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28회_인천인권영화제_상영작_퀴어마이프렌즈_이미지

서아현 | 2022 | 다큐멘터리 | 82분 | 한국어 영어 한국어자막 자막해설 |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강원을 기록하는 아현의 카메라에는 자신의 삶을 찾는 여정도 담긴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다른 두 친구가 서로의 세상을 넓혀나가며 이해와 공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선다.



| 연대상영 – 평등의 이름으로! 삭제를 거부한다 |

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감독 : 서아현
제작연도 : 2022
장르 : 다큐멘터리
언어 : 한국어, 영어, 한국어자막, 자막해설
상영시간 : 82분

상영일시 : 2023.11.17(금) 오후 7:30
상영장소 :
영화공간주안 4관

11월 17일(금) 오후 7시 30분 <퀴어 마이 프렌즈> 상영 후
서아현 감독,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지니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와 함께
대화의 시간을 진행합니다.



작품해설

삶은 순탄치 않다. 실패를 거듭하고 슬픔에 빠진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나로서 존재하며 살아가는 삶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간다. 아현은 우정과 응원을 담아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강원을 기록한다. 또한 아현의 카메라에는 자신의 삶을 찾는 여정도 담긴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다른 두 친구가 서로의 세상을 넓혀나가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아가는 두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관계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실패가 두 사람의 실패가 아닌 우리의 실패, 이 사회의 실패였음을 깨닫게 된다.

<퀴어 마이 프렌즈>의 두 주인공이 서로의 세상을 넓혀나가듯 영화는 모든 존재는 자신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구는 삶과 그 믿음을 가능케 하는 곁의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그리고 그 곁들과 함께라면 평등과 존엄의 세계가 확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지니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



인권해설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다”

영화 중간, 기자회견을 하는 이들이 든 피켓 문구는 이러하다. 이 말마따나 성소수자는 우리의 일상에 있다. 함께 공부하고, 일을 하고, 웃고 놀기도 한다. 군대도 가고, 춤도 추며, 때로는 거리에서 집회를 하기도 한다. 문화를 만들고 함께 향유하기도 한다.

그런 성소수자들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커밍아웃’이라는 의식적인 행위를 거치기 전에는 수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나 수십 년을 지내온 가족조차 내 곁의 성소수자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사회일수록 혐오와 편견이 일상화된다. 일상화된 혐오는 다시 성소수자를 드러내지 못하게 만든다.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와 같은 제도화된 혐오는 누군가의 설 자리조차 앗아간다.

그리고 이런 혐오의 칼날은 영화의 인물만이 아닌, 영화 그 자체를 향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초 구립반포도서관, 양재도서관, 송파도서관에서 이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갑작스러운 상영 취소의 배경에는 ‘특정 단체의 민원’이 있었음이 알려졌다. 1,281명과 60여 개 단체로부터 연대서명으로 상영 재개 요청이 이루어졌으나, 아직 서초구와 송파구는 묵묵부답이다.

공공도서관에서의 성소수자 지우기는 비단 영화 상영에서만이 아니다. 최근 충남 지역의 도서관들에 특정 도서를 폐기하라는 민원이 쇄도하였다. 해당 도서가 성평등, 성교육을 주제로 하고 성소수자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의 민원은 충북, 경기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쇄도하는 민원에 못 이겨 일부 도서관에서는 자체적으로 해당 도서를 서가에서 제외하거나 열람 제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혐오에 기반한 민원’에 대한 지자체의 대응이다. 김태흠 도지사는 자신이 앞장서서 열람제한 조치를 했다고 밝히고 인권위 진정이 제기되자 권고가 나와도 따를 생각이 없다고 하였다. 송파구는 영화 상영 취소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영화가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하였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그것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공공도서관의 상영 기준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퀴어문화축제의 무대에 서는,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강원과 아현의 삶은 지속되고 둘의 우정은 이어진다.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럼에도 마주 보고 웃으며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연대하는 일일 것이다. 혐오와 차별은 그러한 연대의 장을 부수며 다른 세계를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퀴어 마이 프렌즈는 커밍아웃 이후의 삶을 용감하게 나눠준 주인공을 포함해 두려움에 지지 않고 자기 자신이길 선택해 온 많은 분들의 용기에 빚진 영화였습니다.” 제작진은 규탄 성명에 대한 연대를 요청하며 이와 같이 이야기했다. 그 용기가 다시 한번 공공의 장에서 펼쳐지기를 바란다.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활동가
성소수자의 존재를 이야기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며, 이런저런 관심 있는 활동에 기웃거리는 인권 활동가입니다.




감독
서아현 Seo Ah-hyeon

공연영상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는 패기로 카메라를 들었다. 개인의 삶 속에서 사회적 맥락을 찾아내는 작업을 해나가고자 한다. 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는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작업이다.