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낮이 없는 새땅 |
퀸의 뜨개질
Queen’s Crochet
감독 : 조한나
제작연도 : 2023
장르 : 다큐멘터리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 영어자막, 자막해설
상영시간 : 36분
상영일시 : 2023.11.19(일) 오후 1:2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3관
기획의도
우리는 일상적인 것에서 경계를 느끼고 ‘어느 쪽에 서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그러나 젠더적 수행은 일상에서 불일치, 대립, 대항을 반복한다. 심지어 규정된 젠더수행을 요구하거나 강요당하는 것 같은 상황도 언제나 강압적인 요구만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영화는 세상의 이런 질문들 사이에서 엮고 풀기를 반복하며 유쾌한 뒤집기를 시도한다. 한나의 통쾌한 전복과 맞닿아 있는 관객들의 ‘사소한’ 전복들을 연결해보고 경계에 선 가능성을 펼쳐보고 상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대화의 시간 기록
조한나 감독
넝쿨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넝쿨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넝쿨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퀸의 뜨개질> 잘 보셨나요? 이 경계를 가로지르며 타인과 연결되고 유쾌한 접목을 의미심장하게 이어나가는 영화라고 저는 읽어봤는데요. 이제 대화 시간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도 나눠주고 싶은 이야기, 질문 있으시면 직접 손을 들어서 말씀해주셔도 좋고, 저희 입장하실 때 나눠드렸던 티켓에 QR코드가 있어요. 그래서 QR코드에 사진을 찍으시면 이 오픈채팅방으로 입장하실 수 있어서 오픈 채팅방 통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나눠주셔도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말씀해주시면 손을 들어주시면 저희 활동가가 마이크를 드릴 예정이고요. 오픈 채팅방에서 말씀을 해주시면 제가 같이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수어통역과 문자통역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수어통역에 한국농인 LGBT+ 수진 님, 문자통역에 AUD 사회적협동조합 김규남 선생님이 함께해주고 계십니다. 박수 한번 드릴까요?
그리고 언제든지 좀 편안하게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그리고 영화 보시면서 생겼던 떠올랐던 질문 있었다면 같이 남겨주시면 그리고 손을 들어주시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희 대화의 시간 같이 진행하실 조한나 감독님 인사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조한나
안녕하세요? 퀸의 뜨개질의 조한나입니다. 오늘 우연히 제가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몇십 분 동안 같이 타고 계시던 승객분들이 계신 거 같아가지고 너무 신기하고요. 그래서 좋은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넝쿨
마무리를 하시면. 마무리를 하신 거 같은. 네, 저도 이야기 들었는데 아마 수진 선생님도 같이 타고 오신 거 같아요. 오늘 이 극장에 이곳에 지금 다다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차를 타고 온 거 같다 그런 재미있는 경험이 우리에게 같이 있는 거 같고요.
영화 보신 분들이 좀 제일 궁금하실 거 같고, 저도 끝나자마자 제일 궁금했던 게 이 만다라 매드니스 대체 어떻게 되어있나, 지금 어디에 있나요? 만다라 매드니스 어떻게, 어디에 계신가요? 완성된 것은?
조한나
그게 너무너무 크다 보니까 집에도 잘 안 들어가가지고 제가 이사를 하면서 더 작은 집을 가게 됐거든요. 그래서 지금 고이 접어서 작업실에 두고 있는데, 어디 전시할 데가 있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거든요. 여기도 전시를 하던데.
넝쿨
맞아요. 감독님 방에 장면들을 보니까, 화면들을 보니까 감독님 방에도 여러 가지 뜨개질도 있고, 뜨개질로 만든 어떤 작품들이 있어서 같이 만다라랑 같이 전시해두면 좋겠다, 우리 옆에 컬처 팩토리에서. 그런 생각을 좀 했었는데요. 저희 3관 나가시면 옆에 컬처 팩토리라는 공간에서 뜨개질도 하고 바느질도 하고, 기억상점도 입점해 있어서 보시고 여러 가지 물품들이나 후원하실 수 있어서 거기 컬처도 같이 들러서 보시면 좋을 것 같고, 오늘 이 대화의 시간이 끝나면 감독님도 빠르게 뜨개질을 하실 수 있다고 하셔서 같이 뜨개질 할 예정이니까 같이 컬처 팩토리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하는데, 지금 너무 재미있었다고, 안지선 님이. 요즘은 뭐 뜨고 계신가요? 뜨개 작가인가요? 영화 감독이신가요?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 요즘 어쩌고 계세요? 저도 궁금하네요.
