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주년 메시지 : 인권 운동 >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저는 인권연구소 창의 류은숙이라고 합니다.
저는 1996년 11월에 열렸던 제1회 서울인권영화제를 만들었던 일원입니다. 그때 전국 14개 지역의 신청을 받아 지역인권영화제도 함께 열었는데 그중 유일하다시피 살아남은 것이 인천인권영화제입니다. 경찰과 국정원까지 나서서 금지를 했고, 돈도 없었고, 작품 섭외, 번역, 자막, 디자인, 홍보 등 영화제를 할 만한 기술도 없던 정말 보잘것 없는 한 인권단체의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타나 돕는 손길들과 구름떼같이 찾아온 관객 덕분에 기적처럼 영화제를 열 수 있었습니다. 그때 받은 관객 설문지에는 정말 많은 말들이 적혀 있었는데 저는 아직까지도 한 문장을 기억합니다. ‘살아남길 바란다’ 살아남길 바란다 어떤 살아남음을 그걸 남긴 분이 기대를 했을지 모르지만 제가 생각하는 살아남음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인권의 가치를 지키면서 살아남으라는 것입니다. 가치라는 것은 어떤 행동을 바꿀 만한 것. 어떤 행동을 지속할 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자유와 어떤 평등을 어떤 연대를 추구하느냐가 우리의 행동을 바꿀 만하고 또 고집스럽게 지킬만한 것으로 만듭니다.
국가의 억압뿐만 아니라 기업과 다수자의 이름으로 다양한 폭력, 착취, 수탈, 모욕과 혐오가 이루어지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바꿀 뿐만 아니라 지킬 만한 것으로 만드는 자유, 평등, 연대의 가치를 갈고 닦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변화와 지속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둘째, 함께 모여 살아남으라는 것입니다. 볼 것이 별로 없고, 보고자 하는 것은 검열당하기에 함께 모여 보려고 애썼던 과거와는 상황이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볼 것이 너무 많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오늘날 본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런 시대의 인권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함께 모여서 보고, 이견을 의견으로 나누고 거기에 담긴 고통과 저항에 자신들의 것을 보태어 같이 대안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함께 모여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로써만 우리는 대안적 삶의 양식을 고민하는 인권운동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셋째, 마지막으로 ‘잊지 말자. 기억하자’입니다. 제1회 인권영화제의 첫 상영작의 제목은 잊지 말자였습니다. 우리는 기억 속에 살아남습니다. 이 기억은 회고적이고 퇴행적인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닌 우리가 함께 목격을 했던 사건들. 희생자에 대한 되새김질과 현재 벌어지는 사건의 연결 속에 재의미화와 실천의 비계를 쌓고 그물망을 설치하는 일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남읍시다. 30회 인천인권영화제 개막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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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30회 인천인권영화제
영화공간주안
2025.12.2.화~1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