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제25회 인천인권영화제
The 25th Incheon Human Rights Film Festival
2020.12.10.목~13.일
온라인상영 www.inhuriff25th.org
영화공간 주안 3·4관, 컬처팩토리 |
넷째날(폐막식) 현장스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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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남은공간” 대화의 시간 ]
영화 [우리에게 남은공간] 상영 후 부파 신나는 여성주의도서관 랄라, 이혜연-임신규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와 함께 대화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우리에게 남은공간] 상영은 인천인권영화제와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가 함께 준비하는 자리로 제3회 인천퀴어문화축제의 한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우리에게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 하는 자리였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영화속 소수자들의 공간의 모습을 보며 각자의 느낌을 나누고 각각의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결국 공간은 어떤 가시성이나 존재를 보여주는 곳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소수자에게 그런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일상에서 소수자가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존재로 상정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마음껏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의 공간이 협소해 진 요즘, 작게작게나마 만남을 지속하고 일상속에서 소통의 방법을 찾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두가 함께 하는 광장을 만들진 못하지만, 내년에는 우리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대화의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글 : 미루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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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마당 ” 인권의 언어, 전환의 힘 ” ]
코로나19, 감염병의 전세계적인 대확산은 일상을 흔들었고,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위기이고 인권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인권활동가들은 이러한 삶의 위기가 코로나19로 나타난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한 불평등한 사회구조때문이며, 인권운동이 그동안 지적해온 문제와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는 인권의 원칙을 근간으로 해야하며, 인권으로 전환하는 사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25회 인천인권영화제는 인권활동가들이 코로나와 함께 보낸 2020년의 고민과 그 고민으로부터 출발하는 전환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이야기마당 [인권의 언어, 전환의 힘]을 진행했습니다. 이야기손님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공동대응을 고민하며 인권적 원칙을 논의하고 [존엄과 평등 ; 코로나19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활동을 한 어쓰 활동가(인권운동사랑방), 이태원 클럽에서의 감염과 관련한 성소수자 혐오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성소수자긴급대책본부] 활동을 한 타리 활동가(장애여성공감), 인권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인권의 언어와 실천을 하기 위한 인권의 언어로 지도그리는 활동을 한 류은숙 활동가(인권연구소 창)가 함께 했습니다.
인권활동가들은 감염병의 위기 대응이 인권의 원칙이 기초로 이뤄져야한다는 주장과 함께 지난 1년의 활동을 했왔고 변화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은 문제들이 많고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인권의 언어를 찾고 인권의 정치를 통해서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습니다. 생명을 위한 방역조치 앞에서 오히려 인권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은 결국 누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고 우리 사회가 우선하고 있는 것, 규칙, 그것을 위한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를 확인시켜줍니다.
이에 인권활동가들은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는 사회로의 전환을 고민합니다. 인권의 토대인 인간 존엄성 존중, 자유, 평등, 연대의 원칙으로, 이것은 개별적인 자유와 평등이 아닌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의 자유와 평등이 될 수 있을때 가능하기 때문에 인권의 언어로 만드는 인권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조명탄’이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제대로 생각하고 실천할 계획이 필요함을 확인했습니다.
글 : 랑희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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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가는 길” 대화의 시간 ]
[학교 가는 길] 상영 후, 서진학교 설립 과정을 둘러싼 지역 개발 등의 사회적 맥락과 다양한 지역구성원과의 공존의 삶에 대해 [학교 가는 길]의 김정인 감독, 장애여성공감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이진희 활동가와 함께 이야기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교육권이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된 서진학교 설립 과정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빈곤하다는 이유로 겪었던 분리의 경험에서 기인하였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를 개인 대 개인, 집단 대 집단의 갈등으로 보이게 하는 정치의 문제를 지적하며, 과거 서울시 주거정책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반성,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국가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영화에서 임대아파트에 사는 학생들만이 다니는 학군이었던 공진초가 폐교된 공간에서의 서진학교 개교를 통해 과거 분리되었던 기억이 위로받을 수 있겠다는 전 가양동 주민의 인터뷰가 ‘기피시설’이라 불리는 공간들이 다른 의미의 공간들로 탈바꿈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이 새롭게 바뀌어 나가는 변화의 모습에 따라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 방치했던 역사를 얘기하고 과거의 잘못들에 대한 성찰로 이어나갈 힘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인의 인권 문제가 가장 취약하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접근이 아닌 발달장애인과 평등하게 살아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학교를 넘어서 발달장애인의 삶 전반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대화의 시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글 : 아름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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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막인사 “존엄·평등·연대 : 안녕에 묻는다 ㄴ╅” ]
나의 안녕에 당신의 존엄을, 우리의 평등을 묻는 것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당신도 그러하듯이.
고집스럽게 직접대면 상영과 온라인 상영을 병행했던 25회 인천인권영화제가 무사히 폐막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다행스러운 만큼 고맙고,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애정만큼 만큼 아쉬운 마음으로 25회까지 중 가장 긴 폐막인사를 드립니다.