조한나
제가 정말 최근에 다시 만다라 매드니스를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다시는 안 뜰 줄 알았는데, 약간 손이 너무 심심한 거예요, 만다라 매드니스라는 걸 경험하고 나니까. 모든 게 다 시시해지는 거예요. 아, 만다라 매드니스가 아니면 더 이상 뜨개질을 다른 걸 할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다시 시작을 했고요. 지금은 방석 정도 크기 되는 만다라 매드니스, 두 번째 만다라가 있고. 그리고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한테 어머니가 그런 말을 많이 하시거든요. 너는 영화 감독으로 실패하면은 그냥 뜨개방 차리라고. 그래서 먹고 살 길이 하나라도 더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넝쿨
기술 보유자라서 역시 기술 보유자라서 뭔가 2개가 동시에 정체성이 있는 거 같아요. 뜨개 작가이기도 하고, 영화 감독이기도 하고. 저는 좀 그렇게 느껴지기는 했는데, 관객분들도 아마 그렇게 느끼셨을 거 같아서 이런 질문을 해주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저는 사실 영화에서 여러 가지 뜨개질 장면도 나오지만 한나의 얘기도 나오잖아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나의 어렸을 때 모습, 그리고 지금 다 성장했을 때의 모습.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저한테 좀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에 하나는 어린 한나가 예쁜 여자 아이가 아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 여자 아이가 되고 싶지 않아서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이런 표현이 나오잖아요. 근데 저는 그걸 보고 엄청 시원한 거예요. 그 장면을 보고. 왜냐하면 저도 예쁜 여자 아이는 아니었거든요, 어렸을 때. 근데 제가 예쁘지 않은 여자 아이라는 것을 계속 이제 알게 되잖아요, 주변을 통해서. 주변 사람을 통해서 계속 예쁘지 않다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저는 약간 좀 도망치고 싶었던 거 같아요, 그런 것들로부터. 그래서 그러면 말 잘 듣는 어린이가 돼야 되겠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들어야 되겠다 이렇게 좀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했던 학생이었던 거 같거든요. 그런 어린이였던 거 같은데 한나는 어, 안 예뻐? 그럼 잘라버리지 뭐. 약간 이렇게 싹둑 해버리는 거 같아서 저한테는 엄청 통쾌하다, 저런 선택지도 있을 수 있었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그때 왜 그렇게 선택하셨던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조한나
저도 사실 조금은 도망가는 선택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말씀해주신 거와 같이. 왜냐하면 저는 약간 어떠한 완벽한 여자 아이라는 상이 이렇게 있으면은 그거를 항상 저도 쫓아가려고 노력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왜냐하면 저는 너무 활동적이었고 살도 쪄있었고, 얼굴도 안 예쁘다 뭐 이런 얘기를 막 들으니까. 그래서 그럴 바에는 그냥 남자 애들이 편해보이더라고요, 되게. 아무렇게나 사는 느낌. 태어난 김에 사는 느낌인 친구들이 많았어요. 나도 쟤네들처럼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많아서 그렇게 했던 거 같고요. 사실 신기한 게 그때는 활동 반경이 다르잖아요. 더 넓잖아요, 활동 반경이. 그리고 뛰어다니잖아요. 근데 여자 아이, 남자 아이들의 그룹마다 차이도 있었는데 제가 어렸을 때는. 근데 머리를 자르고 나니까 제가 되게 머리만 잘랐는데 남자친구들처럼 행동하는 저를 발견한 거예요. 더 뛰어다니게 되고,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목소리도 낮게 말하고, 약간 이런 점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약간 좀 신기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말하면 부치라고도 하는데 어린 부치가 아니었나 생각도 들고, 모르겠어요.
