 HIV뿐만 아니라 국가의 모든 감염병은 국가가 치료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제를 접근하는 건 한국 같은 경우 좋은 상황입니다. 국민건강보험도 있고.

문제는 국민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입니다. 난민, 미등록 이주민 등의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감염 이후에 만약 원래 하던 일을 못하거나 몸이 아파서 또는 편견 때문에 해고되거나 하는 경우에는 국내에 기초생활수급제도가 있습니다. 소득수준이 얼마 이하면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문제는 이 제도는 감염인의 가족이 돈이 많으면 부양의무자 제도 때문에 신청이 불가능합니다. HIV감염인은 특례조항을 통해서 노동능력과 부양의무제를 따지지 않고 받을 수 있습니다. 공공임대 아파트 신청도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가 유일한 복지제도 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국가가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기초생활수급제가 겨우 살아있게 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가 가족들로부터 완전히 고립되거나, 일을 할 수 있고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 해고될 때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게 유일한 선택지일 뿐입니다.

한국의 빈곤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영구임대 아파트에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 이 선을 넘어오지 않았으면 한다. 만나고 싶지 않고 섞여 살고 싶지 않다.’라는 것이고 이것은 감염인을 대하는 태도와 유사합니다. 이런 식의 차별적인 제도가, 차별철폐를 하지 않고 기초수급제도에만 의지하게 되는 것이 장애인 운동에서 이야기하는 시설에 격리하는 장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격리되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해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2

영화에도 나오지만 이야기 하셨듯, 성폭력이나 젠더폭력 이야기 뿐만 아니라 HIV에이즈 감염이 악화되는 관련성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여성감염인이 놓인 사회적 위치를 고려한 지원이나 예방책이 있는지 궁금하고, 없다면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드립니다.


타리

네, 정책대안이 필요하긴 한데요. 저는 의도적으로 제가 인권활동가로서 가진 태도이기도한데, 정말 특수한 사람을 위한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 모두를 위한 정책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초생활수급자를 만들어주는 제도가 반복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이 폐지되는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병 예방과 HIV가 무엇인지 배우고 예방을 위해 무얼 할수 있는지 아는 것, 그리고 이 병이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와 의미 등을 배우고 이들과 관계맺는 방법을 배우는게 여성감염인의 생존과 연결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SHARE에서 하고자 하는 일도 성교육, 성 상담을 장벽없이 하자는 것입니다. 특히나 편견과 차별받는 이들이 장벽 없이 올 수 있는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토대를 만들어야 하고, 정책이 만들어지려면 대상자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인수를 세고 예산을 묻는 게 한국이 정책을 만드는 방식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자기를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서 정책을 만들면 이상한 정책이 만들어질 뿐 입니다. 당사자가 자신의 요구를 말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넝쿨

SHARE에서 활동하고 계셔서 해당 공간에서의 활동을 질문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시다면?


타리

마무리는 광고로 끝나는 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세계에이즈의 날이 12월 1일 인데요, HIV/에이즈 감염인 인권 주간의 날을 정해서 이번 주 일요일부터 행사를 합니다. 서울역에서 ‘포지티브’라는 글자를 카드섹션으로 만드는 플래시몹을 합니다. 긍정적인 감염인이라는 뜻인데, 긍정적 감염인이라는 걸 하려는 이유는 ‘장애인도 좋은거다. 흑인도 아름답다.’ 라는 기본적인 자긍심의 정치이기도하고, 우린 차별 받는 피해자로서 문제제기를 해야 하지만 이 상황 자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우리의 인권을 사회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염인들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 합니다.

오후 1시부터 서울역에서 카드섹션을 하자.

일요일에 영화제인데 죄송해요…


넝쿨

일요일 1시에 서울역에서 카드 드시고 1호선 타고 인천 오셔서 오늘의 영화는 무엇인가 살펴보시면 스케줄이 꽉찬 하루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기왕 말 나온 김에, 나가시는 길에 데스크에서 인천인권영화제에서 올해 같이 나누고픈 굿즈들이랑 그런 걸 보여드리니 많이 후원해주시고, 타리 님의 인권해설을 담은 자료집이 있습니다. 모든 영화의 인권해설을 준비했는데 유익한 정보와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3천원에~ 후원으로~ 풍족하게~ 얻어가실 수 있다는 꿀팁 드리며, 여러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같이해요.
타리님 감사드리고 수어통역하시느라 고생하신 장진석 선생님, 이 자리 함께 만들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대화의 시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