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Birthright: A War Story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Birthright: A War Story 스크린샷

시비아 타마킨 | 2017 | 다큐 | 101분 | 미국 | E KS

2010년 이후 미국 주 정부, 법원, 종교 집단들이 결탁해 ‘생명권 대 선택권’ 구도를 전략적으로 구사하며 여성의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통제해온 과정들을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 사회적 낙인 등을 겪어야만 했던 여성들과 낙태반대자들의 이야기는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상상력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높낮이 없는 새땅을 위하여]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Birthright: A War Story

감독 : 시비아 타마킨
제작연도 : 2017
장르 : 다큐
나라 : 미국
언어 : 영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101분

상영일시 : 2020.12.11(금) 18:2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4관


11일(금) 6시 20분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오프라인 상영 후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한아름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대화의 시간이 진행됩니다.



작품해설

프라이버시 권리를 근거로 형법상의 낙태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린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은 낙태죄 폐지 운동이 확대된 중요한 기점인 동시에,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 낙태 반대 운동이 극심해지는 배경이 되었다. 영화는 2010년 이후 주 정부, 법원, 종교 집단 등 권력 집단들이 결탁하여 전략적으로 여성의 성적 권리와 재생산권리를 통제해 온 과정들을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 사회적 낙인 등을 겪어야만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와 낙태 반대자들의 이야기가 대치되면서, ‘생명권 대 선택권’ 구도가 여성의 성적 권리와 재생산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저해해왔으며 왜곡된 사회적 인식을 형성해왔는지 보여준다. 나아가 “여성의 재생산 건강을 위협하고 그에 대한 결정권을 위협하는 것이 낙태만이 아니”라는 영화 속 대사는 현재 우리에게 ‘임신 중지 전면 비범죄화’ 이후 성적 권리와 재생산권리를 실현 가능케 할 사회 제반에 대한 상상력과 구체적 논의가 필요함을 확인시켜 준다.

_아름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이 영화의 원제는 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모든 전쟁에는 부수적 피해가 따른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전쟁’이라는 표현은 너무 과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은 영화를 보다 보면 금세 바뀐다. 이 영화는 ‘생명권’을 오직 ‘출산’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이를 명분으로 여성들의 신체와 권리를 통제하려는 모든 전쟁 상황을 보여준다. 오직 출산만을 위해 임신한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건강 상태는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들은 모두 부차적으로 취급되고, 여성들은 감옥으로 보내진다.

영화는 트럼프 정부 이후 더욱 심각해진 보수화의 경향을 보여주지만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임신중지의 허용이 ‘합법’이라는 틀 아래 놓이면서 어떻게든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보수 종교-정치 세력은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처벌 가능한 명분을 만들기 위한 각종 법과 정책을 내놓았다. 또한 ‘태아의 생명권 대 여성의 결정권’이라는 협소한 구도 속에 ‘생명’은 오직 태아를 출생시키는 일에만 그 의미가 부여되고, ‘선택’에 결부된 수많은 사회적 조건들은 삭제되면서 여전히 ‘낙태죄’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되어 오기도 했던 것이다.

2020년을 불과 두 달 남겨두고 14주니, 24주니 하는 주수를 기준으로, 어떤 사유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담은 받았는지, 24시간 동안 생각은 더 해봤는지 등을 기준으로 또다시 국가가 허용 여부를 가르겠다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지금 이곳의 전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 40여 년의 시간 동안 각국의 여성들이 벌여 온 수많은 투쟁 끝에 이제 여러 나라에서 합법과 불법의 틀을 넘어 규제를 없애고 접근성을 높이며, 실질적인 사회경제적 권리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하여 우리는 오래된 잘못들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단지 ‘처벌받지 않을 권리’가 아니라 삶의 과정과 관계 전부를 생각하는 진정한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제반의 사회적 권리들과 결코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에 관해 더 많은 정치의 장을 열어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다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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