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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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인권영화제 8월 정기상영회] ‘감염병의 무게’ 대화의 시간 with 평등버스 라이브방송

감염병의 무게
The weight of Virus

감독 : 장호경
제작연도 : 2020
장르 : 다큐멘터리
나라 : 한국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상영시간 : 41분

정기상영회 : 2020.8.28(금) / 인천인권영화제 사무실
영화제 : 2020.12.12(토) 20:40 / 영화공간주안 3관




기획의도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한복판에서 지나온 장애인들과 장애인 지원단체 활동가들은 감염병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에게는 어떤 지원들이 필요하며, 그 지원은 어떤 방향에서 세워져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지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현재 문제의 해결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감염병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응과 방역으로 발생하는 문제, 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혐오의 문제, 사회·경제적 영향의 결과 등 여러 문제들이 드러났다. 특히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확인하는 것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양한 삶의 조건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의 원칙과 그에 따른 조치는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드러난 불평등한 현실은 이미 우리 사회에 존재해온 차별의 문제였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불평등한 구조를 외면한 채 위기상황만을 급급하게 무마한 채 만드는 미래는 또 다른 재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위기 이후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재난 이후의 회복은 원상복구가 아니라 사회를 재조직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와 함께 확인된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로 이어졌고, 전국적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그 기대로부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_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랑희




대화의 시간 요약

코로나19 대응으로 거리두기, 자가격리와 같은 방역 지침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하기도 하고 장애인에게는 생존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감염된 사람을 두려워하고 혐오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대처와 지원이 없으면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물질적 지원부터 안전한 공간과 환경, 인적관계를 비롯한 사회적 관계까지 삶의 여러 요소들이 코로나19의 위기와 관계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사람들은 현재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차별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평등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이주민, HIV감염인, 장애인, 여성, 어린이, 청소년, 노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모두에게 필요한 차별금지법임을 확인했다.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의 오랫동안 누적된 23가지 차별사유를 예시로 들면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수불가결하게 필요한 네 가지 영역 – 고용, 교육, 재화나 용역 등의 서비스, 행정 서비스 -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모든 차별을 한번에 없애버릴 수는 없다하더라도 차별은 받은 사람은 그 행위가 차별임을 말할 수 있고 차별을 한 사람도 자신의 행동이 차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차별금지법이 갖는 힘은 설명할 수 없었던 차별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이것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겪는 현재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위해 비난과 혐오보다는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들여다보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곁에 함께 서는 연대의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안전해야 모두가 안전할 수 있고, 평등해야 안전할 수 있다.




대화의 시간 기록

일시 : 2020년 8월 28일 오후 8시
장소 : 인천인권영화제

소주 평등버스기획단,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여름 코로나 19인권대응네트워크, 장애여성공감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어른이 되면’ 감독

랑희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김선미 수어통역협동조합 수어통역사
장진석 수어통역사





랑희
안녕하세요, 인권활동가 랑희입니다.

오늘 유튜브로 여러분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진행하려는데 계속 문제가 생겨서 오래 기다리신 것 같아요. (이제) 끊김 없이 잘 진행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인천인권영화제가 함께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감염병의 무게>라는 영화를 통해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계신 분들과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보내드린 링크로 장호경 감독의 <감염병의 무게>라는 영화를 보셨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코로나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런 어려움에 처한 상황들은 장애인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 우리가 돌이켜 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렇게 우리가 경험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통해서 확인한 일들 그리고 그 이후에 우리는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할 지 그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 주실 세 분을 모셨습니다. 인권활동하고 계신 소주, 여름,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장혜영 세 분이 함께 이야기를 나눠 주실 텐데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국회가 셧다운 된 상황이고 그래서 이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 저희 영화제에서 장혜영 의원께는 온라인으로 함께 해 달라는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현장에 두 분이 계시고 온라인으로 한 분이 참가하고 있는 다각적인 방송을 저희가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눠 주실 분들의 인사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장혜영 의원 부탁드립니다.

지금 소리가 안 들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체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진행하겠습니다. 인사 나눠주세요.


장혜영
네 반갑습니다. 지금은 소리가 들리시나요?


랑희

네 잘 들리고 있습니다.


장혜영
네 반갑습니다. 짧게 인사드리겠습니다. 21대 국회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이구요. 이전에는 동생의 탈시설을 돕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인사를 드렸는데,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21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더 길게 얘기할까요?


