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덱스! Congratulations, Dx! 💬

| 다름과 연루 |

축하해, 덱스!
Congratulations, Dx!

감독 : 마크 펠릭스 에브레오
제작연도 : 2023년
장르 : 극영화
언어 : 타갈로그어 한국수어 한국어자막해설
상영시간 : 20분

상영일시 : 2024.11.30. (토) 오후 1:30
상영장소
 : 영화공간 주안 3관

대화의 시간 기록 

도리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가진사람들’

타리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활동가

이현진 이래봄(수어통역)

박세희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문자통역)

타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나요? 뭔가 심상치 않은 웃음소리가. 오늘 진행을 맡은 타리라고 하고요. 저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에서 일하고 있고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대화를 나누실 도리님도 모셨고 도리님은 HIV/AIDS와 함께하는 ‘가진사람들’에서 운영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오늘 수어통역은 이래봄님이세요, 이현진님이세요? 이현진님이시군요. 오늘 문자통억은 박세희 문자통역님이 수고해 주고 계십니다.
오늘 오픈채팅방 존재를 아시고 계시나요? 대화 나누고 있는 중에 자유롭게 소감이나 질문 나눠주시면 자유롭게 보고 진행해 보겠습니다. 제목은 <축하해, 덱스>인데 HIV/AIDS 인권행동 알이라는 곳에서 활동가가 이 영화를 보시고 이런 영화가 있다,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뭔가 마음이 복잡하다, <축하해, 덱스>라는 제목부터. 이 뜻이 무엇인지 짧은 영화 안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셔 가지고 저도 궁금해하던 차에 이번 기회에 보게 되었고요. 저는 인권해설을 썼는데 혹시 보신 분이 계실까요? 작품해설과 인권해설이 이제 제공되거든요.
제가 이제 어그로를 좀 끌어보려고, 제목이 열받게 한다고 썼는데요. 저는 그게 감독의 의도인 것 같기도 해요. 뭐지? 뭘 축하한 거지? 축하하는 마음이 괜찮은가? 이런 또 질문을 하게 하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아무튼 오늘 이제 도리님 얘기를 잘 들어볼 텐데요. 도리님,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 보신 적이 있나요?

도리

여보세요?

타리

여보세요?

도리

이번이 처음이에요. 생각은 없고 좀 긴장만, 긴장되는 것뿐입니다.

타리

네, 눈빛으로 많은 응원을 주시면 좋을 것 같고, 제가 친구사이 30주년 때 도리님이 발언하시는 걸 보고 저분 심상치 않다, 이런 데에 모셔서 꼭 이야기를 듣고 싶다,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나와주신다고 해 가지고 너무 너무 기뻤습니다. 일단 그러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한번 시작해 볼게요. 첫 장면 어떻게 보셨나요?

도리

첫 장면이 덱스가 미검출이라는 걸 의사한테서 듣게 되는 장면인데요. 미검출 U=U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도 있을 것 같아 설명을 드리자면, HIV 에이즈 약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HIV 바이러스수치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지는데 치료를 꾸준히 잘 받고 있다는 상태를 나타내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바이러스 전파를 안 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U=U라고 하고 풀어서 말하면 undetectable equals untrasmittable이라고 합니다. 위험성이 적다는 게 아니라 없다, 제로라는 것인데요. 과학적으로 없는 것을 증명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이거는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서 증명이 되었고, 2017년에 미국 CDC가 U=U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승인하였습니다.

타리

네, 굉장히 전문적인 설명을 해주셨어요. 발음도 굉장히, 매끄럽게 흘러갔는데요. 저는 발음을 잘 하지 않고 U=U 이런 식으로. 그래서 감사드리고요. 미국 CDC는 한국의 질병관리청 이런 데거든요. 그래서 정부는에서 이걸 공식적으로 발표할 만큼 검증이 끝났다. 이런 정도인 건데 한국의 질병관리청은 아직 적극적으로 이걸 홍보하거나, 여기에 맞춰서 에이즈 관리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거나, 아직 그런 단계까지는 오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거부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긴 하고요. 과학적인 사실보다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그런 힘들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정부 아래 우리가 살고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은 어떠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도리

네, 제가 미검출을 의사한테 들었을 때 굉장히 큰 안도감이 들었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모두가 뭐랄까? 이런 생각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한테 내가 옮기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했었어서 좀 조심스럽게 살고 있었는데 미검출이라는 걸 듣게 되고 이 이야기를 나한테도 듣게 되는구나, 많이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타리

그게 언제쯤 같아요?