넝쿨
약간 그것이 태가 났던 걸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저도 드는데, 근데 이렇게 좀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좀 걸어주신 거 같아요. 저도 그냥 머리카락만 짧게 했을 뿐인데 걸음걸이 달라지고 저도 이런 경험했었거든요. 그리고 머리카락이 길면 왠지 그 영화제 활동가 중에도 머리를 길게 길렀었던 남성 정체성을 가진 활동가가 있었는데 머리를 길게 기르고 왠지 조신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남자가 어디 조신하게 있어야지 이런 장난 원래 많이 치지만 아무튼 그런 장난도 같이 치게 되고, 본인도 조신한 표현 많이 하고. 머리카락이 긴가 짧는가 이거만으로도 되게 다른 어떤 표현을 하게 된다라고 하는 게 좀 재미있었던 경험, 그리고 그런 경계를 뒤집는 경험들이 다들 좀 많이 쌓여있으실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그러한 경험들이 있으시다면 관객분들도 좀 나눠주시면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관객분들 중에서 아까 만다라 또 뜨고 계시다고 하셔가지고 만다라 매드니스 유니버스로 전시회를 하면 너무 멋있을 거 같아요. 너무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혹시 뜨개질 실력과 별개로 하다가 포기하고 싶거나 힘들 때 다시 하게 만드는 동력은 뭐가 있으신가요? 열심히 일하는 네오 님이 이런 질문을 해주셨는데 포기하고 싶거나 힘들 때 뭔가 다시 하게 만드는 동력에 대한 질문을 주신 거 같아요.
조한나
뜨개질에 대한 이야기이신 거 같은데 저는 뜨개질은 저한테 그냥 루틴 같은 거예요. 그래서 요즘에 만다라 매드니스를 다시 뜨게 되는 것도 어떠한 루틴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이제는 다시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기 전에 1시간씩 뜨고 자는 루틴인데, 그래도 1시간씩 하니까 힘들지도 않고, 그냥 그 순간이 너무 평온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게 막 뜨개질이 힘든 느낌은 아닌, 저한테는. 그런 게 있고, 그리고 요즘에 이건 다른 얘기인데 요즘에는 뜨개질 만다라 매드니스, 두 번째를 뜨면서 드는 생각이 촬영하지 않고 뜬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라는 걸 깨달은 거예요.
전에는 모든 장면을 다 촬영하면서 뜨개질을 동시에 해야 되는 거니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때는 고통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냥 평온하기만 합니다.
넝쿨
그렇군요. 맞아요. 촬영을 하지 않으면서 뜬다고 하면 여기에 또 뜨개질 자체에 깊이 빠지면서 하게 돼서 더 집중하고 빨리 뜰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약간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영화에서도 이야기했는데, 만다라를 다 뜨고 나서 한나가 그런 얘기하잖아요. 나는 할머니의 뜨개질을 몰랐던 것 같아, 이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사실 뜨개질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도 많이 들고, 그걸 가지고 또 영화로 만들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셨을 거 같은데 저는 춘자의 이야기도 좀 궁금했어요. 춘자를 잘 몰랐던 것 같아라고 이야기했지만, 나중에 드랙 퍼포먼스도 하고, 그 춘자에 대한 노래도 불렀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좀 어떻게 춘자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라고 좀 생각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조한나
사실 별 다르게 특별한 건 없는 거 같고 왜냐하면 영화에서 등장했을 때 춘자가 처음에는 완벽한 빌런이나 악역, 안 좋은 사람으로 나오잖아요. 저한테 안 좋은 일을 강요하는 사람. 근데 나중에는 조금은 이해해보려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영화가 끝이 나게 되는데 근데 사실 저는 딱 거기까지인 거 같아요. 그러니까 어머니나 할머니를 생각했을 때 두 가지 감정이 항상 들잖아요. 약간 좋았다가 이해가 안 됐다가 이런 것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제가 그거를 뛰어넘는 뭔가 엄청난 해석을 가져와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 영화를 만들 때. 할머니에 대한 약간 엄청난 해석을 가져와서 이 이야기 속에서 뭔가 새로운 걸 던져야 돼 담론을 던져야 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은 삶은 혹은 가족 관계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 같아요. 그래서 할머니가 약간 고집스럽고, 약간 억척스럽고, 이런 부분에 대한 해석이 그냥 그저 고집스러웠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뜨개질이 본인의 어떠한 남들한테 하지 못 했던 어떤 표현이나 언어로써 존재를 한 것이다까지 정도였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할머니의 뜨개질도 저는 그냥 되게 할머니가 조신했던, 조신함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할머니도 조금은 예술가였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뜨개질로 했던 게 아닐까 이렇게까지 도달했던 거 같습니다.
