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Relay Race

고효주 l 2025 l 다큐멘터리 l 87분 33초 l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김동수는 세월호 참사로 화물차와 함께 일상을 잃었다. 생존자보다는 ‘파란 바지의 의인’이라 불렸던 그는 트라우마를 안고 삶을 회복하기 위해 달린다. 곁을 지키며 그의 일상을 지탱하는 아내 김형숙 그리고 두 딸과 함께, 그래도 살아간다.

시놉시스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넘었다. 참사로부터 살아 돌아온 김동수의 삶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화물차 운전기사로 살던 김동수는 참사로 화물차와 함께 일상을 잃었다.
매일 한라산둘레길 탐방소를 지키지만 정신과 보호 병동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시달린다.

그래도 이전부터 즐기던 마라톤을 계속하며 삶을 회복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이런 김동수의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아내 김형숙과 두 딸이다.

세월호 안에서 구해달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김동수를 바라보는 눈망울들이 시시각각 되살아나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지만, 곁을 지키는 가족의 손을 잡으며, 그래도 살아간다.

Synopsis

It has been over ten years since the Sewol Ferry Disaster. Kim Dongsoo, a survivor of the tragedy, now lives a life very different from the one he knew.

Once a cargo truck driver, he lost both his truck and his everyday life in the disaster. Now, he spends his days at the Hallasan Trail Information Center, but he has been repeatedly hospitalized in psychiatric care wards and continues to suffer from sharp, needle-like pains throughout his body.

Still, Dongsoo keeps running marathons, striving to reclaim his life. What supports him every day are his wife, Hyungsuk, and their two daughters.

The desperate eyes of those trapped inside the Sewol Ferry, pleading for help, flash vividly in his mind, shaking him deeply. Yet, holding his family’s hands, he carries on with life.

| 흐르는 : 삶과 곁, 공존을 향해 |

이어달리기
Relay Race

감독 : 고효주 l 2025 l 다큐멘터리 l 88분 l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제작연도 : 2025년
장르 : 다큐멘터리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해설
상영시간 : 88분

상영일시 : 2025.12.6.(토) 오후 4:10
상영장소 : 영화공간 주안 4관

대화의 시간
고효주 감독
김동수 김형숙 주인공
채은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작품해설

세월호참사 이후 11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14년 4월 16일로부터 이어진 시간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생존자 김동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이어달리기>는 ‘파란 바지의 의인’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채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생존자 김동수의 삶을 포착한다. 사람들을 더 구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은 왜 김동수만 짊어지고 있는가. 그의 몸과 마음에 남은 고통은 사회가 외면하고 책임지지 않은 빈자리에서 더욱 심화된다. 국가가 책임을 회피할 때 애도와 슬픔은 설 자리를 잃고, 그 빈자리는 분노와 불신이 채웠다.

그럼에도 김동수는 삶을 회복하기 위해 달린다. 신발 끈을 동여매고 내딛는 걸음에는 몸과 기억에 새겨진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내려는 그의 의지가 포개진다. 그가 계속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서로를 지탱하며 그의 삶을 붙들어온 아내 김형숙과 딸 김예람이 있기 때문이다. 김형숙은 제주 4·3 피해 유족이라는 자기 삶의 내력 위에서 김동수의 고통을 직시하며 곁을 지킨다. 김예람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며, 그와 같이 책임지는 삶을 기꺼이 선택한다. 여전히 참사의 기억이 그를 흔들지만,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그는 그래도 살아간다.

<이어달리기>는 김동수 가족을 따라가며, 참사 이후 사회가 놓친 책임과 연대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사회는 생존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응답해야 하는가. 김동수의 달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어받아 달려야 하는가.