2020년을 지나오면서 인천인권영화제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대확산이라는 전 세계적인 상황이 생명과 안전의 위협, 사회경제적 위기와 일상의 격변뿐 아니라 대확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과 공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고 충분한 애도도 다 하지 못한 채 밀려오는 충격과 긴장에 안정된 일상과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을 쉽게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위기가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존재하는 불평등이 위기에 도드라질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위기에 대한 불평등한 대처가 비극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결국은 인간이 저마다 고유한 존재로서 존엄하며, 평등한 삶을 통해 그 존엄이 지켜진다는,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 공존의 원리, 인권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천인권영화제는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생존이냐 아니냐에서 존엄한 생존, 존엄한 삶을
인권이냐 안전이냐에서 안전은 무엇인가를 분명히 묻고싶었습니다.
우린, 뜻하지 않아도 서로를 위협하게 되는 순간을 맞닥뜨릴 수 있으며
내가 위험에 잠식된다 해도 당신은 나의 인간다운 삶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신뢰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의 짜임새가
나를 안도하게 하고, 내일의 삶을 그릴 수 있게 하는
진정한 안전, 안녕이라 말하고 싶었습니다.
존엄과 평등이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구체적 풍경이 되어야 하기에
만나 나아가면 길이 되고, 모여 다른 세상을 여는 광장이 되는
그렇게, 알아가는 고통이자 기쁨에 삶의 무게를 나누는 공존의 감각을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25회는 지난 24회까지 오면서 작으나마 찾았던 인권으로 만나는 공간의 가능성과 안정적인 운영이 모두 처음을 돌아간 듯 어려운 상황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위기로 25회의 일정은 계속 연기되어, 가을개최라는 애초의 계획은 그 어느 해보다 뒤늦게 개막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감염병 확산이 시기 인지라, 생각지 않았던 방역팀과 생중계 팀을 꾸려야 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활동을 채우기 위해 장애인접근권팀도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방역팀의 고심은 관객들의 안위 뿐 아니라 영화제 활동가들의 건강에까지 이르렀고 영화제 기간동안 쉴새 없이 움직이는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습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직접대면이 가능한 상영공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영화공간 주안의 노력에도 힘입은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소통에 공들이며 진행해야할 장애인접근권팀의 운영은 시간에 쫒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선 경험을 기꺼이 나눠주고 함께해준 서울인권영화제와 한국농인LGBT 설립준비위의 연대에 큰 힘을 받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토론하고 끊임없는 수정작업을 해주시고, 새로운 제안에도 뜻을 같이해준 감독들의 수고로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시간이었습니다.
3회 인천퀴어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상영에는 혐오의 언행을 쏟아붓는 이들의 위협이 예고되었지만, 감염병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달려와준 인천의 연대단위들과 관객들이 있어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개막날부터 나날이 높아지는 확산세에도 마스크 꽁꽁 여미고 상영장을 찾아주신 관객들과 기꺼이 함께해준 이야기 손님들이 있어, 만석의 기쁨은 고사하고 무관객상영이려나 싶었던 활동가들의 초조한 마음을 큰 고마움과 온기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상영관의 첫 운영과 수어영상 촬영, 편집으로 몇 배의 활동을 감내해야했던 영상팀은 모든 프로그램의 자체 생중계라는 엄청난 일정을 소화하는 것까지 그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팀이 늘어난 만큼, 최선을 다해야만 공간을 지킬 수 있다는 맘과 함께 영화제 활동가들의 움직임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맘을 울고 웃는 가운데 꾹꾹 눌러담아야만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와 애정으로 열린 공간인지, 가늠조차 안되지만, 이제 그 공간과 시간을 잘 기록하고 나누는 것으로 그 고마운 마음을 갚으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려 합니다.
인천인권영화제의 폐막 인사는 늘 이렇게 끝납니다.
여전히 채우지 못하는 것들을 채워주는 당신들 덕을 톡톡히 본 한해였습니다.
인천인권영화제가 고통에 눈 떼지 않고 서로를 완성해주는 꿈을 꾸게 하는 건, 현장과 작품에서 이를 몸소 보여주시는 당사자들과 인권활동가들 그리고 감독들 덕분입니다. 인천인권영화제가 늘 부족한 상영 조건과 공백들을 부끄러워 않고 용기 내어 펼치고 더 나은 다음을 결심하게 하는 건, 애정 어린 지지와 응원을 이어주는 관객들과 당신들 덕분입니다.
인천인권영화제가 험난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 자신의 빡빡한 일상에 기꺼이 자리를 내주고 열정을 담아주는 인권활동가들과 영화제 활동가들 덕분입니다.
그 힘 받아서 표현의 자유, 대안영상과 인권감수성 확산이라는 영화제의 목표 잊지 않고 정기상영회, 현장상영회, 공동체 상영회를 이어가겠습니다.
인권의 현장에서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인천인권영화제가 변함없이 스크린을 펼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도 잊지 말아 주시길!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저항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2020.12.20 인천인권영화제 드림 |
공존을 위한 영상 자유를 향한 연대
인천인권영화제 www.inhuriff.org, inhuriff@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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