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인천인권영화제 4호] 개막작: 눈을 크게 떠라 – 좌파가 집권한 남미를 가다



[개막작] 눈을 크게 떠라-좌파가 집권한 남미를 가다

Eyes Wide Open-A Journey through Today’s South America

곤잘로 아리존 | 2009 | 다큐 | 110분 | 프랑스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희생자인 남미에 좌파정권이 수립되었다. 카메라는 브라질, 베네수엘라, 볼리비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만성적 경제위기, 민주주의 파탄, 공동체 붕괴의 위기에 처한 남미가 변화한다. 해고된 광부는 일자리를 다시 찾고, 토지를 잃은 농민은 농지를 분배 받으며, 천연자원은 국유화되어 어린이 교육과 노인의 복지 예산을 위해 사용된다. 남미 지역 내 통합기구를 창설하여 정치, 경제, 에너지, 식량 공조 및 문화교류를 강화하고 자본주의 세계체제 내에서 남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강제된 신자유주의적 착취에 저항하여 새로운 사회 경제적 연대를 구축하려는 라틴 아메리카 정부와 민중의 피와 땀의 기록이 제한된 자본주의적 상상력을 돌파한다.     – 머큐리 (인천인권영화제 소금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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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던 혁명이 세상 밖으로 흘러나와 우리를 유혹한다. 지난 10여 년간 남미 대륙이 혁명으로 요동치고 있다.

20세기 초반 동유럽과 아시아에서 볼 수 있었던 좌파 도미노 현상이 다시 남미에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구소련 레닌이 아니라, 칠레의 민중연합 아옌데의 후손이다. 과거 동유럽의 실패를 딛고, 아옌데의 실패에서 배운 남미의 민중은 이제 새로운 21세기 사회주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번 인천인권영화제의 개막작 <눈을 크게 떠라-좌파가 집권한 남미를 가다>는 좌파 도미노 10년의 오늘을 남미인의 눈으로 차분하게 잘 보여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라면, 그 시선이 ‘오늘’에 머물고 만다는 것이다. 오늘 남미의 혁명은 기나긴 학살과 실패, 논쟁과 투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가 빤초 비야와 사파따, 남미에 민주적 사회주의를 소개한 마리아 떼기, 그리고 볼리바르의 남미 통일론, 로빈슨과 프리에리의 민중 교육론, 체 게바라의 무장 봉기론, 아옌데의 선거 혁명과 실패, 니카라구아의 산디노, 멕시코 원주민 운동을 집결시켰던 사파띠스따, 그리고 수십 년간 아래로 아래로 달려간 수많은 활동가들, 지역마다 부락마다 건설되어 온 민중 공동체와 그들의 목소리 공동체 미디어까지… 그 역사를 빼버리면 현재의 남미 혁명은 우리와 무관한 남의 이야기에 머물고 만다. 우리는 남미 혁명에서 현재의 결과물이 아니라, 과거 그들의 투쟁에서 오늘도 계속되는 우리 투쟁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오늘 남미 민중의 혁명은 우리 투쟁의 미래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 최세진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저자로서 미디어 활동가이다.
교육과 사회단체 지원활동, 번역, 글쓰기를 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주안미디어센터 등에서 ‘사회의 눈으로 영화 읽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