도리

2년 전 같아요.

타리

의사가 축하한다고 하셨나요?

도리

건조하게 말씀하셨어요.

타리

그러면 이제 결과를 알려줬으면 거기에 따른 어떤 변화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같은 것들을 의사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게 좀 있었는지?

도리

물론 미검출이고 이게 다른 사람들한테 전파를 할 가능성이 없지만, 그래도 한국에는 법에서 콘돔을 쓰지 않으면 잡혀갈 수 있다. 이런 말을 해서 주의를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덧붙여서 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타리

오, 네 되게 중요한 얘기를 지금 해주셨거든요. 이 법이 뭘까요? 왜 잡혀가죠? 누가? 언제, 어떻게 CCTV로 보고 있나요? 이게 이제 우리가 후천성 면역결핍증 예방법, 줄여서 에이즈 예방법이라는 게 있는데 단일감염병으로 유일한 법이에요. 보통 모든 감염인을 분류하고 거기에 따라서 전파력이 높거나 특수한 어떤 경로가 있으면 이렇게 관리를 하고, 저렇게 관리하고 이런 게 있는데 별도의 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시대상과 공포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제 그 법의 19조에 무슨 조항이죠? 매개행위 금지조항. 전파매개행위금지 조항. 전파를 한 결과에 따라서 법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전파를 매개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것만 확인이 되면 형사처벌을 하는 거예요. 그게 이제 성매개 감염이다 보니까 성관계에서 이제 전파가 될 수 있는 것인데 그러면 예방조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잡혀가는데, 그런데 우리가 성매개 감염이나 임신을 예방하려면 예방을 누가 해야 되죠? 둘 다 해야 되죠. 그런데 옛날에 낙태죄 있을 때 여성만 처벌했고요. HIV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던 사람만 처벌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이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는데요. 어제 사실은 제1회 에이즈포럼을 했어요. 저희 네트워크가 준비해서, 어제 한창 얘기하고 왔는데요. 그래서 이제 책임이 일방에게만 있다 보니까 예방하려면 협의해야 돼요. 너는 어떤 걸 선호하냐? 어떻게 예방하고 싶냐, 언제하고 싶냐 이런 걸 협의해야 하는데 협의할 수 없고 협의가 안 되었다고 하더라도 책임은 언제나 지는 사람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불공평한 관계가 해결되지 않고 공중보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들을 많이 얘기하고 있어요. 도리님은 이 전파매개행위죄에 대해서 평소에 어떤 생각 갖고 계셨어요?

도리

이게 사실, 콘돔을 쓴다고 해서 가능성이 물론, 안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꾸준히 치료받고 있는 사람은 0%인 거고 콘돔을 사용하면 그래도 가능성이 조금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미검출 상태인 사람한테도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렇게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좀, 과학적으로 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타리

네, 맞아요. 이게 정말 과학을 거스르는 어떤 정치, 이게 지동설 정도의 어떤 상식이 사실 의학계에서는 되고 있는데, 법이, 현실이, 인식이 좀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2022년에 헌법재판소에서 19조가 유연성이 있는지, 없는지 이제 심리를 했었는데요. 일단, 재판관 과반수는 이게 위헌이다. 더 이상 이 시대와 맞지 않고 이거는 예방할 수가 없다고 해서 5명이나 위헌이라고 얘기했는데 위헌결정을 하려면 6명이 돼야 돼요. 1명이 모자라서 아직까지는 이 조항이 아직도 살아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제 거의 사형선고가 내려진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어떤 의료현장이나 이제 어떤 사람들의 인식은 좀 빨리 변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제가 오늘 아침에 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어요. 오늘 이런 GV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친구가 저한테 갑자기 해준 얘기인데 자기가 아는 게이 친구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감염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있었대요. 그런데 이제 몇 개월이 지나서 약을 잘 먹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 궁금할 거 아니에요? 나도 언젠가 빨리 미검출이 되면 안심하고 살면 좋겠다. 그래서 이제 물어봤죠. “저 미검출인가요?” 그런데 의사가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않았고, 저번에. 그래서 이번에 또 가서 “저 미검출되지 않았을까요?” 얘기했더니, 겨우겨우 미검출이라고 얘기해 주더래요. 그래서 이제 축하는커녕 “앞으로도 조심해서 살아라.” “미검출이라고 그렇게 막 살지 마.” 이렇게 약간 훈계가 담긴 얘기를 들은 거예요. 오히려 반대로. 미검출이 되었으니까 이제 자유롭게 섹스할까봐, 걱정 어린 눈빛으로 얘기했던 걸 보면서, 의료인들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저는 다시 좀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거든요. 어쨌든 도리님, 가진 사람들 하면서 좀 많은 피해들을 보시잖아요. 이런 병원과의 관련된 경험에서 좀 불편한 경험들을 하는 경험도 들어보셨나요?

