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인천인권영화제 4호] 영화 ‘임씨의 택시’를 보고…



– 김태완

오늘 임씨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마지막 희망인 택시를 놓친 아저씨는 지하철입구에서 비에 젖은 몸으로, 아직도 비가 내리는 거리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곁에 해사하게 웃음을 머금은 아들의 얼굴 때문에 아저씨의 얼굴은 더 주름지고 어두워보였습니다.

이제와 다큰 아들 성교육은 시키셨냐고, 직업교육은 시키셨냐고, 생활교육은 시키셨냐고 물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놈의 나라는 도대체 왜 이모양이냐고 성토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코도 석자라 아저씨를 집으로 모셔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근처 콩나물국밥집에서 국밥한그릇씩 사드린건 잘한 일 같습니다. 국밥그릇의 김처럼 아저씨와 아들의 어깨에 모락모락 뜨거운 김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더욱 추워보였습니다. 소주한잔 사드리고 싶었지만 술김에 용기내어 아저씨의 결심 실행에 옮길까 두려워 사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밤 아저씨와 아들이 지하철 어느곳에서라도 하루밤 쉴수 있다면 다행이겠습니다.

또 내일, 현실이 아저씨를 절망으로 밀치더라도 세상에 지지마시고 독하게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비참한 현실에 발딛고 서있더라고 지독하게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들들이랑 쫄지도 않고 떨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겁니다.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하고

(에스겔 16:6)

‘Then I passed by and saw you kicking about in your blood, and as you lay there in your blood I said to you, “Live!”

(Ezekiel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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