채은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인권해설

재난은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한순간에 변화시킨다. 재난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거대한 상실을 경험한다. 또는 부상, 트라우마 같은 심리적·신체적 상흔이 남거나, 그날의 기억이 이후 삶에 짙게 드리운다. 물론, 모든 피해자가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는다. 평범하게, 묵묵하게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그날의 기억, 감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삶에 각기 다른 모양과 방식으로 재난의 흔적은 깊이 스며들어 있을 뿐이다. “재난 피해자 = 슬픔·고통”이라는 정형화된 서사를 넘어 피해자들의 삶 속에서 각기 다르게 발화되는 재난의 기억과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의 이야기는 재난을 또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도록 이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재난의 진실로 가까이 갈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재난이 개개인의 삶에 어떤 피해를 남겼는지 그래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질문을 던진다.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들은 재난을 경험하고 그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그 경험이 사회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늘 중심에서 반 발짝 뒤에 있었다.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낸 거대한 상실이 아닌 ‘살아남은’ ‘구조한’ ‘목격한’ 다른 슬픔의 경로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고통과 슬픔의 무게가 가볍다고 할 수 있을까. 살아남았기에,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더 많은 상흔이 남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재난과 그 이후 이어지는 삶 속에서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가 감각하는 재난의 상처, 그 깊이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영화 속 김동수 님처럼.

세월호의 의인이라 불리는 김동수 님. 2024년 4월 16일 그날 그 시간의 기억이, 더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영화 속 동수 님은 달리고 또 달린다. 그의 달리기는 손과 발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기억을 딛고 나아가기 위한 살기 위한 몸부림처럼 보인다. ‘이 기억을 어떻게 하라고요’ 그의 절절한 외침에서, 재난을 품고 사는 또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이태원 참사의 구조자들이, 오송 참사의 생존자들이, 어딘가에서 이 시간을 견디고 있을 또 다른 재난 피해자의 얼굴이…

재난의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들은 재난을 딛고 그 이후의 삶으로 이어달리기를 진행 중이다. 이 달리기의 여정이 쉽지는 않다.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피해를 증명해야 하고,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현실에 상처는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쉽게 ‘잊으라’ 종용하는 날 선 말에 베이고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야기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그들의 기억이 우리를 더 안전한 사회로 안내하고 있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는 문구를 달고 마라톤을 하는 김동수 님처럼. 이제 우리가 김동수 님, 다른 재난 참사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들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지 않겠나.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해. 이제 우리가 이어 달릴 차례다.

랄라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는 마음으로 다산인권센터에서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고효주 감독

감독
고효주 Ko Hyoju

방송 PD로 근무하며 여러 TV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단편 영화 연출작으로 <역습>(2010)이 있다. <이어달리기>는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기획의도
“결국, 살아 나온 게 죄죠.”

살아남았다는 것이 지독한 고통이 된 사람이 있다. 평범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죄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이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삶이 그렇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동수는 창문 밖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구해달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또한 매일 누군가를 더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란 죄책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살아남았다’라는 이유로 그의 고통은 어디서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불안은 일상이 되고 매일 수면제를 복용하면서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김동수의 일상을 함께 짊어지는 것은 그의 아내와 두 딸이다. 김동수가 살아 돌아온 그 순간, 그의 가족 모두는 세월호 안에 결박된 운명을 지게 된 것이다.

가족들은 불안과 우울을 오가는 김동수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치유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김동수의 트라우마는 오히려 악화했고, 가족들은 긴 시간 서로 의지하며 버텨왔다. 다큐멘터리 <이어달리기>는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김동수 가족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지워졌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한다.

기획의도
세월호 참사 생존자로서 경험한 김동수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긴 시간 서로 의지하며 트라우마를 감당해 온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

Credit

연출 · 고효주
촬영감독 · 고효주, 변종석
촬영 촬영 B · 강호진, 권아람, 김대성, 김세훈, 손세호
촬영 지원 · 신윤영, 박성규, 고권금
편집감독 · 고효주, 반박지은
음악감독 · 강민석
색보정 컬러리스트 · 임학수
사운드 디자인·슈퍼바이저 · 표용수
번역 · 영문 번역 – 빈필름 다빈
번역감수 · 김수산나
배급 · 시네마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