도리

제가 정확한 날짜나 사건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의료행위를 거절하는 사례는 왕왕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또, 뭐랄까? HIV 에이즈 환자라는 걸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사실 예를 들어서 H라는 기호만 적고 말은 안 해준다든가, 그러면 사실 다른 병동에 있는 환자들도 알게 되고 그래서 피하게 되고, 하는 그런 일도 들은 것 같습니다.

타리

그래서 의료차별의 문제, 사실은 이제 커밍아웃을 여전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병원은 이제 원하든, 원치 않든 자기의 상황을 알려지게 되고, 이제 그것에 기반 해서 진료를 이제 받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 차별적인 경험들을 훨씬 더 많이 하게 되는 공간이고, 이제 다른 공간은 그것에 비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좀 커밍아웃 경험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 그래서 뭐, 게이이자 PL로서 지금 살아가고 계시는데 사실 커밍아웃 경험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도리

저는 커밍아웃을 꽤 많이 한 편이에요. 우선, 가족한테 했고 또 과거에 제가 모르고 감염했을 수도 있는 사람들한테도 혹시 모르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뭐랄까?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한테 감염할 수도 있고, 또 결국에 모르고 오랫동안 지나면 에이즈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말해야 될 것 같아서 그때 같이 섹스한 사람들한테 말했고, 또 모든 감염인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데이트하는 상대한테도 모두에게 말을 하려고 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저는 커밍아웃을 한 편이에요. 그런데 뭐랄까? 그게 사실 항상 쉬웠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커밍아웃이라는 게. 특히 사실 가족이나 회사, 이런 곳은 그냥 숨길 수도 있고, 그렇게 어렵진 않은데 역시 애인한테 숨기는 것이 뭐랄까? 이게 성으로 매개해서 감염시키는 병이다 보니까 미검출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말해야 한다는 압박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말은 안 하고 나중에 파트너가 알았을 때 파트너가 아주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서 항상 커밍아웃을 할 때, 애인한테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고민이 되고 그때 좀, 아쉬운 경험이라든가 그런 것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타리

그렇죠. 사실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사실 보통은 아마, 내가 이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좀 알리는 거고, 그리고 나는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 아니면 나는 이런 어떤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니까 나에게 이런 고려가 좀 필요할 수도 있다. 뭐, 이런 얘기를 보통 이제 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이 성매개 감염인은 약간 죄책감, 미안한데 내가 이런 일이 있다, 괜찮겠냐? 허락을 구하고 애인으로서 자격을 시험당하고 뭔가 가해자, 뭔가 내가 막, 가해자, 피해자의 위치에 놓인 것만 같은 아주 독특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데 이게 당연한 거라고 그냥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서도 우리가 코로나19를 경험했는데 그때 인간적으로 미안할 수는 있지만 너 잘못이 아니다, 이거는 전파되는 거니까. 너도 누구에겐가 받았던 거고 우리는 이제 최근에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감염하다, 감염이라는 것은 가해와 피해의 관계가 아니라 굉장히 이것이 중간적인 상태인 것이고, 자발성과 비자발성이 동시에 내포된 그런 인간의 조건이다, 이런 얘기를 좀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게 이제 성적 낙인이 있기 때문에 성매개 감염병에 대해서 특별히 도덕적인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좀, 많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이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의 문제들도 좀 되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PL도 게이라면 게이 커뮤니티 나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애인 상대도 찾고 섹스 상대도 찾을 수 있는데 항상 그 어떤 소외감이나 어떤 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좀 갖게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이제 ‘가진사람들’이 되게, PL 자조 모임 중에서는 좀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안에 소모임으로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혁명적인 일이거든요. ‘가진사람들’이 아닌 친구사이 회원들과의 어떤 교류나 관계에서 좀 좋았던 점이나 좀 어려운 점 같은 게 있었나요?