넝쿨
너무 좋은 해석이라는 생각이 저는 좀 드는데. 좋은 해석이라고 생각했던 건 할머니도 예술가였다라고 하는 부분이 우리가 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해석할 수 있는가, 언어를 얻은 느낌이 있는 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여러분, 되게 여러 가지 장면이 마음에 남으셨을 거 같은데 저는 춘자가 그 야유회 같은 데 가가지고 노래방,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잖아요. 너무 좋은 거예요, 그 장면이. 우리 엄마 같고, 막. 원래 여자들은 조신해야 되니까 바깥에 나가서 큰 소리 내면 안 되고, 너 그러면 안 되고 뭐 안 되는 게 너무 많잖아요. 저희 엄마도 저한테 맨날 그런 얘기를 하시거든요. 그런 종류의 얘기를 하시거든요. 살을 빼야지, 뭐 남자 애들한테 잘 보이려면 이렇게 해야지 이런 이야기 되게 많이 하셨는데 본인은 나한테 그렇게 얘기해놓고 엄마도 막 자기도 술 먹고 나가가지고 술 먹고 사람들하고 싸우고 다니고 이렇게 해요. 그 복잡성이 있잖아요. 나한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놓고 자기도 하고, 다음 날 아, 숙취 이렇게 하고 밥 안 차려주고 이런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춘자의 그 노래하는 장면을 보면서 춘자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이런 게 되게 어떤 성격이었을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런 게 저의 마음속에서 되게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키면서 너무 재밌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되게 좋아했었던 장면이었다, 갑자기 고백을 또 해봅니다.
그리고 또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이게 감독님의 첫 번째 영화이신가요? 감독님 가족, 친척분들이 보셨다면 반응이 어떠셨나요? 질문을 해주셨는데 첫 번째 작품은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조한나
첫 번째 작품은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랑 비슷한데, 애니메이션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었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제가 다 그려가지고 첫 작품이 있고, 그거는 이제 엄마와 저의 이야기였고, 두 번째 작품은 할머니와 저의 이야기, 그리고 저의 이야기로 발전이 된 거 같고요. 두 번째 질문이 혹시 뭐였죠?
넝쿨
그래서 이 작품을 가족분들하고 같이 보셨는지,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조한나
제가 이 작품을 2년 동안 만들었는데, 제작 기간이 2년이었는데 2년 동안 뜨개질 하는 영화로만 알고 있었어요. 졸업 상영회에서 처음 보게 된 거예요. 근데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커밍아웃, 그냥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이 그냥 여러 가지를 커밍아웃 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오토바이 타는 것도 몰랐고, 담배 피는 것도 몰랐고, 그다음에 친구를 좋아했던 것도 몰랐고, 약간 이런 모든 걸 다 그때 보여줘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근데 이 상황으로 약간 설명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머니가 끝나고 나서 딸기라는 친구 나오잖아요. 딸기 본명이 예를 들어 순자라고 할게요. 그러면 우리 순자 나오더라 이러더라. 그래서 왜냐하면 순자라는 친구가 저희 집에 너무 자주 와서 알고 계셨던 거고 딸기가 누군지 아시더라고요. 되게 잘 받아들여주셨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나는 엄마한테 잘 숨겼다고 생각하는데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가족이 지금은 영화를 20번 정도 보셨거든요. 영화제를 따라다니세요. 엄청 좋아하시고, 볼 때마다 새롭다고 하시고, 하십니다.
넝쿨
가족들의 지지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점인 거 같고, 같이 힘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네요. 그리고 또 다른 큐 님이 드랙 하는 거 중에 뜨개질로 수염을 표현한 게 있었는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게 되었나요? 이렇게 질문주셨는데요.
조한나
그냥 문득 떠오르게 된 거 같고요. 제가 수염을 좋아해요. 갖고 싶다고 생각을 해서 맨날 머리 감을 때 거품으로 수염을 만든다거나 할로윈 때 제가 반짝이 같은 거 여기에 붙였던 적도 있었거든요. 사진 찍고. 원래 수염을 되게 좋아한다. 그래서 붉은 수염의 한나 이런 식으로 별명도 있고, 붉은색 테이프를 붙여가지고 수염을 만든 사진이 있어서. 제가 수염을 좋아했고, 당연히 수염 뜨개질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거고요. 미국의 가장 유명한 사이트가 있어요. 레이블리라고. 뜨개질 도안 사이트거든요. 거기 들어가서 검색하면 모든 게 다 나와요. 그래서 사실은 그 페니스 뜨개질하고, 수염 도안이 검색하니까 다 나왔어요. 그래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뜨개질러들이 있다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넝쿨
저도 안 그래도 저것은 직접 만든 도안이실까? 아니면 뭔가 어디 있었던 걸 쓰신 걸까 이게 되게 궁금했는데, 참고할 만한 게 있었던 도안이 있었던 거네요. 그러면.