랑희

네 그러면 이어서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름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여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소주

저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고 오늘 거의 마지막이고 내일 서울로 들어가는 평등버스에 같이 함께 탑승해서 지금까지 함께 활동을 한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의 소주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랑희

저희가 온라인 생방송으로 하다 보니 긴장되기도 하고 한 분은 또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계시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라인으로 대화의 시간을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분들의 수고로 이렇게 자리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분들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오늘 함께 하신 수어 통역사분들 인사도 같이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수어통역협동조합의 김선미 통역사님, 장진석 통역사님 함께 하고 계십니다. 저희가 수어통역과 함께 원래 방송에 문자통역이 같이 나가려고 했었는데요, 온라인과 현장을 함께 다 하다 보니까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문자로 같이 통역이 나가고 못하고 있는 점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대신 오늘 나눴던 대화의 기록들은 정리를 해서 여러분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링크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다들 보셨겠죠? 영화를 보시면 방역을 위한 어떤 대책, 우리가 코로나 때문에 익숙해진 말인데, 자가격리라는 이런 말이 일상용어처럼 되는 그런 시간들을 살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조치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건강을,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영화에서 보면 장애인분들에게는 일상의 멈춤과 같은, 이런 것들이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코로나를 겪은 지 벌써 6개월째인데 이런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닥치게 되고, 우리가 새로운 상상하지 못한 경험,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떤 순간들을 마주하셨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먼저 여름님께 코로나19로 인해서 닥쳤던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경험이나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여름

우선 코로나로 인해서 장애인들의 삶이 아주 많이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고 기존의 차별받고 있던 상황들이 더 강화됐다고 생각하고요. 그 강화의 정도는 사실 우리가 코로나 상황이지만 최소한의 일상은 유지하는데 장애인의 경우에는 일상자체가 다 멈추는 상황에 처해진 상황, 그리고 그것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알 수 없이 유예된 상태로 길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입니다.


랑희

불안한 시간이 꽤 지속되는 거 같아요.


여름

네. 고립이 점점 심해지고 다들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인데 장애로 인해 혼자 있지 못하는 조건임에도 혼자 있고. 또 하나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그 조건은 사실 장애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이거든요.


랑희

소주님은 지난 6개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소주

네, 처음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모두가 기억하실 거예요. 이태원 상황에 대해서.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사람들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된 후 언론과 온오프라인상의 많은 사람들의 성소수자에 대한 멸시와 혐오가 극심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 혐오에 대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성소수자 혐오뿐만 아니라 어떤 바이러스를 가진 이와 갖지 않은 이의 사이의 차이와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나를 가해할 것이라 생각하는 그런 착각과 그로인해 발생한 혐오가 새로운 어려움이 아닌가, 혐오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랑희

바이러스가 무서워야 하는데 사람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우리가 하게 되네요. 장혜영 의원은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어떠셨어요?


장혜영
네 일단 거리두기랄지 자가격리랄지 이런 방역을 위한 지침이 사람이 처한 여건마다 알맞게,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러지 못했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거리를 둬야한다’, ‘2미터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지침만 주어질 뿐이지 그 지침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인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섬세한 지원 없이 개인에게 맡겨져서 정말 사회적 약자들은 훨씬 더 방치되는 그런 현장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대구에서 코로나 이후에 대구경북 감염 확산시기 시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 풀 꺾인 이후에 제가 갔을 때 들은 어려운 상황 중에는,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서 환자들을 훨씬 적게 받고 가능하면 오지 않게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투석을 해야 하는 분들이 투석으로부터 방치되어서 훨씬 더 건강이 안 좋아지고 심지어는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 있었고요. 코로나 때문에 3차 추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장애인 지원예산을 복지부가 올렸는데 삭감이 많이 되었거든요. 그 예산이 왜 삭감이 되었는지 찾아보니까 너무 현장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뭐냐면, 거리두기 때문에 복지시설이나 방과후 수업이나 이런 것들을 이용하지 않으니까 거기 배정된 예산을 삭감한 것이에요. 그런데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라 해서 그 돌봄 수요가 없어진 게 아니라 그 돌봄에 대한 부담이 전적으로 가정에 전가된 것인데 새로운 지원책을 마련한 게 아니라 ‘그 서비스 예산 이용 안 하니까 깎아’라는 식의 대응이 현장에서의 막막함을 만들었을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제주도에서도 그렇고 가정 안에서 부모님들이 발달장애 자녀를 죽이고 목숨을 본인도 끊는 어마어마한 비극이 일어난 것이죠. 매우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랑희

네 알겠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많은 분들에게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되는데 그런데 (그런 일들을) 전부 알기가 쉽지 않은 것이 홀로 견뎌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인 것 같아서 고민해야할 지점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코로나 관련 대책들이 아무래도 안전이라는 문제와 결부된 것 같아요. 이것들이 ‘안전을 위해서다’라고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아무래도 격리라고 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서로 거리를 두고, 격리되고, 접촉하지 말고 이런 걸 강조하는데 사실 저는 청도대남병원 상황을 보면서 내가 미처 모르기도 했었고, 병원에 계신 분들, 일상적 격리되었던 분들이잖아요. 일상적으로 격리된 사회와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과 함께 코로나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취약한가 하는 것이 충격적으로 다가온 일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런 ‘격리라는 것이 안전을 위한 것인데 정말 안전을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특히 많은 부분들이 장애인과 연관된 부분일 것 같은데요. 여름님, 정말 안전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듣고 싶어요.


