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만들던 콜트·콜텍의 노동자들은 부당해고와 공장폐쇄에 맞서 투쟁한다.
기타노동자들을 만난 음악인들은 사랑하는 기타의 이면에 노동자의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동과 음악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연대를 이어가고 기타노동자들의 투쟁은 더 큰 울림이 되어 퍼진다.
[노동의 권리와 연대]
기타(其他/Guitar) 이야기
Other Guitar Story
감독 : 김성균
제작연도 : 2009
장르 : 다큐멘터리
나라 : 한국
언어 : 한국어/ 한국어자막
상영시간 : 68분
상영일시 : 2018.11.24(토) 20:1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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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창문 하나 없는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던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2007년 공장에서 쫓겨난다.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미 더 싼 임금을 찾아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긴 뒤였다. 기타노동자들은 부당해고와 공장폐쇄에 맞서 투쟁하면서 기타와 함께 한 노동의 세월을 이야기한다. 기타노동자들을 만난 음악인들은 콜트기타와의 인연과 함께한 음악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삶과 함께 한 기타로 이어져 ‘기타노동자에게 삶의 노래를 돌려주자’며 투쟁과 연대를 이어간다. 12년째, 한국에서 가장 긴 투쟁의 현장. 투쟁을 시작할 때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를 줄 아무도 몰랐던 ‘기타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것은 그들 곁을 지키는 연대가 있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랑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콜트·콜텍의 사장 박영호가 투자한 자본금은 200만 원. 하지만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재계 120위의 부자가 되었다. 1999년부터 중국 등 해외에 공장을 세우고 모든 주문을 해외로 돌렸다. 그리고는 있지도 않은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2007년 4월에는 인천 부평 콜트악기 노동자 56명을 정리해고, 7월에는 대전 계룡에 있는 콜텍 악기를 위장폐업하고 67명 전원을 정리해고했다.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은 억울했다. 평생직장이라 여겼고 집보다 더 애착을 가지고 일했기에 그저 억울했을 뿐이다. 먹고 사는 일도 막막해졌다. 20여 년을 일했다. 배운 것이라고는 기타 만드는 게 다였다. 법에 호소했지만 ‘미래에 닥칠 경영상의 위기로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는 여전히 재계 120위의 부자 회사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적폐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 콜트·콜텍 판결에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의문투성이 판결은 노동자의 삶을 하찮게 여기며 거래 도구로 사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나.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자본가는 참으로 영악했다.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싸우는 동안 복직을 봉쇄하기 위한 편법으로 악기제조업을 부동산업으로 업종 변경 했다. 그리고는 공장이 없으니 복직도 불가능하다며 발뺌했다. 올 초에는 콜트라는 국내회사를 이름을 없애고 사장 자리도 자식 명의로 바꿨다. 노동자들이 법적으로 싸우고 있던 회사가 없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12년간 거리에서 노숙하며 싸우고 있던 노동자들은 허탈했다.
영상 속 노동자들은 이제 정년이다. 퇴직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 2018년 마지막 한 달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시기다. 2019년이 지나면 돌아갈 공장이 생겨도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손으로 연주되는 선율은 슬프다. 뿌연 먼지 속에서 기타를 만들던 손은 이제 기타 줄을 만지며 멜로디를 연주하는 연주자가 되었다. 백발의 흰 머리카락 사이로 회한이 넘쳐난다. 이들의 투쟁은 여타의 투쟁에서 볼 수 없는 예술이라는 매개가 있다. 음악이라는 매개는 예술가들을 불러 모았고 예술가들은 한 몸이 되어 함께 싸우고 있다.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
용산참사현장 레아갤러리, 쌍용자동차노동조합 h20000프로젝트,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달력 등 노동현장과 연대를 통한 다수의 전시기획 및 문화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문화연대는 정부정책의 방향성과 정책의 올바른 선택과 집행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지역문화 활성화와 시민자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다른한편으로 노동자문화의 권리를 위한 문화예술인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연대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