조한나
제가 100% 만든 도안이긴 한데, 누군가 착용한 모습이나 어떤 느낌이 나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참고 정도 했었던 것 같아요.
넝쿨
저도 드랙을 하는게 좀 재미있었는데 페니스도 만들고, 수염도 만들고, 뭔가 인어공주 같은 옷도 만들고, 브라도 만들고, 여러 가지를 해서 춤추고 이렇게 하잖아요. 그리고 드랙 퀸도 되고, 드랙 킹도 되고. 그래서 남자도 됐다가, 여자도 됐다가 그게 혼재되어서 있는데, 이 드랙이라고 하는 방식을 사용하신 게 또 재미있었거든요. 왜 이런 선택을 하셨는지가 좀 궁금하더라고요.
조한나
우선 저는 드랙이라는 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행위 예술이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는 이유는 제가 루폴의 드랙을 좋아해서 그때 맨날 봤어요. 그거를 보면 그 드랙을 하는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게 느껴졌거든요. 뚱뚱한 드랙 퀸, 흑인 드랙 퀸, 아시아 드랙 퀸 이 사람들이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거예요. 몸매, 인종, 색깔 그런 걸 사랑하는 게 자존심을 저한테 줬던 거 같아요. 자존감을 줬던 거 같아요, 그분들이. 그래서 따라하고 싶은 마음, 팬심 이런 게 항상 있었고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장르기 때문에 아마추어 대회도 많이 열리잖아요. 그래서 나도 해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했는데, 사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거의 3개월 동안 리허설을 하면서 준비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 촬영 리허설 한 3번 정도 했어요. 그래서 그 전에 찍었던 촬영본들이 많고, 만다라가 다 되지도 않았는데 앞에서 춤 춰보고. 그러니까 마음에 벽이 있었어서 하지를 못 했다가 나중에 정신을 놓고 술을 마시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넝쿨
마음에 벽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마음에 벽이 어떤 거였을지 물어봐도 될까요?
조한나
이렇게 너무 작은 내가 이렇게 큰 일을 해도 되는 걸까 이런 거였던 거 같아요. 너무 소심한데 너무 무대 앞에 나서는 느낌인 거잖아요. 물론 아무도 없었지만 무대에 나서야 되는 느낌. 그럼 영상으로 보여질 거고. 그게 너무, 그냥 어쨌든 약간 즐겨야 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저는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스위치가 안 켜지는 거예요. 그게 어려웠던 거 같아요.
넝쿨
저도 좀 처음 영화를 여러 번 봤는데 이 시간을 준비하면서 여러 번 봤는데 맨 처음에 봤을 때 페니스를 차고 트월킹을 추는 저런 퍼포먼스를 어떻게 했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 이게 한나라는 사람의 캐릭터구나. 오히려 저는 머리도 그냥 뭐 안 예뻐? 그럼 남자 애처럼 해, 싹둑. 그리고 페니스 입고 나 춤 춘다 이런, 저런 사람이구나, 성격이 저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만났는데 또 뭐지 들어오기 전에 저희 이제 대화의 시간 시작해야 되는데 너무 떨려요, 호달달달 둘이 이러고 있었고, 저 되게 소심해요, 사실. 이런 얘기하는 거 보면서 재밌었거든요. 영화에서 봤던 사람과 이 지금 눈 앞에 있는 한나가 되게 다른 사람 같아서 재미있었는데 약간 이 한나의 성격들에 춘자가 영향을 준 게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문득 좀 들더라고요.
조한나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넝쿨
그니까 한나의 뭐랄까, 도전적인 그런 이 행동들이 있잖아요. 도전 행동들이 있는데, 그 행동과 약간 소심한 한나, 그 사이에 있잖아요. 그래서 이 성격을 만드는 과정에서 되게 다양한 사람들이 영향을 미쳤을 거 같은데 그 중에 춘자도 어느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아서.