여름

맞아요. 랑희님 말처럼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조건에서 살고 있었는지 사회 전면에 드러난 계기였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코호트 격리는 시설 자체를 격리하는 방식으로 처음 보호조치를 시행했는데 이 조치는 사실 우리 사회가 어떤 존재를 보호할지, 어떤 존재는 보호하지 않을 건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로서 장애인의 삶이 보여 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로는 감염으로부터 안전을 위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결과적으로 장애인을 안전하게 두겠다는 말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랑희

시설 격리도 있지만 사회적인 격리도 있지요. 어떤 사람들이 사회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사회적 격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성소수자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요? 격리가 또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주

네. 이 격리를 비롯해서 거리두기, 물리적 거리두기라도 부르는 거리두기가 사실은 굉장히 갑자기 우리에게 찾아 왔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성소수자들에게는 특히 우리끼리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소통하고 평등하게 만날 수 있다는 기회를 조금씩 앗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공동체의 가치가 다시 한 번 짚어 보고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싶고. 안전하게 어떻게 우리가 만날 것인가 서로를. 이야기하다 보니 비단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안전하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듭니다. 사회적 격리가 실제로 성소수자에게 심각하게 발생했고 지금도 있는 것 같고요,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물리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거나 격리를 해야 되거나 집에 있어야한다고 했을 때 예를 들면 머물 집이 없거나, 시간이 없거나 자원이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랑희

아무래도 이런 조치들이 다 행정에 의해서, 정부에 의해서 이뤄지게 될 텐데, 여기에 제일 가까이 관련을 맺고 계신 장혜영 의원은 이런 우리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했던 것들이 사실 현실적으로 안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을 때 어떤 고민을 갖게 됐을지 들어보고 싶은데요, 장혜영 의원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혜영
사실 행정 측면에서 안전을 위해 격리한다 하는 것은 가장 안 좋으면서 손쉬운 선택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앞서 장애인 시설의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청도대남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너무나 빠르고 쉽게 코호트 격리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보며 저는 절망스러웠습니다. 만약에 우리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처음부터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는, 큰 불편 없이 살아가는 사회였다면 과연 청도대남병원의 집단감염이 그런 형태로 발생했을 것인가 애초에. 저는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미 취약한 사람을, 이미 격리된 사람들을 더 격리하는 방식으로 행정이 이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전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오히려 ‘안전을 위해서는 평등이 정말로 중요하다.’ 심지어 생존을 위한 평등이라고 해서 ‘생존평등’이라는 원칙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왜냐면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들이 코로나19도 그렇지만 기후위기를 비롯해서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재난을 마주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회적인 차별이나 혐오, 낙인을 겪을지 모르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지금까지 계속 격리되어 왔으니 계속 격리하자, 어떤 사람들은 지금까지 보통 사람이니 주로 이들을 위해 정책을 만들자,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 모두의 안전이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래서 유일하게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은 말 그대로 우리 모두가 안전한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지난 1차 재난지원금 경우가 우리에게 상징적인 체감으로서 ‘생존평등’의 표현의 방식이라 생각하고 2차 재난지원금 역시 전 국민에게 지금 당장, 최대한 빨리 추석 전에 지급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면 가장 연약한 사람이 안전할 수 있어야 누구라도 안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랑희

네. 이야기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이후에 어떤 변화들을 가져야 할까 이런 부분까지 말해주신 것 같아요. 생존을 위한 평등. 그것들이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없었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이런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영화에서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사람이 어떤 위기에 있을 때 그를 도와주는 것이 물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두 분께 장혜영 의원의 이야기 이어서 질문을 하고 싶어요. 우리가 이 상황을 딛고 어떤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할까, 그걸 나눠야 할 시기인 것 같은데 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


여름

우선 물건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에 동의하는데, 지금 장애인의 삶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물리적인 조건의 마련을 위한 물질적인 지원들이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소주님의 언급처럼 주거권 보장이 아주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에요. 물리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집의 사이즈라던가, 잘 씻을 수 있는 집의 조건, 그리고 먹을 음식이 있어야 하는 것. 왜냐면 영상보시면 아시겠지만 지체장애인이 혼자서는 해먹을 수 없는 물건들, 예를 들면 생쌀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받았을 때 그건 사실 무용지물의 상황이니까요. 접근성이 고려된 물질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고 나서 결국은 사람인 것 같아요. 장애인의 차별에서 고립, 관계망이 좁아지고 고립된 상황들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코로나 겪으면서 특히나 관계망이 아주 두터워져야 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혈연관계, 가족 중심의 인간관계만이 아니라 가족을 제외한 사회 안에서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이 삶에서 중요하게 마련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랑희

소주님도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말씀 부탁드릴게요.


