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장에서> 대화의 시간
지난 1년 광장에서의 기억을 담은 옴니버스 영화 <우리는 광장에서> 상영 이후 무지개행동 공동대표이자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이었던 호림의 사회로 감독 다섯 분을 모시고 대화의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화의 시간은 “주권자가 승리했다”는 평가와 “탄핵했지만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말 사이에 놓인 각자만의 경험과 감정을 다시 돌아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여섯 편의 단편이 환기한 기억들을 매개로, 다같이 각자의 광장을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마다, 영화를 만든 감독들마다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광장이 이야기되었습니다. <리본 가져가세요>의 최호영 감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특조위 활동을 기록해 온 시간에서 출발해 지금도 광장은 ‘여전히 누군가가 버티는 자리’임을 강조했습니다. <꿈과 숨> 이현호 감독은 방 안에서 광장으로 나서기까지의 망설임과 함께 여전히 광장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누군가와 연결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교내 소란행위 일절 금지> 박채한 감독은 광장을 함께 겪으며 동지·친구로 변화하는 과정과 함께 ‘광장을 학교로 가져오는’ 시도에 대해 전했습니다. <형광조끼>의 이명훈 감독은 박평화 자원활동가의 서사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광장에 나오고 광장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늘어나는, ‘사랑과 연대의 지평이 넓어지는 순간’을 짚었습니다. <윤석열 너머>의 최종호 감독은 이번 광장에서 특히 ‘청년·여성·성소수자가 전면화되었던 풍경’과 퇴진 이후의 바람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를 이야기했습니다.
또 여러 감독들이 모여 함께 협업해 작품을 만든 만큼, 제작하며 겪었던 복작복작한 일들이나 각자 좋아하는 피켓, 깃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이날 대화는 광장이 단순히 탄핵을 외쳤던 공간이 아니라, 서로를 발견하고 연결하고 연대하는 자리였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은 질문도 ‘광장은 무엇이었나’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다시 연결될 것인가’라는 관계의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광장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참사로 이어지는 유가족의 시간 또한 함께 떠올리게 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는 싸움에 연대하며 이 시간을 기억하자는 제안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 우리는 광장에서 ]
https://inhuriff.org/8514/
링크로 들어가시면 작품해설과 인권해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도라지 불고기> 대화의 시간
<도라지 불고기> 상영 이후 양지훈 감독과 한국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인 한일문화번역자 조미수 님과의 대화의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양지훈 감독은 재일교포 혹은 조선학교를 담은 다큐멘터리들에서 보이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목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습니다. 이는 영화가 어떤 사람들을 주목하는지 그래서 전형화된 모습이 반복되지 않는가, 우리는 어떤 의도로 얼굴을 드러내고 어떻게 보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감독의 질문과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남한에서 재일조선인을 표상하는 이미지에 대한 질문으로써의 <도라지 불고기>에 대해 조미수 님은 일견 동의하지만, 더 많은 재일조선인들이 조선학교를 다니지 않으면서 이름을 감추고 일본 이름으로 살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삶들이 있고, 조선학교를 넘어 다양한 존재들이 남한사회에 알려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영화에서도 반복되는 ‘국적’에 대한 의미에 대해, ‘빨갱이’라는 단어의 남한과 재일조선인의 맥락과 뉘앙스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 만들기’의 역사적 맥락과 분단체제 속에 놓인 채 축적된 인식이 만들어 낸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아니면 북한’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조선’이라는 공간과 ‘조선적’이라는 그 어느 쪽도 아닌 존재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조미수 님은 이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인권해설을 읽어보기를 청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카메라를 드는 것을 경계한다는 감독은 몰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장치를 넣고 등장하는 이들을 대변하지 않는 위치로 자신을 등장시켰습니다. 그래서 <도라지 불고기>는 거리를 두고 관객들에게, 남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아온 재일조선인을 어떤 얼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영화 속 지워진 얼굴을 통해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조미수 님은 남한 사람과 재일조선인의 관계맺기에 대해 개인으로서 친밀한 관계 맺기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배경에 있는 것들, 사회, 환경과 같은 개인 너머에 있는 것들 알기 위해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동시에 재일조선인들에게 ‘재일조선인은 어떤 사람인가’를 묻기보다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국민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그래서 그 국민에서 배제된 존재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이 관계맺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도라지 불고기>
https://inhuriff.org/8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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