도리

뭐랄까? 친구사이와 가진사람들은 말씀해주신 것처럼 ‘가진사람들’은 친구사이의 소모임이에요. 그런데 이 2개의 모임이 별개의 그룹인 것처럼 좀 느끼게 하는 경우가 좀 많아요. 왜냐하면 가진사람들, 친구사이는 아무래도 인권단체이고 하니까 멤버들한테 HIV 에이즈에 대해서 설명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무래도 가진사람들 멤버들이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아직은 친구사이 내부에서도 드러내 놓고 활동을 하기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험은 뭐랄까? 이게, 이렇게 많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이 없다 보니까 기억 나는 게 없네요. 전 나빴던 경험이 딱히 있지도 않은데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았던 경험과 나쁜 경험들이 가진사람들 사람들이 좀 더 용기를 얻고 사회적으로 좀 더 뭐랄까?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서, 가진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친구사이와 활동해서 그 사이에서 좀,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일도 일어나고 그러길 바랍니다.

타리

네, 너무 좋은 말씀인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일만 일어나도 좀 이상하잖아요? 너무 배려받는 거 아닌가? ‘정말 깊이 관계를 맺고 있나?’라는 걸 의심할 수 있고, 안 좋은 일만 벌어지면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수 있을까? 이럴 수 있는데 정말 얘기하신 것처럼, 뭔가 주체와 동료가 된다는 그런 복잡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말씀인 것 같고요. 영화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사실 이제 필리핀 영화인데, 되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어요. 2년 만에 복귀했고, 2년 전에 떠나기 전에도 이렇게 다양한 구성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게이남성도 있고 트랜스 여성도 있고, 그리고 혼자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여성도 보였죠. 심지어 이제 2년 후에 복귀했을 때 자녀의 생일파티였던 것 같아요. 한부모인지 미혼모인지 모르지만 뭔가 여기에 성소수자들이 유사 가족처럼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그런 이제 느낌도 좀 받았었는데, 사실 모르겠어요. ‘한국에서는 좀, 아직도 좀 어려운 얘기인가? 먼 얘기인가?’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아직 장벽이 느껴지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런 욕구들. 어떻게 보면 돌봄에 참여하고 돌봄을 주고받고, 일방적으로 받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뭔가를 기여하는 어떤 공동체에 속한다는 건 너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도리님은 어떤 조금, 확장된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나 좀 바람 같은 거 있으신지 궁금해요.

도리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이 커뮤니티의 다양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거였거든요.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미혼모로 보이시는 분도 있고 트랜스젠더로 보이시는 분도 있고, 드랙퀸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데요. 한국에서는 종종 뭐랄까? 여성을 혐오하는 말도 종종 제가 듣고, 또 한국 게이 커뮤니티에는 보통 드랙퀸도 많이 못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게이 남성만 있는 경우가 되게 많고, 방금 영화처럼, 그리고 필리핀의 상황처럼 그렇게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저는 느끼지, 못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2~30대에 최근에 젠더 분쟁이 게이 커뮤니티에서도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확장된 커뮤니티를 굉장히 저는 바라고 있는데요. 여성이 성소수자로 포함은 안 되겠지만 여성을 포함해서 한부모 분들도 이런 성적인 낙인으로 성소수자들이 겪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연대할 부분이 분명히 있고, 그런 다양하고 포용적인 커뮤니티가 한국에서도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타리

아니, 이런 페미니스트 게이였어. 어떻게 이런 생각을 좀 하게 되셨나요?

도리

글쎄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계기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희 어머니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한 건 아니고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이혼해서, 거의 저희 아버지랑은 거의 남남으로 살아서 안 보고 지내거든요. 한부모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 같긴 해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네. 잘 모르겠습니다.

