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히어로즈 (Quiet Heroes)

콰이어트 히어로즈 영화장면

보수적인 솔트레이크 시티의 에이즈 감염인들은 죽음의 공포와 함께 사회적 낙인으로 고통받는다. 감염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로 치료가 거부되고 오직 로즈와 그의 동료들만이 이들과 관계 맺고 치료를 이어간다. 이들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넘어 서로를 치유하고 치유 받는다. *한국퀴어영화제-인천인권영화제 연대상영


[우리가 여기 있다 – 성소수자인권]

콰이어트 히어로즈
Quiet Heroes

감독 : 제니 메켄지
제작연도 : 2018
장르 : 다큐멘터리
나라 : 미국
언어 : 영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69분

상영일시 : 2018.11.23(금) 20:0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작품해설

보수적인 솔트레이크 지역의 HIV/AIDS 감염인들은 병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림과 동시에 ‘에이즈 감염인은 동성애자’라는 인식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과 배제를 겪는다. 지역의 병원과 의사들도 이런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던 중 로즈는 외면당하고 배척당했던 감염인들과 함께 에이즈를 치료하고자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관계를 맺어간다. 치료를 위해 만난 사이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로즈 또한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얻는다. 영화는 서로에게 ‘히어로즈’가 되어주며 사회를 바꿔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루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우리는 그 병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싫습니다. 안됩니다. 나가세요, 지금 당장.” 영화에서 나온, 과거의 기록으로 여겨지는 이런 말들은, 소름 끼치게도, 아직도 현재 한국에서 HIV 감염인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정부와 많은 의사들과 사람들로부터.

의‧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HIV 감염인들은 더 이상 AIDS로 인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차별과 배제, 낙인과 편견으로 인한 죽음은 여전히 두렵다. 학교로부터, 병원으로부터, 직장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가족들로부터, 그 지지받아야 할 모든 곳으로부터 HIV 감염인들은 거부를 경험한다. HIV 감염인들이 공포와 경멸, 혐오가 가득한 망망대해에 놓여있다는 사실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겹겹이 쌓인 거부의 경험들은 목숨을 위협한다. 얼마 전 진행된 [20~30대 HIV 감염인 인식 설문조사(2017)]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HIV 감염인의 자살 시도율이 비감염인 대중에 비해 무려 40배가 높다고 한다. 과거에는 신체적인 질병 증상으로 인해 HIV 감염인들이 죽음과 가까웠었다면, 지금은 혐오와 낙인으로 인해 HIV 감염인들이 죽음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살아낸다. 한국의 HIV 감염인들은 스스로를 지지하기 위한, 살아내기 위한 노력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그렇게 살아내는 HIV 감염인들은 스스로가 콰이어트 히어로즈이다. 공부를 하고, 노동을 하고, 사랑을 하고, 때로는 좌절하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내는 콰이어트 히어로즈들이 있다. 그러나 그 한국의 콰이어트 히어로즈들에게, 또 다른 콰이어트 히어로즈들이 필요하다.

HIV라는 바이러스만으로는 HIV 감염인을, 사람을 설명할 수 없다. 수많은 기쁨과 분노, 웃음과 눈물의 경험들이 축적된 ‘사람’을 보자.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할 때, HIV 감염인들은 더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지지와 옹호, 그리고 편견을 씻어낸 시각과 관심으로 HIV 감염인들과 함께 오늘과 내일을 더 잘 살아낼 수 있는 주변을 만들자. 30년 넘은 한국의 에이즈 역사, ‘콰이어트 히어로즈’가 절실한 때다.



소주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상임활동가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은 청소년, 청년 HIV 감염인들의 자조모임이자 인권단체입니다. 한국의 청소년, 청년 HIV 감염인들이 서로의 고민과 상처를 나누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커뮤니티이자, HIV 감염인의 인권증진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며 행동하는 단체로서 성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