조한나
대부분의 영향을 줬던 사람들은 더 약간 할머니 같은 사람은 아니었던 거 같고, 그냥. 근데 이제 춘자가 저에게 준 것은 아, 저렇게 저런 할머니는 되지 말아야지 이거였던 거 같아요. 나는 할머니보다 더 멋진 할머니가 될 거야 이렇게 마음을 먹게 하는. 근데 여기서는 해석이 좀 다르게 나오잖아요. 할머니도 사실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시대의 피해자였을 뿐이다 이렇게 말하는 거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나는 내 세대에서는 조금 더 멋진 할머니들이 탄생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거 같아요.
넝쿨
맞아요. 좋을 수만은 없을 거 같고, 실제로 만나서 같이 살았으면 힘들었을 거 같거든요. 우리 엄마처럼 그런 부분이 있었을 거 같은데, 근데 춘자를 한나가 다르게 이해해줬던 것이 마음에 남게 되는, 이 영화가 좀 진하게 남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인 거 같아요. 그리고 A님이 너무 멋졌어요, 춘자 송 퍼포먼스 이렇게 남겨주셔서 같이 전달드리고, 그 저는 춘자 얘기를 조금만 더 얘기를 해보면 전달을 드리고 싶었던 것이 저희 영화제 입구에 들어오실 때 보면 영화제 자료집을 같이 이 리플랫과 같은 걸 나눠드리고 있는데 후원을 하실 수 있도록 드리고 있는데 거기에서 수엉 님이 인권 해설을 써주셨는데 이 구절을 그냥 좀 한 번 읽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인권 해설에서 한나에게 신부수업을 강요하던 집행자처럼, 여자가 된다. 만다라가 완성돼서의 한나가 말한다. 할머니의 뜨개질은 어떤 것일까. 이런 표현으로 좀 영화를 잘 읽어주셔서 다른 해석들도 같이 들어있어서 같이 보시면 좋겠다 이렇게 좀 제안을 드리고, 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트월킹도 하고, 뜨개질도 하고, AR도 하고, 여러 가지 오토바이도 타고, 재주가 많은 영화라고 저는 좀 느껴지는데 이 영화에서 좀 이런 걸 이런 장면은 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감독님이 관객분들께 전하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그것도 한번 말씀해주시면 어떨까요?
조한나
일단 그 제가 장치를 하나 심어놨는데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읽지 못한 장치가 있거든요. 그게 이제 춘자 송이 시작될 때 전화 소리가 울리다, 벨소리가 울려지다가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고 거기서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이렇게 하잖아요. 그게 사실 진짜 저희 할머니한테 전화를 건 거고, 할머니 번호가 없어서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그런 연출이었거든요. 할머니가 더 이상 받지 못한다 이런 연출이었는데 아직까지 그거를 읽어주시는 분이 없어서 이번 기회를 빌어서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그냥 저는 할머니 전화번호를 기억하니까, 가끔 전화 거는 거 같아요. 그게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더라도.
넝쿨
저도 약간 이게 실제로 전화를 걸었다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었는데, 이게 어떤 종류의 그리움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춘자 같은 할머니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춘자는 또 다른 예술가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리고 그리워하기도 하고, 이렇게 좀 복합적인 감정을 계속 가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좀 감독님이 남겨주신 그 이야기에 그니까 춘자가 그리울 때 또 전화를 걸어본다라고 하는 얘기가 좀 더 이렇게 뭐라 그럴까요? 진해진다고 해야 되나, 영화가. 그런 마음이 좀 더 드는 거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 정도를 남겨두고 있는데요. 혹시 질문이나 혹은 남겨주고 싶으신 이야기 더 있으시면 손 들어서 이야기해주시고 싶은 분 계실까요? 이 자리에서 같이. 없으시면. 생각해두시면, 저는 마지막 질문인데요. 다시 뜨개질로 돌아가기는 하는데 저는 약간 영화 보면서 이제 다큐를 만들려면 만다라 매드니스 정도는 떠야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어디 가서 명함을 내밀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니, 감독님은 다음 작품 어떻게 만드시려고 그러지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좀 오늘 같이 보셨지만 다른 분들한테 소문을 내고 싶을 때 어디 가서 어떻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이후의 계획이 있으신지, 그리고 이 다음에 또 작업과 관련해서 계획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조한나
세 가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첫 번째 그냥 자랑인데 제가 만다라 매드니스 뜨면서 손이 달라졌어요. 오른손과 왼손의 두께가 달라요. 오른손이 지금 근육이 부풀어올라서 빵빵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렇다. 저의 몸의 변화는 그렇다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고, 그다음에 제가 곧 있으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을 하는데 3회차 상영을 하더라고요. 3번이나 상영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12월 초에 아마 거기서 뵐 수 있을 거 같고, 그다음에 다음 작품으로는 제가 계속 지속해서 저에 대한 얘기를 했었거든요. 첫 작품도 그렇고, 두 번째 작품도 그렇고. 근데 저는 그 둘 사이의 갭이 5년 정도라는 시간이 걸려서 다음 작품이 나왔었어요. 근데 첫 번째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다음에는 다른 이야기로, 넓은 이야기,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로 생각을 했었었어요. 근데 5년이 지나고 저라는 사람이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뭔가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또 저의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그래서 저는 또 시간이 지나면 제가 바뀌겠죠. 그래서 또 저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저와 저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그럼 계속 늙어서 나의 얘기를 하는 할머니 다큐멘터리스트가 돼야지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작품을 만나기를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 근데 제가 프로젝트성으로 지금 친구들하고 하고 있는 단편 작품이 곧 나오긴 해요.
