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시민 사관학교 (America’s Little Soldiers)

애국시민사관학교 영화장면

미 국방부는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립학교의 청소년 예비군인(JROTC)을 훈련시켜 군인으로 모집한다.
군입대를 통한 ‘애국시민 되기’는 인종적·경제적 소수자인 아프리카계와 라틴계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시민권을 담보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드러낸 ‘애국’의 이면을 살펴본다.


[전쟁속의 일상 – 반전·평화]

애국시민 사관학교
America’s Little Soldiers

감독 : 마졸렌 그하프
제작연도 : 2017
장르 : 다큐멘터리
나라 : 프랑스
언어 : 영어/ 한국어자막/ 한국수어
상영시간 : 60분

상영일시 : 2018.11.25(일) 13:1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작품해설

매년 11월 11일, 뉴욕에서는 ‘국민을 수호하고 국방을 지키는’ 군인을 위한 퍼레이드가 열리고 그 행렬에는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14~17세의 군인들이 있다. 이들은 군인양성을 위해 미 국방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주니어 ROTC(JROTC) 프로그램의 생도들이다. 사회적 위치가 불안정한 소수자에게 국가는 ‘애국자 되기’를 시민의 덕목으로 포장하며 군 입대를 통해 안전하고 보장받는 ‘진짜 미국 시민’이 될 수 있을 거라 선전하지만, 전쟁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군의 어둡고 추악한 면은 감춘다.

머큐리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영화에서는 JROTC(청소년학생군사훈련단, Junior Reserve Officers‘ Traning Coprs)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군사퍼레이드를 보며 자유를 수호하는 미국의 군인들을 보며 애국심과 자긍심을 느끼는 시민들의 모습부터, 모병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군인의 좋은 점만을 강조하고 홍보하며 입대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불평등을 반영하는 JROTC 운영학교의 지리적 위치 등 모병제 국가의 군대가 어떤 방식으로 군인을 모집하고 홍보하는지 알 수 있다.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인종이나 경제문제 등 모병제의 문제점이나 청소년들의 군사훈련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비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통해 시카고 남부에 위치한 한 공립학교의 교련과목의 수업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 생각과는 달리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제복과 규칙, 머리 길이나 손톱, 화장 등 복장규율, 기합, 자신감과 팀워크 향상을 위한 병영캠프 등 JROTC 라는 낯선 이름으로 진행되는 군사훈련 프로그램의 모습은 사실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은 일상이었던 것이다.

군대의 일상을 충분히 알리고 체험하도록 하여 군인지원자를 늘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과 비슷할 만큼 일상화된 우리의 군사주의 문화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모병제가 되면 일부 사회적 약자들만이 군 복무를 수행하게 되어 불평등이 심화되기 때문에 징병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은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징병제를 유지하며 생기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는 사회적 토론도, 개선도 어려운 지금의 한국 사회는 누구로부터 누구를 지키기 위한 것일까.

전쟁을 준비하는 군대는 전투를 위해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을 익히고 똑같은 훈련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군대를 통해 교육되고 사회화되는 위계적이고 획일적이며 폭력적인 군사문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만연해있다. 그동안 한국은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다’고 강조하며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상황을 이유로 모든 사람을 군대에 보내고, 군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거부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던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대체복무제는 수십 년간 계속되어온 병역거부자들의 감옥행이라는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예외 없는 병역이행’이라는 군대의 기치에 공식적인 ‘예외’를 만들어내면서, 군대에 대한 경직된 사고에 물꼬릍 터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훈련을 받는 것만큼, 우리와 함께 살아갈 이웃들을 돌보는 것이 동등하고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이자 발전이 될 것이다.

대체복무제가 군사화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나갈지 더 많이 상상하고, 군대문제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하고 고민할 때 우리는 지금보다 더 평화로워질 수 있고 우리 사회를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여옥 전쟁없는세상 병역거부팀 활동가

전쟁없는세상은 모든 전쟁은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라는 신념에 기초해 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활동하는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로 구성된 단체로, 병역거부 캠페인, 무기감시 캠페인, 비폭력 프로그램을 단체의 주요 활동으로 삼고 다양한 반전평화운동으로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http://www.withoutwa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