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인천인권영화제 7호] 개막작 추천 리뷰

이 영화를 처음 접하며 “아이들을 키운다는건 참 어려운 문제이고 아이들과의 소통이 가장 큰 어려운 문제다” 라는 그렇고 그런 선입감으로부터 감상을 시작했다.

오순도순 공부방 이야기는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가까운 동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영화가 전개 되면서 내가 생각했던 그런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영화가 전개되면 될수록 실감하게 된다.

이 영화에는 아이들의 사계가 있고 권력자와 기성세대에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모습까지 굳이 감독의 절제된 의도와 상관없이 소소하게 나타난다.

이 영화의 최고의 반전은 모든 영상이 끝날 때이다.

난 마지막 자막을 보고 다시 DVD를 중간쯤으로 되돌려 다시봐야 했다. 꼭 그래야만 했다.자막으로 오르는 메시지 때문에 영화를 만든것은 아닐 테지만 결국 영화는 그 몇글자의 메시지에 내가 느끼는 의미가 다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개봉극장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으로 대중은 받아들일까?

한국인의 급한 성격상 자막이 오르면 관객 대부분은 자리를 털며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불행한 관객이 된다.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마지막 자막이 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라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지 모른다.

영상이 마치고 시간을 되돌려 몇 달전 상황과 이 영화의 메시지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몇 개월전 아는 동생의 부탁으로 인천지역 공부방 연합회 임원을 노동조합 지부장에게 소개를 해 준적이 있다. 올해 노사간의 임금협상에서 사회공헌기금을 확보했었는데 그 기금의 일부를 공부방 연합회가 지원 받을수 있도록 지부장에게 협조를 구하는 셈이었다.

당시 난 노동조합이 베푼다는 시혜적 입장에 서서 그다지 고민없이 연합회 임원과 지부장의 만남을 연결해 주었고 내 역할은 그냥 그게 다 였다.

내 주위에서 혹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그만큼 관심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 내손엔 감상용으로 받은 오순도순 공부방 이야기 DVD 한 장이 있다.

주최측에 반납할 게 아니라면 한 장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기금의 일부를 집행한 전직 지부장에게 다른 한 장은 이후에 꼭 집행해야할 현직 지부장에게 주고 싶다.

더불어 살아가고자 몸부림 치는 공부방 선생님들의 진한 땀방울을 보면서 그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분을 상영회때 초대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 두 분이 우리 모두였으면 더욱 좋겠다. 혹시 한 장 더 있다면  보건복지부로 보내주면 좋겠다. 그들은 영화관에 오지 않을터니까.

김창곤 GM대우차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