소주

다양한 세상에서 다양한 삶을 다양하게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사람들은 전부 다른 조건에서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고. 삶을 구성하는 요소가 너무 다양해요. 그런데 정부나 행정적인 조치들이 너무나 일률적인, 일괄적인 조치인데 삶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조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온라인 수업이 한창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데, 이를 테면 형제자매가 많은데 집에 컴퓨터가 한대인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아예 없는 경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아예 없는 환경일 수도 있고.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온라인 접속하면 된다하고 끝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다양한 삶을 구성하는 요건들과 조건을 생각하지 않는 조치인거죠. 그래서 저는 변화해야 할 것이 사람의 특수한 특수성 그리고 사람들의 개성 이런 것들을 잘 살피고 우리가 어떤 조건에서 함께 살아가는가, 그 사람은 어떤 조건에 있는가를 조금 더 세심하게, 세밀히 볼 수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랑희

방역을 위해서 많은 공무원이 애쓰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쌀과 라면을 갖다 준다던가 하는. 받은 당사자는 마음이 어떻겠어요. ‘이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장혜영 의원의 말처럼 코로나 이전에도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우리가 무관심하고 무책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 말씀도 그런 이야기와 맞닿는 것 같고. 그래서 우리는 다 다른 조건의 사람들, 그런 조건의 사람들이 서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있는, 유튜브 채널로 보고 계시는 분들이 41명이나! 제가 사실 좀 떨렸어요. 과연 몇 분이나 보실까. 오늘 금요일 밤에 몇 분이나 보실까 걱정했는데 41분이나……. 감사합니다. 질문을 주시면 답도 드리겠다고 했는데 아직 질문이 없으시네요. 끝나기 전까지 질문을 또는 함께 나누고 싶은, 저희가 나누고 있는 이야기에 의견을 보태도 좋을 거 같아요. “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 올려주시면 소개하겠습니다. 댓글로도 질문과 의견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한분 늘었어요. 42분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 나누는 것들이 현재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우리는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재난 이후의 회복’이라는 것을, 코로나뿐만 아니라 세월호도 그렇고 여러 재난을 겪었는데 그 회복이라고 하는 것이 재난 이전의 원상복구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겪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그렇기 때문에 어떤 변화로 어떻게 삶을 재구축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현재 상황들이 어렵고 힘들지만 제가 하나 긍정적으로 ‘우리가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느낀 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코로나를 통해서 차별에 대해 좀 더 예민하게 감각하게 되었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를 겪다 보니까 언제든지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많은 답변을 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위기상황이 나쁜 결과만을 만들지는 않겠다,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기대가 되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전국을 돌고 마지막 인천을 오셨잖아요, 얼굴이 많이 타셨어요. 폭염이었는데 뜨거운 거리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신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전국을 돌고 마지막 오늘 인천, 물론 내일 서울로 가지만, 마지막 도시 인천에 오신 그 여정에 대해 어떤 것을 느꼈는지 소주님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


소주

랑희님 말씀처럼 코로나 이후에 대해서 언론도 이야기하고 정부도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 시대는 어떻게 될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공유했다시피 코로나19로 가장 드러난 것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던 불평등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평등버스에 대해 질문을 해줬는데 저는 포스트 코로나 혹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말하려면 차별금지법 제정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엄청 힘들었어요. 뜨겁기도 하고 때로는 혐오선동하고 조장하는 분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혐오선동의) 소리 듣고 하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했지만, 그럴수록 ‘아! 차별금지법이 정말 이 사회에 필요하구나.’라고 느꼈고 이게 단순히 성소수자인권 운동 혹은 HIV감염인 인권운동을 해서가 아니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만나고, 장애인들도 만나고, 전주에선 이주민을 만나게 되고. 다양한 어린이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래서 혐오하는 사람들이 보통은 동성애와, 성소수자란 말도 안 쓰죠, 동성애와 에이즈. 이러면서 나라가 망한다, 세상이 끝난다, 가정이 파괴되고 뭐 이렇게 공격하는데, 저는 전국을 순회하며 이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걸 오히려 크게 느꼈어요.