타리

네. 제가 너무 반가워서, 그랬고요. 사실, 뭔가 되게 동질한 커뮤니티처럼 좀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겉에서 보기에. 물론 이제 제가 그러니까 외모가 약간 헷갈려 가지고 게이클럽에 돈 내고 들어갈 때도 있긴 했지만, 사실 대화를 시작하면 뭐, 공통의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었고 정말, 특히 그 시간. 어떤 종로나 이태원에 나와 있는 그 시간, 그리고 게이 커뮤니티에 있다고 느끼는 시간에는 더더욱 그러실 것 같은데, 다른 문제에 별로 관심을 집중하고 싶어 하지 않고 오로지 이 어떤, 게이들과의 친교나 교류에 집중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이제 다양한 어떤 사회문제나 다른 타자들의 존재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너무 반가운데 저는 이런 식의 관심이 어쨌든 뭔가, 일반과 게이로 분리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이 분리된 삶이 조금 더 통합될 수 있다면 오히려 이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뭔가, 돌봄의 관계나 이런 것들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좀 드는 것 같거든요. 도리님은 좀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셨다고 하셨잖아요? 어머니일 것 같은데, 커밍아웃한 이후에 변화 같은 것들이 있었나요?

도리

하고 나서 직후는 역시 굉장히 충격을 받으셨고, 제가 게이인 건 그 이전에 커밍아웃을 했지만 저희 어머니는 제가 항상 바뀔 거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그리고 감염인인 걸 커밍아웃했을 때는 거의 포기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요. 그래도 가장 먼저 물어봤던 것은 “죽는 거 아니니?” 이런 거였던 것 같고. 죽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다음에는 “애기는 낳을 수 있니?” 였어요. 감염인들도 건강한, 건강하다는 표현이 좀 그런데요. HIV에 감염되지 않아도 아기를 낳을 수 있고요. 그 이후의 시간은 아주 많이 걸렸지만 점점 조금씩 받아, 저 그대로를 받아주시고 있는 것 같아요. 벌써 1년 전인데 1년 전에는 친구사이에서 활동하는 그런 지보이스 무대에도, 무대에는 가지 않고 그 공연에도 가족끼리 같이 갔거든요. 그런 걸 게이 LGBT 그런 걸 싫어하시는, 그런데 같이 가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변화라고 생각이 들어요.

타리

다행스럽고요, 아마 지보이스 공연을 보시면 흥겨웠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가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요. 얘기하는 와중에 자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수직감염이라는 게 있어요. 성매개 감염 말고 산모와 태아 관계에서 여성 감염인, 여성으로서 HIV 바이러스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임신과 출산을 했을 때,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할 때 전파의 가능성이 있다고 이제 보고가 되었는데,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그 여성도 미검출 상태에 놓이게 되면 이제 임신, 출산, 수유의 과정에서 태아에게 혹은 자녀에게 전파하지 않는 상황이고요. 한국에서도 많은 여성 감염인이 출산과 양육을 하고 있는데 단 한 건도 이제 수직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도리님, 혹시 뭐, 동성결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자녀에 대한 욕구나 계획이 있으세요?
도리: 좀, 무서운 것 같아요. 어떤, 어떤 존재에 대해서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어느 정도 이렇게 보살펴야 된다는 것이. 하지만 또, 그게 삶의 전환점이 많이 된다고 어머니도 그러시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말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어떤 정말 보잘것없는 조그만 아기를 내가 보살펴야 한다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그래서 아예 생각이 없는 건 아니고, 조금 생각은 있는 것 같아요.

타리

네, 어머니는 아마 그렇게까지 안 가신 것 같은데 생각이. 도리님이 관심을 가지려면 보조생식기술을 이용해서 대리모나 아니면 누군가, 상업적이든 비상업적이든 그런 뭔가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얘기,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너무 길게 빠질 것 같기도 하지만, 좀 구체적으로 계획도 하셨나요?

도리

저는 그렇게까지 제 유전자를 그렇게까지 남기고 싶지는 않아서, 저는 그냥 입양? 만약에 하게 된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리

언젠가 그런 마음이 드신다면 응원하고 뭔가 ‘가진사람들’과 친구사이가 협심해서 함께 많은 역할을 하기를, 미리부터 좀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의견을, 질문을 주신 분이 한 분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얘기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은데. 풍경이라는 분인 것 같고요. 영화 잘 봤습니다. 덱스의 친구가 미검출 사실을 알게 되고 마지막에 케이크를 주는 상황이 의사의 축하 상황과는 다른 의미일까요? 이게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케이크 갖고 온 친구가 어떤 친구인 것 같으세요?