넝쿨
정말 바쁘시네요.
조한나
다다음주에 한예종이라는 학교에서 상영을 하는데, 그 주제가 카자흐스탄이고, 카자흐스탄과 한국, AI, 정체성, 아시아 이런 키워드들을 가지고 실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요. 상당히 재밌어가지고 꼭 시간 되시면은 다다음 주 월요일, 27일 월요일 2시에 한국예술종합대학교에서 상영하니까 보러 오시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넝쿨
그 자리 외에도 또 볼 수 있는 자리가 왠지 생길 것만 같네요. 좀 감독님 초반에 전 작품은 엄마와 나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번에는 춘자와 나에 대한 이야기였고, 나에 조금 더 집중하는 이야기로 넘어간다라고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여성이라고 호명된 사람들, 불려진, 여성이라고 불려진 사람들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 변화에 대한 관계와 변화에 대한 얘기를 꾸준히 주목해서 담고 계시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다음 작품도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되고요. 카자흐스탄과 AI가 갑자기 튀어나올 줄은 몰랐네요.또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니까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거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되고, 그 작업도 금방 또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12월 달에 퀸의 뜨개질 볼 수 있다고 하니까 못 보신 분이 계시면 안내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오늘 이 얘기를 안 하면 뭔가 이 질문 안 하면 못 간다 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여기 앞에 안경 끼시고.
관객1
안녕하세요? 그 제가 지금 군복을 입고 있어서 그 원래는 이제 이걸로 하려고 그랬는데 배터리가 나가가지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두 가지 정도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아까 전에 하셨을 때 정리가 안 돼가지고 말을 못 드렸다가 지금 나지막히 하게 됐는데, 한 가지는 만다라를 만드셨는데 그 만다라 작업을 제가 어디서 다른 데서 본 바로는 가루 같은 걸로 이렇게 만들고, 다 만들면은 불어넘기는, 불교에서 일종의 그런 수행을 하는 류의 작업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저기에서는 실로 만들어지는 만다라니까 이 실이 짜이고 풀어지는 과정들이 나타나는데, 실로 만다라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드시기 시작을 했는지 그냥 재미로 만들었다고 하셨지만 의미가 있는지 해서 여쭤보고 싶었고, 또 하나는 이 작품에서 거울이 많이 등장을 하는데 카메라가 나를 찍는데 내가 카메라에 나오고 이러한 과정들이 마치 카메라를 거울처럼 쓰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나라는 존재가 카메라에 담기는 경험을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 두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조한나
영화에서 나오다시피 만다라 매드니스는 코마니계에서 굉장히 유명한 최고의 도안이라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 하는 거였는데, 일단 그런 의미도 있고, 최고라는 의미도 있고요. 사실 저도 그 가루 만다라를 잘 알고 있거든요. 직접 본 적도 있고. 근데 문제는 그거를 저도 뜨개질 하고 불태워버려야 된다는 상상도 했었어요. 가루를 날리는 것처럼. 근데 저는 그러기는 승려분들처럼 욕심이 없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던,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속세에 물들어있다, 우리는. 제가 느낀 건 만다라를 하고, 저는 이 만다라를 만들고 나면 되게 깨달아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 똑같은 거예요, 제가. 그때 느꼈던 게 이 변하지 않았음이 나한테 큰 깨달음이었구나를 깨닫고 그게 공이었다라는 걸 깨닫게 됐거든요. 그래서 사실 만들 때는 그 문양과 최고라는 것이 좋아서 만들었는데, 오히려 만들고 나서 깨달은 게 더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다음에 사실 이제 거울과 카메라에 대해서 질문해주신 것이 본인을 찍는 1인칭 다큐멘터리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굉장히 사실은 어려운 일인 것 같긴 해요. 