이주민이나 HIV감염인, 장애인, 여성, 어린이, 청소년, 노인, 다양한 사람에 대해서도, 혐오세력이 성소수자와 에이즈만 욕하는가 하면 잘 들어보면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를테면 장애인 동지에게는 “장애인은 차별하지 않아, 장애인은 괜찮아. 성소수자는 안 돼” 이렇게 말하는 혐오세력도 있고. 하……. 그때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시혜와 동정부터 시작해서 이주민, 난민혐오도 심각했어요. 제주에서, 평등버스가 제주도엔 못 갔지만 활동가가 모형을 가지고 다녀왔는데,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것부터, 욕을 들은 것으로부터 차별금지법이 너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랑희

그러고 보니 오늘 제가 방송하면서 미니 평등버스를 들고 여러분들에게 보여줘야지 생각을 했는데! 정신이 없어 놓쳤네요. 아……. 아쉽네요. 오늘 인천에서 기자회견하면서 차별금지법이 얼마나 필요한지 아주 강하게 느끼셨을 거 같아요. 인천에서도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정말 필요한 것이 차별금지법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갖게 했습니다.

차별금지법 2007년에 처음 발의되었다가 보수 개신교 반발로 인해 차별 사유 일부가 삭제되고 그러면서 계속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혐오의 목소리가 사회에 커졌던 시간이었어요. 올해 2020년이 되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장혜영 의원이 발의를 하셨어요. 그 발의 이후에 많은 혐오세력에게 시달리고 있을 거 같긴 한데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가. 장혜영 의원께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핵심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장혜영
네 기다리던 시간이 돌아왔네요. 정진석 선생님께서 왔다 갔다 하는 투혼을 발휘하시며 통역을 해 주시고 계시네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말 그대로 포괄적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입니다. 포괄적으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차별이 뭔지를 규정해야 될 거구요. 그리고 이 법이 금지하는 차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금지하거나 근절할 것인가를 이해하면 이 법에 대해 모든 걸 알고 계신 겁니다. 제가 이제 약간 1타 강사처럼 말씀을 드리자면 ‘23 곱하기 4’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먼저 성별, 장애, 인종, 종교, 성적지향 등등의 우리 사회의 오랫동안 누적된 23가지 차별사유들, 그리고 플러스 중요한 단어죠. ‘등’이 있습니다. 23가지가 어떤 나열적인 것이 아니라 예시적인 차별 사유인거죠. 23가지 사유들을 이유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수불가결하게 필요한 네 가지 영역. 첫 번째 고용, 두 번째 교육, 세 번째 재화나 용역 등의 서비스, 끝으로 재판이라던가 참정권 같은 행정 서비스. 이 4가지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받은 경우에는 이 법이 금지하는 차별이다. 이렇게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23곱하기 4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괴롭힘, 아주 중요한 성희롱, 복합 차별, 그리고 간접 차별까지도 이 법 안에서 다루는 차별이라는 개념 안에 들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차별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법에 명시된 시정 권고 절차를 진정을 통해서 이게 차별로 인정될 경우에는 법에 의해서 진행되고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가 대표 발의 한 법에서는 하나 더 수단을 시정명령을 내리는 권한에 대해서도 명시하고 있어요. 이 법에서 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차별에 대한 입증책임의 전환인데요, 차별을 받을 때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것 중 하나는 왜 차별인지에 대해서 차별 당한 것도 억울한데 당한 사람이 이게 왜 차별인지 설명해야하는 부담을 져야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 법에서는 차별을 했다고 지목된 사람이 왜 합리적인 차별인지, 왜 부당한 차별이 아닌지에 대해서 증명하는 책임을 집니다. 차별을 당한 사람이 차별의 경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죠.

끝으로 이 법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일어나는 차별을 규명하고 중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명시하는 것 이외에 아예 차별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차별 예방하는 계획을 세워 장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나를 차별로 지키고 남도 지키고 동시에 은연중에 비의도적일지라도 일상적인 차별로부터 다른 사람을 지키기도 하는 마스크와 같은 법이다. 이렇게 제가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명이 잘 되었을까요? 이정도로 말씀드릴게요.


랑희

네 말씀 감사합니다. 귀에 쏙쏙 잘 들어오게 23 곱하기 4를 말씀해 주셨어요. 다양한 차별사유와 함께 우리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네 가지 영역에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법안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유튜브로 보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계속 올라오고 있어요. 두 분 궁금하시죠? 못보고 계셔서, 제가 이야기 해 드릴게요.

“생존 평등, 차별, 혐오, 낙인, 배제 등을 넘어서 서로의 조건과 상황을 촘촘하게 고려한 생존방식에 대해서 고민해야 겠네요.”라고 의견 나눠주신 서영주님이 의견을 남겨주셨고요.

