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권영화제는 24회부터 영화제 기간동안 수어통역을 배치했습니다. 조금 더 많은 분들과 저희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고,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온 영화제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5회에는 더 나아가 장애인접근권팀을 만들면서 장애인접근권에 관한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 고민의 시작은 올해부터 일부 상영작에 화면해설자막과 한국수어영상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영화제가 올해 한국수어영상본을 제작하기로 했을 때, ‘수어자막삽입’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수어는 글자나 문자의 형태가 아니므로 지금은 ‘한국수어영상’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 하는 작업이라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떤 소리정보까지 넣어야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 배경음악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오히려 자막에 너무 많은 정보를 넣지는 않는지, 한국수어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작품을 해석하고, 수어통역사분들과 표현에 대해 소통하고, 맥락과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단어를 선택하는 등의 많은 고민을 가지고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국수어영상은 감독이나 영화제 활동가들이 자막해설 작업을 해서 수어통역사와 농인활동가에게 공유하면 해석하기 어려운 지점이나 추가해야 할 부분을 피드백해서 수정을 하고 자막해설 작업을 완성하는 작업부터 시작입니다. 그렇게 완성된 자막해설 상영본을 보면서 수어통역사와 농인활동가, 영화제 활동가들이 통역과 작품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한국수어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상영작에 입히면 작품이 완성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첫 한국수어영상본 촬영을 11월 28일 토요일 저녁 농인LGBT 활동가분들과 함께 개막작인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 작품을 작업했습니다. 남은 한국수어영상본 상영작은 장호경감독의 감염병의 무게, 김정인 감독의 학교가는 길, 김정근 감독의 내가 싸우듯이 작품입니다.
영화제는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그 이야기에 함께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