왜냐하면 카메라 뒤와 앞에 동시에 서야 되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그니까 편집기 앞에서도 뭔가 뒤에서도 뭔가 나를 인물로서 바라봐야 되고, 나와 감독으로서의 나와 인물로서의 나를 분리시켜야 하는 작업이 굉장히 어려운데 근데 저는 조금 더 다른 분들보다는 수월하게 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원래는 이런 사람이잖아요. 근데 그 안에서는 그래야 되니까 조금 더 이 안에서는 내가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하고 나니까 좀 분리를 시켜서 이 안에 있는 사람은 퀸이라는 사람이다, 퀸 조한나라는 사람이다라고 분리를 완전히 해서 저를 앞에 세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다른 친구들, 다른 친구 감독들보다는 쉽게 한 케이스인 것 같아요.
넝쿨
네, 답변이 되신 것 같습니다. 혹시 한 분 정도 더 계시면 이야기 듣고 마무리, 네. 이 정도 관객분들하고도 이야기 충분히 나눈 것 같고요. 저도 약간 그 마지막에 말씀해주셨던 이 영화 안에서는 한나가 이랬어야 했다라고 하는 그 점을 되게 많이 재미있게 봤었던 사람이어서 이 분리하는 과정이랑 이런 것들 되게 궁금하긴 한데 오늘 시간은 이 정도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오늘 좀 자리 어떠셨는지 소감 한 마디 듣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한나
사실 단편 영화라서 이렇게 GV를 길게 잡아주실 줄은 몰랐고,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너무 감사드리고, 이 긴 시간을 같이 함께해주신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드리고, 저도 약간 아직까지도 분리를 잘했다고는 하지만 분리가 안 되는 게 제 영화를 보여드리는 게 마치 저를 보여드리는 거 같아서 부끄러울 때가 많고 힘들어질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온라인 상영을 안 해요. 왜냐하면 온랜 상영을 하면은 누가 볼지도 모르겠다라는 마음이 힘들어서 관객분들과 직접 만나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런 것처럼 저도 분리를 하고 싶은데 제가 하고 싶은 마음처럼 약간 이거를 만든 감독과 이 안에 있는 한나라는 존재가 완전 다르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거 같아요. 이 다큐멘터리는 실제를 담은 거죠. 하지만 거기는 연출이 들어간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캐릭터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걸 좀 같이 항상 마음에 두고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오늘 그 얘기가 나왔으니까 저도 그 생각을 하고 집에 돌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넝쿨
마지막에 갑자기 1시간짜리 묵직한 한 방짜리 얘기를 남겨주셨는데,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나는 뭐 동성애자야 아니면 장애인이야, 뭐 이주민이야 이런 식으로 호명이 될 때 맞지, 맞아. 그런데 그것이 나의 전부는 아니야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그 안에서 나의 어떤 다른 결, 나의 삶의 다른 결, 다른 특징, 이런 것들이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다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그 관객분들도 이 영화에 등장한 한나도 한나고, 지금 여기서 이야기한 한나고, 다른 영화에 출연하거나 다른 사람을 사는 한나도 한나다. 이렇게 마치 춘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렇게 연결 지어지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늘 관객과의 대화 시간 마지막까지 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가 오늘 마지막 폐막식이 있어요. 그래서 이따가 6시부터 폐막식을 시작하고, 그 사이에 아까 말씀드렸던 컬처 팩토리에서 뜨개질과 부대행사들 같이 만나보실 수 있고, 나가시면서 후원해주시면 저희 예쁜 기념품 만나보실 수 있으시니까 한 번 살펴보시고 혹시 현장에서 하기 어렵다 하시면 아직 소셜펀치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후원을 받고 있으니 확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무료 상영 원칙을 지킬 수있도록, 동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퀸의 뜨개질 시간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