송싱님께서는 “영화 내용 중 국가에서 매뉴얼이 없어 활동가 분들이 지자체에 전화하면서 지원 체계를 만들어내셔야 했던 부분들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브레드 진님도 “복지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체계에 대해서 체계적인 대응을 만들어내면 좋겠다. 그런 게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 남겨주셨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오늘의 이야기를 통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각자의 삶을 촘촘히 들여다보고, 그걸 통해서 대응들, 실질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도움이 될 수 있고 자기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 같아요. 그것 중에 하나가 저는 차별금지법이 그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법을 향해서 얼굴이 까맣게 되도록 달려오신 분과 법을 발의해서 계속 목소리를 내고 계신 분과 그동안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운 수많은 분들, 지지한 분들이 함께 가야 할 길이 물론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해서 어떤 기대라고 하는 것들을 싹 틔우고 있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차별금지법이 있다면 나에게 이런 것들이 참 좋을 텐데, 어떤 변화가 생길 텐데’ 하는 기대를 품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선례로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서 만들어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장애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 텐데,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름님께서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여름

네. 07년도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되어서 13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법 제정이 사실 모든 차별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아니고 코로나 상황에서 이야기하듯 장애인의 차별받는 삶이 크게 나아지진 않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법이 생긴 것의 하나의 장점은 어떤 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차별을 하는 사람과 차별을 받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차별을 받는 사람은 내가 받은 행위가 차별이고 법에 의해서 항의행동을 할 수 있는 근거로서 가질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하고요. 장애인의 삶은 법 제정 이전을 생각하면 학교를 안 보낸다던지, 집에서 모든 집안 살림을 도맡는다던지,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물리적인 건물의 접근성, 의사소통의 접근성이 고려되지 않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법 제정 이후에는 ‘턱이 있어서 물리적인 접근 안되는 게 차별이야.’ 하는 것, 그리고 의사소통의 접근성이 고려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걸 유보할 수 있어 라고 하는 것들 것이 (차별이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 같거든요. 법으로 인해서. 그래서 지금 우리가 말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하는 것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 위치의 사람에게 어떤 게 차별이고 그게 차별이라 말할 수 있고 여전히 차별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행위를 차별이라 말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랑희

이것이 기분 나쁜 게 아니라 분명하게 “차별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건 중요한 거 같아요. 그 전에는 기분 나쁘고 불쾌했는데 뭐라고 이야기를 못했지만 내가 차별이라 이야기하고 그 사람도 이건 차별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되고. 사회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만드는 커다란 힘이 되고, 특히 그동안 차별받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어떤 변화를 기대 할 수 있을까요? 소주님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계십니까?


소주

여름님의 말씀에 많은 공감을 하구요. 인천에 평등버스 도착하고 기자회견 할 때, 제가 기억나는 그들의 구호 중에 하나가 “이미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있다!” 라고 구호를 외치더라고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고, 남녀차별금지법도 있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얘기 안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걸 얘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는데요. 사실 그들이 말하는 이미 차별금지를 하는 법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그것을 뛰어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의미를 변화로서 기대를 할 수 있는데 그걸 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성소수자인 동시에 노인이거나, 성소수자인 동시에 이주민이거나 여성이거나, 여성인 동시에 장애인이면서 어린이이거나. 사람들이 여성이라는 단일한 이유만으로 차별을 경험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 사람을 구성하는 정체성들이 복합적으로 관계 속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면 저만 생각해봐도 뭐 성소수자인데 수도권에 좋은 대학을 나온 게 아니라 소위 학력차별, 지잡대. 이런 복합적 차별을 당할 수도 있는 거고. 사실은 차별금지법은 개별 차별금지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차별 구조의 복합적인 그것을 우리의 언어로 말 할 수 있게 해 주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차별 금지법이 제정된다면 그동안 설명되지 못했던 수많은 차별들이 아주 다양한 언어로 다양하게 분석되고 보다 입체적으로. 아 이것도 차별이구나. 이 차별의 원인이 단순이 이 사람이 여자라서가 아니고 여성인 동시에 장애인이고 노인이고 혹은 이주민이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차별이 더 심했구나라는 걸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랑희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들을 이야기 하면서도 그 안에서 만나는 지점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혜영 의원께서는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계시는지, 특히 법을 만드신 분은 더 기대가 클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계신지 들어보고 싶네요.