도리

극 중 상황만 보면 동거를 했었던 것 같고, 하지만 애인은 아닌 것 같죠? 베스트 프렌드라고.

타리

그런데 베스트 프렌드가 여러 의미일 수 있잖아요.

도리

그렇죠.

타리

그래서 저는 일단 미스테리로 남겨 놓았는데 가능성은 있지 않나. 아무튼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일단 베스트 프렌드, 성관계를 하지 않는, 그냥 친구라고 했을 때 그 축하의 의미는 뭐였을까요?

도리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말해주지는 않고 일부러 감독이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축하한다는 말도 없고, 그냥 케이크니까 그냥 축하라는 말을, 은유하듯이 보여주고, 그리고 영화가 종료되었을 때 마지막에 제목으로만 Congratulations라고 적혀 있어서 축하라는 의미겠죠? 그런데 그 의미가 의사가 말해주는 축하와는 또 다른 것 같고, 미검출이라서 축하한다는 것보다도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미검출과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감염을 하고서 은둔이 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있고, 심하게는. 또 정상적으로 생활을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커뮤니티에 나와서 친구를 다시 찾았다는 것을 이전의 삶을 되찾았다는 것을 축하한다는 생각을 좀 했어요.

타리

정말 마지막까지 약간 성을 내고 있었잖아요? 나는 막, “네가 오든 말든 상관없고 기다린 적도 없고 나쁜 XX.” 이렇게 하면서, ‘그만큼 기다렸다는 뜻이 아닐까?’ 싶고. 아마 ‘돌아와서 정말 좋다.’ 이런 마음을 나눈 것 같긴 한데요. 사실 이제 제가 인권해설 쓰면서 이제 친구사이에서 오픈테이블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제 하는데요. 이제 초기에는 가진사람들이 아닌 친구사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게이라면 누구나 HIV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봤고 원치 않든 외부에서 혐오세력이 많으니까 내면화된 공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편안하게 꺼내 놓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지금은 친구사이 회원을 넘어서 누구라면 게이라면 얘기할 수 있는데요. 운영을 그 PL 당사자가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되게 힘들기도 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 비합리적인 HIV에 대한 날 것의 이야기를 막 쏟아내는데 HIV 감염인으로서 그걸 듣고, 뭔가 가이드를 하고 거기 안에서 또 시사점들을 찾아내고, 이렇게 하는 역할들을 하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 사업 보고 결과 자료집을 보면서 평가서에는 이제 그런 얘기를 하신 거죠. 저도 인권에 대한 관심이 있고, 요새 치료제도 잘 되어 있어서 건강히 사는 거 잘 알고 있고, 전파시키지 않는 거 다 알고 있는데 그런데 제 애인으로는 싫어요. 저는 감염인이랑 섹스는 못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여전히 성적으로는 우리가 타자로 남겨져 있구나, 하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제 마지막 장면이 진짜 PL의 입장에서 축하가 되려면 룸메이트로 다시 돌아와서 좋다가 아니라 너 정말 최고로 섹시하고 정말 최고로 식되고 너무 너랑 자고 싶다. 이런 얘기가 정말 그 사람을 환영하고 진정한 게이로서 뭔가 그 사람을,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런 장면들이 영화에서는 어쨌든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래서 좀 열 받는다. 이런 걸 쓴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정말, 성적인 타자화. 성적 낙인을 좀 줄인다는 것이 좀, 언제쯤 어떻게 가능해질까? 이런 것 좀, 어떠세요?

도리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언제쯤, 이게 없어질까? 이게 미국은 좀 더 저희보다 더 뭐랄까?더 가까이에서 HIV 감염자들을 보고 가까운 사람들이 죽는 것도 많이 실제로 본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팬데믹까지는 아니고 엔데믹까지 갔었어서. 이게 알고리즘이 저한테 보여주는 건지 모르겠는데 tv를 보면 제가 가끔 VPN을 미국으로 해놓고 tv를 보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그 HIV 에이즈 약 광고도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거꾸로 또 죽은 사람도 많지만, 건강히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뭐랄까? tv에 나와서 활동하신 분들도 많아서 다들 넷플릭스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큐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거기에 한 출연자는 HIV 감염인이세요. 그런 것처럼 조금, 저희 사회가 저희, 이 HIV 감염자들이 가시화되고 미디어에서도 보이고 우리 주변에서도 보일 때 그런 차별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또, 아프리카 같은 곳에 가면 감염인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 상황이 한국하고는 굉장히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은 사실 건강검진에서 HIV를 넣지 않는 것이 법인가요? 원칙이고

타리

기본인 것 같아요.