장혜영
네. 일단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우리 사회에서 성희롱에 대해서 경각심이 많이 생기면서부터 새롭게 듣기 시작한 고구마 발언 중에 하나가 ‘아이쿠. 이것도 성희롱인가?’하는 이런 종류의 발언이잖아요. 그리고 대게 그 발언은 성희롱이죠. 그런 것처럼 저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나면 ‘아이쿠 이것도 차별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아마 그건 차별일 가능성이 되게 많은 말을 해 놓고 그런 말을 하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중요한 거는 그렇게 의도적이든 아니면 비의도적이든 우리가 차별을 부지불식간에 행할 수 있다고 하는 거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그것만으로도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 이제 말도 한 마디 편하게 못하겠네.”라고 이야기 하면서 사실은 조금씩 말을 조심해야 된다고 하는 거를 사람들이 배워갈 거라는 말이죠. 사실 말은 원래 편하게 하면 안 되는 거죠. 눈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우리가 전부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근데 지금까지 말을 편하게 해 왔다면 그건 아마도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기 보다는 차별을 하는 관점의 삶을 살았다는 뜻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우리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어떤 굉장히 중요한 한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87년도에는 ‘대통령 직선제=민주주의’였지만 이제 우리가 실현해 나가고 싸워서 만들어야 되는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존엄한 존재로 존중받고 사람들이 차별을 조심할 때 비로소 실현되는 어떤 일상의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랑희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제가 아까 꼭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미니 평등버스가 왔어요. 여기 있는 것은 미니버스지만 기자회견 하면서 실물 버스를 도로에 놓고 더불어 민주당 앞에서 기자회견 했습니다. 차별금지법 반대하시는 분들이 이 버스를 보자마자 반응들이 아주 격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가 정말 인기가 있구나, 전국에서 얼마나 많은 인기를 받았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같이 이 버스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버스 만들 수 있죠?


소주

네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 들어가 보시면 링크와 홈페이지 파일로 받아서 종이 접고 오리고 붙여서 이렇게 만드실 수 있습니다.


랑희

이걸로 온라인 평등행진 참여하는 거 아닌가요?


소주

네 맞습니다. 제가 알기론 기간이 지났거나 얼마 남지 않은 걸로 알고 있지만 계속 참여해주시면 어쩌면 좀 더 뭐가 있지 않을까요?


랑희

그러면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때까지 우리는 계속 버스를 만드는 거죠. 평등의 버스를 타고 전국방방곳곳을 누빌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여덟시에 시작해서 제 목표는 아홉시에 끝나고 즐거운 금요일을 여러분이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좀 늦어지면서 늦은 시간이 되었는데요. 그래도 아직 38명께서 자리를 지켜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이야기일 것 같은데요. 오늘 차별금지법, 코로나19로 시작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영화 초반에 보면 장애인분이 격리가 되면서 활동보조가 분명히 필요한 분이었는데 왜 활동보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내가 있는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다른 사람과 충분한 거리두기가 될 수 없고 나로 인해 감염이 되면 안 되지 않느냐” 그래서 스스로 활동보조를 거절했다고 말씀하는데 너무 맘이 안 좋더라고요. 아픈 사람은 환자로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는 유독 아픈 사람이 죄인이 되는 느낌을 받게 하는데, 그게 바로 이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을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것처럼 겪고 있는, 때론 비난의 대상이 되기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진자 환자분들이 병을 회복하는 것 그래서 삶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 같아요. 아픈 것만 문제가 아니라 다시 사회와 공동체로 와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야하잖아요. 그러려면 회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문제가 감염이 되었던 되지 않았던 우리 공동의 문제라고 생각할 때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된 사회, 변화된 삶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같이 이런 것들을 고민해 봅시다’하는 제안을 들으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먼저 여름님께서 함께 고민해 보자는 제안을 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여름

우선 제안하고 싶은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랑희님 말씀 해주신 것처럼 코로나 상황에서 감염된 사람을 탓하는 방식이고 그 사람이 뭔가 주의를 다 하지 않아서라는 식의 비난과 혐오가 동시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을 치워내면 우리는 안전할거라는 것들이 매우 팽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보다는 감염된 사람이 어떤 조건에서 감염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조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조건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이 코로나 상황을 벗어 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 사회가 모두의 과제로 가져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고. 더불어서 그렇게 아픈 사람이잖아요. 아픈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을 애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뭐라고 해야 할 까, 여유라고 해야 할 지가 동시에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너무 혐오가 점점 커지기만 하는 상황이고 대상을 바꿔가는 형국으로 보여 아주 우려스럽거든요. 그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소주

처음에 소개드릴 때 말씀드렸던 알이라는 단체는 HIV/AIDS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하는 단체입니다. HIV감염인의, AIDS환자의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활동을 하다보면 다양한 순간을 마주하는데 자주 만나게 되는 순간은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가해자인 것처럼, 전파가 되지 않은 사람이 피해자인 것처럼, 피해와 가해 구도로 생각해서 저 사람이 나에게 가해를 할 수 있는 가해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상황을 많이 만나게 되요. 코로나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여러 가지 맥락과 상황이 있겠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바이러스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고 가해자가 되고 질병이 죄가 되는. 이런 것들은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 첫 번째는 아프면 치료 받아야죠. 그리고 건강하고 싶은 건 모두의 욕구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당연한 생각들을 다시 같이 고민하면서 ‘같은 사람인데 아프면 치료 받는 거지’ 이렇게 공동체로서 사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 물리적 거리두기, 3단계 얘기도 나오는데 그러니까 만나기가 힘들어져요. 그래서 고민은,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나는 게 힘들어졌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건 만나는 것. 우리는 여전히 연대를 하면서 만나면서 외치고 해결해야 될 사회문제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나의 문제들이. 물리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 만나기가 힘든데 우리가 어떻게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까? 어떻게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함께 한다는 감각을 가지고 인권에 대해서 같이 말 할 수 있을까? 이런 방법적인 고민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랑희

마지막으로 장혜영 의원께서도 함께 제안해 주실 것들을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어 통역을 또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장혜영
우리가 겪는 재난이 재난 이전에 존재한 불평등을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저는 그렇게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저는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어떤 복지 체계들도 사실은 과거의 어느 구체적 시점에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도입했고 그것이 괜찮으니까 정착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이 시간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다른 컨퍼런스에서도 말했지만 ‘생존평등’에 대한 3가지 원칙을 함께 지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찾아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일단 그 원칙의 첫 번째는 우리는 차별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른다는 걸 인정하자라는 겁니다. 그래서 배워야 하고 지적받으면 고칠 수도 있고 그런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요?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차별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들이 자신이 받고 있는 차별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고 그걸 경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 받아온 사람들이 차별 받아온 경험에 대해 눈치 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말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그런 우리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사회 생존평등의 원칙은 차별의 당사자가 말할 때는 그 사람을 외롭게 두면 안 된다. 누군가가 차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면 옆에서 함께 “맞아요. 그거 차별이에요, 그런 차별은 이제 없어져야 해요. 그런 차별을 중지하세요.” 라고 함께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안전하고 당신도 안전하고, 우리 사회 가장 연약한 사람도 안전해서 비로소 권리로서 우리 사회 모든 시민들이 생존과 존엄과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존평등의 원칙들을 일상에서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말씀들을 드림으로써 오늘의 마지막 발언을 대신하겠습니다.


랑희

네 감사합니다. 역시 차별이 가장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이야기 해 주셨고요. 코로나19가 있기 전에도 인권활동가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평등해야 안전하다”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어야 평등이 가능해지는 거죠. 내 곁에 있는 사람 혹은 보이지 않아도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이라는 것을 돌아보지 않으면, 그들이 나의 삶이 이렇다고 말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런 감각을 키우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저도 코로나를 겪으며 드는 생각은 이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정답을 찾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왜냐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저는 그럴 때 일수록 같이 질문하고 같이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물론 최선의 노력을 했겠지만, 우리가 확인한 것처럼 계속 뭔가 부족한 지점, 배제되는 것들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잖아요. 그랬을 때 그걸 누가 가장 잘 얘기할 수 있을까? 그걸 겪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얘기 할 수 있다. 그럼 그 사람들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을 할 땐 들어야 한다. 우리가 듣고, 정부가 듣고 같이 개선해 나가는 부단한 노력이라는 것이 지금의 이 상황을 좀 더 나아지게 하겠지만 이후의 삶을 모색하는데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오늘 이 자리에서 나눠주셨던 이야기와 저도 코로나19를 6개월간 겪으며 들었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상황이 안 좋아졌잖아요. 환자들이 늘어나고 걱정스런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들을 인권의 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강조하는 것이, 그리고 그 과정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왜 더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평등버스 마지막 일정을 하게 되잖아요. 서울로 가게 되죠? 서울의 곳곳에 가나요?


소주

아마 오전 시간에 버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볼 수 있게끔 돌아다닐 것 같습니다.


랑희

버스를 만날 때 반갑게 인사 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어디선가 버스를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하시고 사진도 찍고 미니버스도 만들면서 평등의 목소리를 키워나가면 좋을 것 같고. 코로나19도 건강하게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 시간을 잘 견뎌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끝까지 유튜브를 지켜보며 자리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 이 작업들을 이 어마어마한 생방송을 함께 진행해 주신 연분홍 티브이 활동가분들 너무 애 많이 쓰셨고 현장에 계신 두 활동가 분과 수어 통역사분 온라인으로 만난 장혜영 의원까지 모두 함께 애 많이 쓰셨다는 감사의 인사드리면서 마지막 인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함께 발걸음 맞춰 걸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대화의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눌까요? 다음에 만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