도리

왜냐하면 HIV인 걸 건강검진 받아서 회사가 혹시라도 알게 되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인 건데, 아프리카에서는 감염인이 너무 많으니까 오히려 넣어달라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 가시화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조금, 주제가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한데요. 주제가 좀 다를 수도 있는데, 게이, 그 미국에서 게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지금이나 과거나 똑같이 5% 정도로 보이는데 요즘에는 게이가 미국 방송에서는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바이라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젠지, Z 세대 안에서 굉장히 늘었다고 하더라고요.수치는 기억이 안 나는데 굉장히 포용성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고, 모든 사람들이 뭐랄까? 게이라는 존재를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한 번쯤은 내가 남성으로서 남자를 좋아하거나 여성으로서 여성을 좋아하는 걸 고민해 본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바이라고 말한 비율이 높아졌다는 건. 그래서 이런 것처럼, HIV에 대해서도 미디어에서 많이 나오고 사람들에게 가시화가 되었을 때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리

이건 큐시트에 없었는데 너무 평소에 지론을 잘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고요. 그분은 이제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이고 지금은 네덜란드에서 이주해 살고 계시는데요. 어쨌든, 흑인 여성으로서 유럽 사회에서 살고 계신 거죠. 그런데 HIV 감염인 여성이거든요. 그런데 유럽에 갔는데 너무 게이 중심이라는 거예요. HIV 정책이 잘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흑인 여성으로서 감염인으로서 커밍아웃을 한 사람이 네덜란드에 1명도 없었대요. 그래서 본인이 ‘나를 드러내야 되겠다’ 해서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나는 HIV positive다.” 해서 얼굴 포스터 전시 활동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감염인의 얼굴을 우리가 생각하면, 한국 사회는 아마 떠오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이제 유럽에서는 주로 백인, 게이 남성, 백인 여성 조금이었다면 얼굴을 다양하게 떠올릴 수 있는 활동을 하셨다고 해서 굉장히 감명을 받았고, 그런데 이제 이게 아마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사실 쉽지는 않으셨대요. 상황이. 많기는 한데 이게 성차별과 또 겹치다 보니까 여성으로서, 감염인으로서 살기는 쉽지 않다고 얘기해 주셨던 것 같고, 그리고 의료접근성이 쉽지 않고 치료를 돈 때문에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프리카 지역에 많이 상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인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인가? 이건 함께 더 깊이 얘기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이제 지금 두 번째로 남겨주신 분 소감을 읽어보겠습니다. 눈물바다에 빠진 라이언. 제가 쓴 건가요? 죄송해요. 이상한 소리를. 덱스 자신도 이게 변할 거야, 하고 다짐하기도 했었고 그런 점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감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축하케이크의 촛불을 불어끄고 장면이 나왔나 싶기도 했네요. 서로를 사랑할 줄 아는 너무 사랑스러운 공동체라 끝끝내 덱스가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었단 게 너무 너무 마음이 좋았어요, 라고 소감을 너무 정성스럽게 남겨주신 것 같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될 시점이라, 도리님께 마지막 소감과 인사를 청해 보려고 합니다.

도리

이렇게 영화제에서 나온 것, 길게 얘기를 해본 것도 정말 처음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저한테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그리고 그냥 일반 사람한테 제가 커밍아웃을 한 거잖아요? 굉장히 제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네 좀 두서없이 말하긴 했는데요.제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리

큰 박수로, 케이크 준비 안 되었나요?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고, 여러분이 또 첫 번째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이기 때문에, 오늘 이 시간 오래오래 기억해 주셨으면 너무 좋을 것 같고, 하지만 앞으로는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너무 달변인이시고 좋은 생각을 많이 얘기해주신 것 같아서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남은 영화제도 잘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